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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May 28. 2023

항공기 비상구 좌석의 숨은 매력. BUT!!!

항공사 직원은 죄가없다.

"아가씨! 나 비행기 멀미 심해서 창가에 꼭 앉아야 혀! 창문 열고 바람 쐬고 가야 허니껭.."


이 대화는 유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실제로 비행기 창문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과거에는 꽤 있었다. 설마, 아직도 그런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ㅎㅎ


그런데, 실제 예외적으로 조종석 유리창은 열 수가 있다.

지상에 착륙해 있는 동안, 유리창을 꼼꼼히 청소하시는 조종사를 볼 수 있기도 하고, 눈이 마주치면 손을 창밖으로 내밀어 흔들며 인사도 하신다.

가끔씩 새가 똥을 쏘고 가기도 하고, 유리창에 부딪혀 피를 묻히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 당연히 청소를 해줘야 한다.  

과거, 항공기 흡연이 가능하던 시절에는, 창문 열고 담배 피우는 조종사도 있었다.



그러나, 엄밀히 조종석 창문의 원초적인 목적은 비상상황시, 조종사의 탈출을 위함이다.

조종석(cockpit) 주변에는 항공기 도어가 없고,  혹은 비상상황에 칵핏 문이 안 열리는 경우 등을 대비해 조종사들은 창문을 열거나 깬 후, 줄 (rope)을 타고 내려와 탈출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그들은 수시로 줄 타고 내려오는 훈련도 한다.

 


며칠 전, 아시아나 비상구에 앉았던, 승객이 강제로 항공기 도어를 여는 바람에, 많은 승객들이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는 기사를 보았다. 비행상황 중에 항공기 도어가 열릴 거라는 상상을 그 누가 할 수 있을까?


한때 항공사 종사자였던지라, 궁금증이 더 발동하여  세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참고로 '깨알팁'



원래 항공기가 높은 상공에 진입하면, 비행기 바깥 기압이 급격히 낮아지고, 자연스레 기내 산소농도/습도등도 낮아진다.

그래서 기내에서는 여압장치(기압 조절장치)를 인위적으로 작동시켜 기압을 조절함으로써 승객들이 최대한 쾌적함을 느끼게 한다.


에어컨도 강하게 틀어 '비행기 멀미'(airsickness)를  방지한다.  강한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승객들에게 기내담요를 제공해야 하지만, 기내 온도가 상승하면 자연히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므로 아니할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아기들이나, 몸이 약한 아이/환자들은 기압차로 인해 귀의 통증/두통 등을 느끼며 끊임없이 울고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렇게 비행기 안과밖의 기압차가 엄청나게 다른 상황에서는 항공기 도어는 결코 열릴 수가 없다.

(하늘에 떠있는 동안에, 도어가 열릴 걱정은 절대 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




해당 사건은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지상 250m 지점이었다 하니, (거의 착륙 1-2분 전)

항공기 안과밖의 기압차가 거의 없던 상황이 되었고, 자연히 항공기 도어가 기압차라는 걸림돌 없이 열려 버린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비상구 주변에는 승무원이 주로 앉아있는데, 이 비행기는 작은 기종이라, 승무원 자리가 없었다는 점도 사고를 미리 못 막았던 거 같다.


보잉기종처럼 큰 대형 비행기는 안전잠금장치를 해제해야만 도어가 열리는데 반해, 에어버스 계열 작은 병아리 비행기들은 손잡이만 들어 올리면 열리는 시스템인 거는 나도 처음 알았다.

다소 허술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와중에 다행이라면, 착륙 전이라 모든 승객이 완벽하게 좌석벨트를 매고 있어 더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항공기 비상구 좌석은  다른 좌석에 비해, 다리를 펼 공간도 있고, 앞이 트여 있으니, 아는 사람들은 호시탐탐 노리는 자리이다. (가끔 예쁜 승무원과 마주보는 기쁨을 누리고저 집요하게 원하는 남자승객도 분명 있었닿ㅎㅎㅎ)

  

하지만, 비상시에는 승무원을 도와 승객 탈출을 도와야 하는 자리이므로, 아무나 앉히면 안 된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는 영어 소통도 어느 정도 가능해야 하고, 신체건강해야 하고, 아이들이나, '허약한 환자, 장애인등은 절대로 앉으면 안 되는 게 규정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비상구 주변 자리를 미리 막아놓고, 오로지 수속하는 현장에서 승객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 후,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몇몇 항공사를 필두로, 이런 유의 선호자리를 웃돈을 요구하여 미리 판매한다는 얘기도 들은 바 있어, 규정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느낌에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몇몇 저가 항공사는 이런 이유로 벌금등을 부과받기도 했다.


해당 승객은 공황장애로 '폐소공포증'을 느껴 답답하다며, 바로 옆에 있던 비상구 도어 손잡이를 일부러 들어 올린 것이라 했다. 소형 비행기인데다, 도어 바로 옆좌석은 이무래도 도어가 뭉툭하게 앞으로 돌출된 까닭에, 정상적 컨디션이 아닌 사람들에겐 더더 답답함을 유발한 원인이 되지 않았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버젓이 빨간 글씨로 'OPEN'이라며 유혹하고 있으니, 순간적으로 '멘털이상자'는 미친 짓을 하고 만 듯하다.


무지한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무조건  용서될 수 없는 일이다.


항공기 수속 시, 직원이 그 짧은 순간에 온전히 승객을 다 파악할 수는 없다. 얼굴 보고 몇 마디 대화로

이런 사고를 유발할 사람인지 어찌 안단 말이오? 승객들에게 '건강진단서'들고 오라 할수도 없고..


항공사 직원은 죄가 없다.


그러므로 이런 끔찍한 사고방지를 위해, 차후로는, 도어 바로 옆좌석은 무조건 비워놓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항공기 사고는, 거의 생기지 않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인 반면, 여차하면 대형사고 승객 100% 전멸이라는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만큼, 항공사의 철저한 안전관리는 물론, 승객들의 성숙한 안전의식도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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