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밍줌마 Aug 07. 2022

두할머니가 품앗이로 키운내딸

구구절절 육아스토리(1)

직장맘이었던 나는 동네정보 육아정보 등을 지역 맘카페에서 많이 얻었다.


늘 바쁨으로 동동거리며 사느라 동네 아줌마 친구 사귀기도 어려웠던 시절, 맘카페는 정말 유용했다.


세월이 흘러 내아이들은 직장인과 대학생이 되었고, 맘카페 들어가는 횟수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오늘 동네정보등을 위해 오랜만에 들어가보니, 직장맘 엄마들의 고군분투 육아얘기로 말들이 무성하다. (특히 시어머니 또는 친정어머니등과의 육아방식으로 인한 치열한 다툼등)


불현듯 떠으르는 사건이 있었다.


난 두딸의 엄마다.


큰딸을 친정인 제주와 시댁인 인천에서 번갈아가며 돌봐주셨다.


결혼이후에는 공항 지상직근무라

출퇴근 형식이었지만, 새벽근무와 밤근무를 해야하는 공항근무 특성상, (남편도 직장이 집에서 너무멀었음) 도저히 내가 볼수가 없었다.

친정에서는 첫손주라 그런지, 힘들고 바쁘지만, 농번기까지는 (귤 수확철) 어떻게든 잘 키워주시겠다 하셨다.


친정에서 출산후, 약 9개월 정도 키우신후, 시어머니께 ‘pass’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시어머니는 나이도 많고 몸이 건강하시지 않았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이런식으로 5세까지 제주/서울 양쪽집을 오가며 키우다가 둘째딸이 태어난후 입주 도우미를 구한후 우리 4명은 비로서 완전체로 살아갈수 있었다.


둘째딸의 성장과정을 같이 살며 지켜보니, 큰딸 자라는 모습 , 재롱부리는 모습 이 모든걸 제대로 보지도 못한채 키워진게 웬지 자꾸 맘이 아팠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두 할머니가 사랑으로 키웠으니 별문제 아니다. 하면서도 어린아기가 수시로 바뀌는 환경과, 서로 다른 육아방식에 노출되서 정신이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어린이집도 제주에서반, 인천에서 반 이런식이었으니 아기가 얼마나 불안했을까? 하지만 별다른 해결방법이 없어 꾸역구역 견딜수밖에 없었다.


어느  쉬는날, 아이를 데리러 인천시댁에 가보니, 아이가 내복을 겉에 , 겉옷을 속에 입은채로 어린이집에서 하원하고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고.얼굴은 '꼬질꼬질'...


이유를 물으니, 새내복이 이뻐서 극구 겉에 입겠다고 하고, 머리는 묶기 싫으니 그냥 가겠다고 우겨서, 원하는데로 등원시켰다고 하셨다.

(굳이  아기한테 스트레스  줄필요 없다며. )


 그런데, 갑자기 혼돈스러웠다. 시어머니 말씀이 맞는듯 하면서도, 꽤줴줴한 아이의 모습이 다 내탓인거 같고 그냥 슬펐다.


워낙 깔끔쟁이 친정엄마는 아기를 어르고 달래서라도 이뿌게 보내는 타입, 시어머니는 절대로 스트레스 안주는 스타일, 뭐 이런게 ‘육아방식의 차이’인거다.


 그이후, 어린이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 시어머니가 연로하시고 편찮으셔서, 아기를 잘 단장못하고  허름한 모습으로 오더라도 우리딸 많이 신경써달라고 부탁드렸다.


물론 교육자의 입장으로 외형모습에 띠른 차별을 하시지 않을거를 알지만,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이뿌장하고 깔끔한 아이에게 더 관심을 주지않을까하는 노파심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던거 같다.


어찌보면,아이 입장에서는 자기하고픈데로 하는게 행복했을지도 모를일 , BUT 나의 입장에서는 직장인 엄마라 제대로 관리도 못해주는거 같은 죄책감...


아이를 열심히 키워줬음에도 며느리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으며 불편해했을 지금은 돌아가신 시어머니..(미안해요)


우리딸들도 나중에 결혼하고 애낳으면 내가 봐줘야 하나? 육아방식 문제로 다툼이 생기면 어떡하나?  “애 봐준공’ 은 없다!” “잘해야 본전이다! “ 라고 친구들은 “절대 봐주지 말라던데.”.



어느새 내가 이런고민할 나이가 된건가?

괜히 많은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작가의 이전글 스튜어디스 괜히 했나 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