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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Sep 27. 2022

제주 산후조리원에만 나온다는 '메밀 조배기'

제주의 먹거리 이야기

제주 특산품을 떠올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귤' '한라봉' 그리고 요즘엔 '천혜향' '레드향'정도 떠올리는게 전부다.


그만큼, 제주가 국내 '메밀' 최대 생산지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다.

이효석 '메밀꽃 필무렵'의 배경인 '봉평'이 아니라 '제주'라고 한다. (이 사실을 저도 최근에야 알았다는 ㅎ)


위 사진의 하얀'꽃' 이 메밀꽃이다.


구전에 따르면 메밀은 고려말 원나라의 지배를 받을때(600-700년전)  당시 제주(탐라국)에 들어왔다고 한다.  제주는 논이 없으니 '쌀'이 귀했고 척박한 제주땅에서도 메밀은 잘 자라주어 제주인의 식량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메밀가피 모양이 원뿔처럼 뾰족하고  도정이 잘안되,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때 제주인들은 소화가 잘되는 '무'를 같이 넣어 요리함으로써 '메밀음식'를 지혜롭게 섭취하였다고 한다.


그예로 제주 '빙떡'이 있다.  메밀전을 얇게 부친뒤, 그안에 양념한 무채를 듬뿍 넣고, 돌돌말아 만두처럼 먹는음식이다.

      

(제주 빙떡)



내가 친정에서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를 할때, 친정엄마는 늘 '메밀 조배기'를 만들어 주셨다. '조배기'라 함은 '수제비'의 제주 사투리다.


 '메밀'이 산모의 나쁜피를 걸러주고 피를 빨리 멈추게 하여, 산모가 빨리 회복한다는 이유였다.


엄마는 옛날,제주의  어머니 할머니 들이 모두 이 음식을 먹고  출산한지 하루만에도 일하러 나갈수 있었다고  강하게 믿고 계셨다.


요즘 제주 산후조리원에서도 출산후, 첫 1주일은 꼭 이 음식이 나온다고 한다.


요즘은, 미역이나 들깨가루등을 가미하여, 맛갈스럽게 나오지만, 전통적인 '메밀조배기'는 전혀 맛있다고는 할수없는 '제주여인'의 아픔이 서려잇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늘 들었다.

(요즘식 '메밀 조배기')



과거 제주 여인은 애를 낳고도 쉴새없이 늘 바빴다고 한다. 그래서 음식을 공들여 만들 여력도 없었다.

전통적인 메밀조배기를 만드는 방법에서도 그걸 알수 있다.

1.물을 끓인다.   

2.메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한다.

3.냄비에 다시 물을 끓이고 (이때 '무'가 있다면 넣고, 없으면 그냥 맹물사용) 익반죽을 수저로 '숭덩숭덩'

떠서  넣는다. 일반 수제비처럼  반죽을 손으로 얇게 펴고등등 그런거 따윈 없다!. 왜?    그녀들은 너무 바빳으니까...  

4. 마지막 소금으로 간하면 끝!!

(옛날식 메밀조배기)



 외관상으로도 참 맛없어 보이는 음식이다. 산후조리 할때는 몸에 좋다길래 '꾸역꾸역' 먹었지만, 아직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다.


더더더 옛날, 할머니 세대에서는 '수제비'는 커녕, 메밀가루를 물에 타서 그냥 마신게 '산후조리음식'이었다고 우리 엄마는 또 강조하셨다.   


왜 옛날 얘기는 모든게 다 가슴아픈 스토리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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