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나김 May 10. 2023

'시간'이란 내 것이 아니기에

20230510 레위기 7:11-27

사람이 여호와께 화제로 드리는 제물의 기름을 먹으면 그 먹는 자는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레위기 7:25) 


    무너진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다. 힘들면 가장 먼저 하나님을 찾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먼저 하나님을 원망하는 어린아이 같은 나의 신앙도 참 성장이 더딘 듯하다.

이러한 것을 생각하다 보면 고난 가운데 진심으로 감사를 올려드리는 목회자분들의 신앙의 크기가 나의 그것과는 참 대조적이다. 

컨디션이 떨어지니 온갖 짜증이 올라오고 머릿속은 세상 불편한 것들로만 가득 채워지는 듯하다. 

감사는 감사를 낳고 불평은 더 큰 불평을 낳는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하나님은 정말 나를 사랑하실까? 하나님은 정말 나와의 약속을 지키실까? 하나님은 정말 내 기도를 들으실까? 은혜로 충만해서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날도 많지만, 이렇게 내 영혼의 감정이 오늘과 같이 메마른 날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주를 사랑한다는 것은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어제 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고 싶다. 삼위일체 되시는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님과의 깊은 교제를 더 해가며 오늘 조금 서운하고 짜증 나도 내일은 주님을 더 사랑하겠다고 어린아이처럼 고백해 본다. 

완전한 주님과의 사랑은 하이네가 이야기 한 그것과 같이 “사랑을 고백한다는 것은 내리막의 시작일 뿐”이라는 인간과의 사랑과는 차원이 다르기에 그렇다. 감히 이렇게 짜증스럽게 소갈머리 없게 주님을 독대해도 한결같이 늘 그 자리를 지켜주시는 내 주님과의 교제는 그것만으로도 마음을 평온케 한다.   


몇 주째 이어지는 회복되지 않는 체력에, 참으로 더디게 느껴지는 기도응답에, 답답한 일상에 짜증이 솟구쳐도 그래도 기도할 수 있는 마음 주심에 새삼 감사하다. 

더 이상은 어리지 않은 이 나이에도 짜증 날 때, 서운할 때 마음껏 그렇다고 얘기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마음만 괜히 바쁜 일상 가운데 잊지 않고 잠깐이라도 주께 기도드리며 작은 시간의 일부를 '화제'로 올려드릴 수 있는 그 특권이 참으로 감사하다. 


내게 주신 시간이란 선물 중 주님의 것을 구분하여 매일 올려 드림을 거르지 않기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아무리 지치고 여유가 없어도 따로 떼어 구분 한 ‘내게 주어진 시간’ 이란 그 기름진 제물 중 주의 것을 반드시 구별하여 드리는 삶을 끝날까지 살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