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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김 May 09. 2023

불살라져야 하는 삶에서 불타오르는 삶으로

20230509 레위기 6:24-7:10

20230509 레위기 6:24-7:10


속건제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이는 지극히 거룩하니 번제물을 잡는 곳에서 속건제의 번제물을 잡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피를 제방 사단에 뿌릴 것이며 그 기름을 모두 드리되 곧 그 기름진 꼬리와 내장에 덮인 기름과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 곧 허리 쪽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꺼풀을 콩팥과 함께 떼어내고 제사장은 그것을 다 제단 위에서 불살라 여호와께 화제로 드릴 것이니 이는 속건제니라. (7:1-5) 


하나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보다 기쁘고 복된 일은 없다. 하지만, 말씀을 묵상하며 특히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죄의 심각성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또한 괴로운 것이 없다. 죄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믿음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 한마디 “당신은 죄인입니다, 주께서 당신을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셨습니다”가 어느 순간 오직 은혜로 다가올 때, 이때가 가장 은혜롭지만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얼마나 심각한 죄인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한동안은 스스로 만들어낸 편향적인 기독교적 교리 하에 ‘형편없는 나’란 그릇된 사고에 사로잡혀 무척 힘들어했던 적도 있다. ‘형편없는 나’의 문제는 하나님 앞에 ‘자격 없는 나’로 이어졌고 나의 영혼을 황폐하게 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러한 내면의 갈등 안에서도 울며 불며 하나님 곁을 벗어나지 않으려 발버둥 치다 보니 ‘형편없는 나 뒤’에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가 있음을 조금씩 체감할 수 있었다. 그저 말 뿐인 십자가의 은혜가 아니라 진정 그 크신 사랑의 십자가의 은혜라는 것이 알아진 때가 있었다. 


존귀하신 예수께서 나 대신 속죄제의 그리고 속건제의 제물이 되어주시지 않으셨더라면 살아도 죽은 자와 같이 살았을 나이기 때문이다. 오염된 피와 썩은 고깃덩이에 불과한 육체를 무겁게 지고 사망의 길을 걸어가며 사라져 가는 시간 속에 여전히 먹고 마시며 이 땅에 무엇 하나라도 더 남겨보겠다며 고된 노동을 쳇바퀴처럼 반복하는 일상을 살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그리스도의 희생과 십자가 보혈이 눈물 나도록 감사하다. 생명인 피가 제단 위에 뿌려지고 생명이 없는 고깃덩이에 불과한 육신이 불살라져야 할 비참한 운명을 사명을 위해 다시 불타오르는 심지로 세워주셨기 때문이다. 비참한 운명을 지고 가야 할 처지에서 심지에 불이 끊임없이 제단 위에 피워 꺼지지 않는(레 6:13) 삶을 살아가는 운명으로 바뀐 것보다 더 큰 은혜가 없음을 다시금 절실히 상기시키는 오늘 본문이다. 

이전의 나는 죽고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오직 예수그리스도만이 내 안에 거하는 구별된 성도의 삶을 살아가는 오늘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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