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예술은 언제나 결핍에서 태어난다.
" 이 글은 <<위대한 열등감>> 을 주제로 진행 중인 작가의 인문 교양 시리즈 일부입니다."
<<위대한 열등감>> 지나김 예술감독
가장 화려한 한 남자의 삶의 끝에 울려 퍼진 고요한 위안
-in His grace
그가 등장한 살롱은 순식간에 꽉 들어찼고, 도시마다 리스트의 이름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어떤 팬은 그의 머리카락을 수집했고, 누군가는 그의 악보를 평생의 보물처럼 간직했습니다. 그 시절, 리스트의 연주는 클래식 음악 콘서트를 넘어 파격적인 퍼포먼스였으니까요.
피아노 앞에 앉은 그는 단순한 연주자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라 불리던 파가니니의 곡을 피아노로 옮기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화려함을 선보이곤 했습니다. 피아노 건반 위 리스트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현란한 테크닉을 넘어 귀부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지요.
《라 캄파넬라》—작은 종소리를 뜻하는 이 곡에서 오른손 고음부의 벨소리가 빛처럼 반짝이며 튀어 오릅니다. 그 위로 폭포처럼 쏟아지는 멜로니는 마치 이 세상 화려함의 끝을 선보이는 듯했고, 청중은 마치 한밤중, 마법의 종소리에 홀린 듯한 얼굴로 무대를 바라봤습니다.
그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대문호 <하이네>는 이 현상을 “리스토마니아”라 불렀습니다.
“악마처럼 전기적인 힘이 군중에게 퍼져나가고, 황홀함은 전염되듯 번졌습니다.
음악에 깃든 자력 같은 것—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영적인 병을 깨우는 듯한 힘이었습니다.
그날 리스트의 연주회만큼, 그런 현상이 아프게 다가온 적은 없었습니다.”
— 1844년 4월 25일, 파리, 하인리히 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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