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첫차, 다시 공부하는 40대 아빠
전기 기능사 교재를 샀다.
처음 펼치자마자 느낀 건,
“와, 이거 진짜 어렵네. 전병칠 선생님, 존경합니다…”
수식이 산처럼 쏟아진다.
고등학교 때 수학은 일찌감치 포기했던 내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래도 간절하니까, 버텨본다.
처음엔 알쏭달쏭하던 내용이
자꾸 읽으니 머리에 조금씩 들어온다.
이번 추석 연휴는 기니까,
특훈 모드 돌입!
모처럼 모교 대학교 도서관을 가기 위해 새벽 첫차를 타기로 했다.
새벽 공기를 가르고 도서관으로 향하다가
문득 스무 살, 취업 준비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땐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어머니가 새벽마다 청소하러 나갔고,
나도 그 소리에 깨서 무려 6시에 도서관 출근을 했더랬다.
이제는 두 아이 아빠가 되어
새로운 도전을 품고
다시 도서관으로 가는 길,
기분이 정말 묘했다.
추석이라 온 동네 식당엔 문이 닫혀 있고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 한 그릇,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먹으니
좀 처량한 듯 싶기도 하다가도
“그래도 이게 내 삶이지!” 싶어
혼자 피식 웃음도 나오더라.
사실, 전기 기능사 자격증을 딴다고
갑자기 좋은 직장이 뚝 떨어지진 않을 거다.
실은, 현실은 냉정하다.
어쩌면 더 열악한 곳, 더 복잡한 세상에 다시 뛰어들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가라앉는 배에서 죽는 걸 기다리느니,
차라리 바다에 한번 뛰어드는 편이 낫잖아!”
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준비한다.
이제 다음주면
‘휴직 기념 베트남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그때까지는
전병칠 선생님과의 멱살잡기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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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베트남 여행에서 찾은 ‘진짜 쉼’ 그리고 다시 만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