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차이
사랑한다면서, 왜 더 빨리 와주지 못했을까.
“조금씩 내려놓는 중이야.”
나를 덜 사랑해서 멈춘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자신의 속도대로 걸어가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 속에서
작은 확신이라도 얻고 싶어, 나는 끊임없이 물었다.
“언제쯤 안정적인 직장을 찾을 거야?”
“나랑 결혼은 하고 싶어?”
서로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시작한 사랑은 아니었다.
그저 그 사람이어서 가능했던 연애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그를 사랑했던 이유조차 잃어버린 채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이 되어주길 바랐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면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처음 손을 잡던 날,
그가 괜찮냐고 물었봤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자
내 감정은 빠르게 소모되었다.
반복되는 기다림 속에서
나는 그가 돌아오는 모든 시간을
함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그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문득 나의 존재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는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식이 달랐고,
서로 느끼는 문제의 크기 또한 달랐다.
또, 어느 한 사람만의 이해와 배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점이 답답했다.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성과 감정을 오가며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나의 전부였던 내 세상을 놓아주는 일은
언제쯤 쉬워지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