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아직은 먼 이야기였는데

그때의 나 지금의 나

by 고라니

그는 내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나는 삼십대 중반까지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둘이서만 재밌게 살아가고 싶었다.


‘나는 당장 결혼생각 없어.

각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거지.

네가 뭘 하든 아이돈케어~’


꿈같던 첫 1년이 지나고 생일이 두 번쯤 지나갈 무렵,

우린 서로에게 확신이 있었다.

온도가 같은 사람.

불타는 사랑보단 잔잔한 호수 같은 사랑.


나는 이 잔잔함이 오래도록 깨지질 않길 바랐다.

더 많은 시간을, 더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고 싶었다.


하루의 90%를 함께했던 연애초기를 지나,

우리는 점차 서로의 삶에 비중을 안정적으로 줄여나갔다.


그렇게 각자 감당해야 할 몫이 생겼다.
그는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었고,
나는 그 곁에서 기다리고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차이는 결국, 내 사랑을 ‘조급함’으로 바꿔 놓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