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원(The Royal Tailor)

왕실의 의복을 만드는 곳

by VICKI WORKS

<상의원> 이원석 감독/ 2014년개봉/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은 왕실의 의복을 만드는 공간이다. 영화<상의원>은 30년동안 왕의 의복을 만들어 온 어침장 조돌석과 궐 밖에서 옷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의 이야기이다. 이공진은 왕비의 실수로 타버린 왕의 면복을 수선하기 위해 궐에 들어온다. 어침장인 조돌석도 안 된다는 왕의 융포를 기생 옷이나 만들던 이공진이 수선을 하겠다고 하니 어의가 없으면서 혹여 복구가 되면 어쩌나 걱정이다.


옷 짓는 장인인 조돌석과 이공진은 아름다운 옷을 만들기 위해 서로 대립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옷을 짓는 태도만큼은 서로를 인정한다. 하지만 의복으로 자신의 권력을 상징화하고 권력에 편승하기 위해 옷을 이용하는 무리에 의해 이 두 사람은 장인이 되기보다는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간다.


명절이나 관혼상제 등의 특별한 날에만 입는 우리의 전통 한복을 소재로, 퓨전사극형식으로 풀어낸 <상의원>은 이야기보다는 아름다운 한복에 빠져들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한복은 이공진의 주장하는 것처럼 세대가 원하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멋과 편함을 담아내기도 하고, 조돌석의 주장하는 것처럼 기본과 전통을 잇는 옷이 되기도 한다. 이 두 사람의 주장은 하나가 되어 한복의 아름다움의 끝을 볼 수 있다.


명절 되면 한복을 꺼내 입어보고 싶은 이유는 한복의 멋스러움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천재 장인들의 이야기이지만 가장 공감이 가는 대사는

“너는 내게 처음으로 내 것을 만들어 준 자였느니라”라는 왕의 대사이다. 살아가면서 오롯이 내 것인 건 뭐가 있을까 생각하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옷 한 벌 정도는 “내 것”될 수 있으니 위안이 된다.


<에필로그>

에필로그에 사춘기 딸과 연로하신 부모님의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백수를 누릴거라는 점사로 아버지의 케어를 먼 훗날에 미루었고, 아버지가 없을 날들을 정리하고자 할때 타박으로 제지하였다. 그 이유인지 아버지는 며칠 후 병원에 검진차 가더니 협압이 240이 되면서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하시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지 그렇게 퇴원했다. 40키로도안나가시는 몸으로 물 한숟갈 겨우 넘기시면서 선몽으로 2주정도를 버티시고 가셨다. 치매이신 엄마는 장례식장에서 상주로서 역할을 하려고 애썼고 60년 간 함께 한 남편의 죽음에도 덤덤했다.


혹여 엄마에게 아버지의 죽음이 충격이 될까 싶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장례가 끝나고 집에서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아버지 돌아가시니 어때? ~ 이루 말할 수 없지...

아버지 돌아가실 줄 알았어? ~ 알았지....

어떻게?~ 많이 아파잖아!


치매가 온 엄마가 바보인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내가 바보였다. 해골처럼 말라가는 아버지를 보고도 난 계속 아버지가 오래 사실 줄 알았다. 가시기 전 아버지 케어를 못한것에 대해 아버지가 오래 사시기를 바래서 그랬다고 애써 변명 해본다.


아버지의 주검과 함께 장례식장에 향한다. 장수를 기원하며 엄마가 60대부터 준비한 수의를 가져간다. 안방의자개 농 위에 놓여있던 수의 상자. 처음으로 펼쳐 본 수의는 좀 도 안 쓸고 삭지 않은 채 완벽하게 보관되어 있어 입힐 수 있다고 장의사가 얘기해준다.


염을 하고 수의를 입힌다. 세상 화려고 멋진 수의에 자식들은 감탄한다.

속세의 모든 것을 비워내듯 앙상했던 아버지가 수의 한 벌로 자식들에게는 왕의 자태로 돌아온다.

남편에 대한 사랑과 존경 그리고 장수를 기원하며 준비했던 엄마의 사랑의 느껴지는 아름다운 수의 한 벌 이었다.(2020.8.6. 아버지를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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