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 시즌2
원한 VS체면, 후반전을 이겨야 승리한다.
by VICKI WORKS Apr 1. 2023
3월 10일
넷플릭스의 K-콘텐츠의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더글로리> 시즌2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된 날.
금요일에 열린 서비스에 <더글로리>의 애독자는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듯 주말을 <더글로리> 시즌2와 함께 한다. 시즌1은 <더글로리>의 딱 중간이다. 당연히 8부와 8부이니까!
스토리텔링의 기초는 이야기의 시작-중간-끝이다.
시작의 핵심은 세팅이다. 인물의 캐릭터, 사건, 장르, 톤 앤 매너를 보여준다.
그리고 관객 또는 시청자는 스토리를 어떻게 볼 것인지 마음을 준비하고 시작한다.
알다시피 <더글로리>는 복수의 스릴러, 우리는 주인공 문동은에게 남겨진 흉터를 만든 이들의 단죄를 기다리며 후반전을 관람한다.
시즌1에서는 후반전을 달리기에 세팅이 시작된다.
문동은, 윤소희, 김경란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피해자들
과거를 잊어버린 박연진, 이사라, 전재준, 손명오, 최혜정
문동은의 아픔을 치료해 줄 주여정, 강현남
그리고 갈피를 못 잡는 하도영
세팅 단계에서 모든 캐릭터는 문동은의 복수를 위한 준비에 행동한다.
시즌1에서는 문동은 학폭의 피해자로
성인 되어서는 복수를 위해서 학폭의 가해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피해자였던 고교생 문동은은 모든 이들에게 버림받았다.
하지만 복수를 시작하면서 주인공 문동은에게 조력자가 등장한다.
반대로 가해자였던 친구들은 성인 되면서 균열이 시작되고 문동은의 등장으로 서서히 파괴로 가기 시작한다.
시즌2에서는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된다.
예견된 복수의 성공이지만 관객은 어떻게 복수가 전개될까 궁금해진다.
시즌1에서 갈피를 못 잡는 하도영은 시즌2 초반에서도 갈피를 못 잡는다.
'나는 연진이를 안 떠납니다~' 우리는 하도영이 선한 편에 서기를 기대하며 그의 대사에 절망한다.
하지만
연진의 또 다른 진실을 알게 되면서 결국 하도영도 자신의 복수를 하게 되면서 문동은의 복수에 일조하게 된다.
<더글로리>의 스토리텔링 전개를 보면서 '인간적인'것에 대해 보게 된다.
학폭의 피해자는 동은이처럼 몸에 난 상처가 있어 더욱 처절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흉터의 뿌리인 가슴속 깊은 상처에서 시작된 깊은 원한 때문일 것이다.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선 행동해야 한다. 복수의 선택!
그러나 가해자의 인물들은 어떤가?
그들의 두려워하는 것은 문동은의 존재, 추악했던 과거가 아니다.
그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체면'을 구겨지는 것과 '감히' 나한테 문제이다.
돈을 잃더라도 자신들의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에게는 누군가 위에 군림할 수 없을까 봐를 두려워한다.
하도영이 예솔을 필사적으로 '아빠'로 남고자 하는 것은 부성애도 있겠지만 자신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내적인 것과 외형의 싸움
결국 필사적인 싸움에서는 내면의 원한이 승리의 동력이 더 클 것이다.
그래서 문동은은 승리한다.
16부작 마지막 회도 놓칠 수 없는 너무나 해피한 엔딩이었다.
보통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전회 끝에 마지막 회 초반에 다 완결해 버리면서 마지막 회를 시시하게 마무리햐다.
하지만 김은숙작가는 마지막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하고 출연한 모든 이들의 마지막 서사도 챙겨주는 작가의 정성을 보인다.
작가는 학폭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모든 캐릭터에 대해 의무를 부여했다.
그리고 주요 인물들이 임무 완수한 후에 결과도 보여줌으로써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싸움의 이유도 준비도 없이 당했던 지난날의 문동은(학폭의 피해자)은 억울하다.
공정하지 않은 게임에서 계속 패배만 했다.
보통의 피해자는 전의를 상실하고 인생을 버려버린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문동은은 싸울 준비를 갖추고 진영도 구성한다. 지난날의 학폭의 가해자는 돈과 권력으로 무장되어 있다. 지난날과 다르지 않고 그래서 또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방심은 지는 게임이 된다.
중간 이전과 이후는 상황(환경)의 반전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반전도 일어나고 예측하지 못한 결론이 난다.
이 예측하지 못함이 드라마를 몰입하게 만든다.
TV뉴스 썸네일에서 소개된 '하동영은 문도영과 박연진 누구를 더 사랑했을까?'
나의 정답은 하동영은 자신을 가장 사랑했다. 두 여인을 모두 사랑했지만 살인자의 박연진도
그리고 흉으로 얼룩진 육체를 가진 문동은에게도 모두 거기까지이다. 그가 사랑했던 여자들에게 보여준
마지막 애정은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훈계, 문동은의 복수인지 자신의 복수인지 모를 살인에 동참하는 것이다.
16부가 끝날 때까지 가장 궁금했던 거는 주여정의 복수가 시작되었을까 이다.
<더글로리>의 번외 편을 기다리게 하는 마지막 엔딩, 주여정의 복수가 보고 싶다.
#송혜교 #정성일 #이도현 #더글로리 #학폭
<에필로그>
시즌2 오픈과 동시 완주를 하고 글을 쓰려고 준비했다.
<더글로리> 시즌2를 분석하고 재미를 알려주는 훌륭한 글과 영상을 보면서
어떤 차별점으로 이 드라마를 이야기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다른 관점으로 드라마를 보고 감상평을 적어본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야기 전개 형식과 주인공의 본성을 생각하면서 시청했다.
작가의 의도를 찾기보다 작가와 연출자에 의해 보여지는 것에 대해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가장 강렬한 이미지는 무속의 등장씬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더글로리>의 다음 테마로 정하고 써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이 명작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작가의 딸에 질문에 나 스스로 답을 찾아본다.
어려운 질문이다.
'엄마는 내가 맞는 게 가슴 아파? 때리는 게 가슴 아파?'
그냥 우리 아이가 남을 해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함에 감사드린다. 살다 보면 크고 작은 폭력성 앞에 서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가 가해자 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부모 마음이 모인다면 학폭이 조금씩 사라져 가지 않을까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