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 연태, 위해의 쿤위산(昆嵛山) 석문리 풍경 구역
쿤위산(昆嵛山,kunyushan)은 한자어로 곤유산으로 읽히며, 산동성의 명산 중 하나로 연태시와 위해시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도교 전진파의 발상지로 칭다오에 있는 라오산(崂山,laoshan)과 함께 도교의 명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쿤위산은 총 5개의 코스로 운영되고 있는데 방문한 때는 다른 곳은 자연보호등의 목적으로 다른곳의 입산이 금지되어 있어서 석문리관광지(石门里景区)를 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쿤위산 정상(태박정) 가기 위해서 구룡지경구 코스를 많이 하거나 산행의 느낌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창산봉(672m)를 많이 하게 되지만 중국의 산은 자연보호나 기타 목적에 의해서 별도의 공지 없이 혹은 공지가 외국인은 알기가 힘든 경우가 왕왕 있어 계획을 세운다면 반드시 가기 전에 방문이 가능한 코스를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다.
대표 문의 전화 : 0535-4693307
무염사경구(无染寺景區) : 0631-8831008
석문리경구(石门里景区) : 0535-4693431
구룡지경구(九龍池景區) : 0535-4693246
연하동경구(烟霞洞景區) : 0535-4693788
악고전경구(岳姑殿景區) : 0535-4692434
입구에서 매표를 하고 (석문리관광지, 성인 : 40 RMB , 코스마다 입장료가 다르다.) 올라가려 하니 역시나 포장도로가 펼쳐져 있다. 중국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관리되는 급의 풍경지구는 계단 혹은 도로로 깔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흙을 밟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적인 등산 정서로는 조금 어색할 뿐이다. 역시나 관광용 전기차량이 운행을 하고 있어서 목적지까지 이용하는 현지인도 많지만 가벼운 트레킹이 목적이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가 본다.
초입에 은행나무가 보이는데 수령이 1000년 정도 된다고 한다. 주로 불도나 도가에서 장수하는 나무로써 좋은 기운을 내뿜는다고 생각하는데 도가의 영향을 받은 쿤위산이다 보니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석문이라는 이름의 거석이 보이는데, 원래는 거대한 두 바위석이 나란히 서 있었는데 그 사이로 단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다고 해서 석문이라고 불렸지만, 1961년에 도로를 건설할 때 석문 위쪽 및 양측이 파괴되어 조금은 의미가 희석된듯한 거석으로서의 석문만 볼 수 있다.
예전에 석문으로 인해서 말들이 도망가지 않고 안쪽의 풀이 무성해서 말을 사육하는데 적합해서 영부영 마장이 세워졌다는 마장터를 보면서 지나가면 삼성산이라고 이름 붙은 장소가 나온다. 비석을 보면 부처님산 (佛祖山, fozushan), 노자의 길을 묻다는 뜻의 노자문도 (老子问道, laoziwendao), 공자천기 (孔子天机, kongzitianji)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데, 설명을 들어 보면 불경을 읽는 모양을 한 부처님 석가모니를 닮은 산은 부처님산(불조산), 산과 큰 바위가 마치 노자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노자가 설교하는 산이라고 하고(노자문도), 두루마기를 걸친 공자의 모습을 한 오른쪽 바위는 공자천기산이라고 한하는데 솔직히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느낌이라서 사실 크게 공감은 되지 않는다.
조금 더 지나다 보면 길을 벗어난 곳에 사람이 산 흔적이 있는 군락이 있는데 산촌마을 주민들의 옛 거주지라고 한다. 이전에는 60여 가구가 실제로 살고 있었다고 하는데 생태보호를 위해서 2002년에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태 이민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20년 정도 지난 지금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의 세트장이나 아니면 개인방송 같은 흉가체험 콘텐츠 이런 거 하면 왠지 딱일 것 같은데 코로나도 끝난 시점에 이제 사람들이 다시 많이 찾는 곳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산림문화박물관은 이곳의 지질학적인 내용과 간단한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인데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거나 혹은 자녀들이 있다면 찾아도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면 꼭 가보지 않아도 괜찮을것 같다.
쿤위산(곤유산)의 석문리경구에서 제일 기억나거나 혹은 제일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꼽으라면 당연히 이곳 무봉화해가 일품이다. 산림 과수원을 개간해서 만든 것으로 2012년부터 시작했는데 매년 4~5월에 벚꽃, 9~11월의 핑크뮬리를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한다. 방문했을 때는 핑크뮬리가 가득이었는데 그 특유의 화려하지만 정갈한 색감의 뮬리가 쫙 펼쳐져 있는데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산림산소룸(森林氧吧,senlinyangba)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곳에 도착하면 몸과 마음을 푹 내려놓고 쉬면 된다. 곳곳에 쉴 수 있도록 해먹도 있고 릴랙스 할 수 있는 의자도 놓여 있어서 신선한 공기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그냥 축 늘어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쉬면서 좋은 사람들과 차 한잔 혹은 소주 한잔 주고받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해먹에 누워서 있다 보니 이렇게 깜빡 잠이 들어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냥 하루 자고 가는 게 되는 걸까? 모른 척하고 하룻밤 자고 가버릴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살짝 꿈나라에 다녀와 일어나기 싫지만 억지로 몸을 다시 깨워본다.
마지막으로 보게 될 포인트는 오복거북이(五福神龟,wufushengui)라는 돌거북인데 본래 쿤위산의 수호신 거북이로 건강하고 장수하며 다섯 가지 복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옥황상제가 이곳으로 보내 인간세상에 복을 내리도록 했다고 한다. 의례 이런 복을 지닌 상들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민간 신앙이 있는데, 거북의 머리를 만지면 관직에 오른다 하고, 거북의 등을 만지면 복을 누린다고 한다. 거북의 얼굴을 만지면 인연이 맺어지고 허벅지를 만지면 장수하며 거북의 껍데기를 만지면 재운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리고 동전을 던지고 기도하면 장수할 뿐만 아니라 복이 터지고 재운도 들어온다고 하니, 다들 이곳저곳을 만지고 동전을 던지고 자신의 소원을 기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복거북이에게 소원도 빌었다면 조금 위쪽에 위치한 쿤위산 비석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거나 혹시 시간이 된다면 문화관도 한번 슬쩍 휘릭 둘려보고 내려오면 되겠다.
쿤위산은 서두에도 말했지만 여러 개의 풍경구간 중에 자연보호나 기타 목적등으로 예고 없이 폐쇄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확인을 하고 가는 게 좋겠다. 이번에 원하는 곳을 가지 못한 점도 있고, 또 한 번의 방문으로 여러 코스를 다 갈 수 없어서 나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지만 힐링을 하기 위해서 핑크뮬리와 휴양림의 편안하고 여유로움을 느끼면서 산책 겸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중국의 명산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대부분 입장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먼 곳에서 비용까지 내면서 찾아가기에는 조금 기대감보다 덜할 수 있지만 만약 산동성에 머무르는 일정이 있다거나 아이가 있는 가족단위가 즐기기에는 좋은 곳이니 날 좋은 봄, 가을철 천천히 여유 있게 걸을 것을 기대하며 다녀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