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진석 Aug 31. 2024

소타는 농부님과 대화-3편

일요일날의 추억

때는 주일,일요일이었다. 우리 아빠는 일요일마다 안식을 가지며, 쉼을 보낸다. 우리가족은 교회근처에 있는 내가 가는 주말농장에 놀러가기로 마음먹으며 그 농부님을 찾아갔다. (이 모든 과정 배후에 나의 설득이 있었다는 건 비밀...ㅎㅎ) 아무튼, 나는 아빠한테 ‘아빠 그 농부님과 진짜 비슷해서 잘 맞을 걸? 나는 자연인이다를 실현시킬 곳이 바로 그 곳이야!’라며 아빠를 설득해서 같이 갈 수 있었다.


 우리 아빠와 그 농부님의 공통적인 특성은 일단 부딪히는 도전적인 자세를 지녔다는 것이다. 농부님은 서울대 농대 교수재직 당시에, 현장교수로 발탁된 이유가 그저, 이론적인 공부가 아닌, 실생활에서 필요한 농기구를 직접 무작정 제작하여 실재적인 농기구의 필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아시는 분이기 때문이었다. 우리아빠도 어떤 사업가적인 이론으로 장사하는 것이 아닌, 일단 시장에서 부딪치며 시행착오를 통해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그래서, 난 이 둘이 정말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주말 농장에 방문했다.


과연.. 우리 부모님과 농부님의 만남은 어떻게 이어졌을까?

드디어 보리밥 식당에서 농부님을 만났다. 우리가족은 보리밥 정식을 시키고 농부님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었다. 농부님은 해맑은 미소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우리의 인사를 맞이해주었다. 근데, 농부님이 들어올 때, 이 보리밥 식당 사장님과 농부님이 친구분이셨다! 그래서, 나를 터치하며”얘 오면 잘해줘”라는 말을 하셔셔 든든했다. ㅋㅋ


이후 대화를 통해서, 재밌었던 점은 이 농부님이 정치,종교,경제,농업 분야에서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이시라, 아주 유쾌하게, 때론 비판적으로 현 정책을 설명해주었다. 이 때, 우리가족은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현장 학생처럼, "아~" "오~" 만 말하면서 밥을 맛있게 먹었다. ㅎㅎㅎㅎ


 부모님과 내가 아는 농부님을 연결시킨 경험이 매우 흥미로웠던 순간이었고, 지경이 넓어진 순간이었다.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마무리한 후 우리는 각자 갈길을 갔다.

이전 05화 소타는 농부님과 대화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