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아들의 첫 킥복싱 시합. 꼭 배우고 와야 할 것.

by 끄적쟁이

우리 딸과 아들의 킥복싱 시합 날짜가 정해졌다.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다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시합은 아주 좋은 경험될 것이 분명하다. 첫 킥복싱 시합인 만큼 나는 우리 아이들이 꼭 경험했으면 하는 것이 딱 한 가지뿐이다. 딱 한 가지.


어려서부터 많이 보았다. 나 또한 격투기 쪽 운동을 했고, 사범생활도 해보았기에 처음 나가는 아이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말. 시합 중 자신보다 기량이 좋은 상대를 만나면 금세 포기하고 심판이 중지시킬 때까지 가드만 올리고 맞고 있는 아이, 혹은 상대방의 체격이 자신과 차이가 크면, 움츠러 들어서 자기 기량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 차라리 후자가 낫다. 포기하고 가드만 올리고 맞고만 있다가 심판의 중지선언을 기다리는 것은 절대 용납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도 살면서 많은 인생의 파도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살아간다. 어른이 되어서도 치이면서 사는 사람을 자주 보았다. 세상, 부모, 사람등이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부정적이고 삶을 변화시키려 노력하지 않고, 도망쳐 버려 파도에 치이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렇기에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 첫 시합에서 승패를 떠나 꼭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기만을 바랬다.


6각 철창 케이지 안에서 다른 선수들의 시합이 시작되었다. 같은 체육관 소속 사람들끼리 서로 응원하는 소리와 세컨드를 봐주는 코치, 사범들의 소리 지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곳에 우리 아들이 자리를 잡고 다른 사람들의 시합을 빤히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약간의 긴장감과 혹은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며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시합 순서가 가까이 다가와서 아들과 딸 모두 미트를 좀 치게 하면서 몸을 풀어 주었다. 내가 점점 말이 많아지는 건 왜일까? 이런저런 코칭과 함께 아이들 시합에서 이왕이면 이겨서 성취감을 얻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팔이 안으로 굽는 부모인가 보다..’


처음으로 아들의 시합이 시작되었고, 머리 하나가 더 큰 친구와 상대하게 되었다. ‘이거 어렵겠는데?’라는 생각을 하는데 시합은 시작되었고, 초등학생3학년 짜리의 시합은 머 뻔하다. 무조건 배운 데로 돌진하는 것뿐, 턱이 돌아가고 얼굴에 맞아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작은 고추가 맵다는 표현처럼 밀어붙여서 우세 승.


다음은 6학년인 우리 딸의 시합 상대는 중학생 남자아이와 붙었다. 체급별인데 남자아이 체중이 너무 낮아서 그리 대진이 잡혔나 보다. ‘머.. 체육관에서 항상 남자아이들과 상대하니 걱정은 없다.’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찰나 시작 되었고, 처음에 얼굴을 조금 맞아서 밀리는 듯하더구먼 금세 배운 데로 옆으로 돌며 빠져나와 제대로 턱에다가 주먹을 꽂고 발로 밀어차 다운 슬립 다운을 시켰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원래 성별 다른 시합은 주목을 많이 받기 때문에 더욱 그런 듯했다. 결국 우리 딸도 우세 승.


두 아이 시합 중에 세컨드 드을 모두 내가 보았다. 아이들이 다니는 체육관에서 나도 선수생활을 했었기에 코치나 사범들이 “형님이 직접 들어가세요.” 하면서 웃었다. 아마도 어차피 아이들 시합이고 나도 모르게 세컨드 드을 보고 싶어 하는 듯하는 모습이 보였었나 보다. 머쓱해하며 세컨드 자리에서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이 쉬어 버릴 정도였다. 주체 측 관계자는 내가 나이가 좀 많은 거 보고 관장님이라는 호칭으로 금지 기술 설명까지 해주었다. 하하하..


모든 시합이 끝나고 아이들이 조그만 트로피를 들고서 얼마나 흐뭇해하고 있던지. 그동안 운동한 것에 대한 성취감에 자기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었다. 차 안에서 돌아오면서 얼마나 자기 자랑을 서로 하던지 “운전하는데 시끄러워!” 하고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얼굴로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가슴속에서 너무나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어느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다칠 우려를 생각해서 시합을 보내지 않는다는 관장님의 걱정스러운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어른인 우리들도, 나조차도 쉽게 포기하고 도망가고, 도전하기보다 안주하며 편안함을 찾는다.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아이들도 돌 속에서 부딪히고 깎이고 해서 다이아 몬드가 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우리 부모의 생각 보다 아이들은 강하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 도전하고, 좌절하고, 성취하고, 슬퍼하고, 울어보고, 모든 경험으로 우리의 생각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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