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분과 감정은 내가 통제해야 한다.

아내가 하늘의 별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된 나의 못난 모습.

by 끄적쟁이

때때로 나는 나의 기분을 누군가 또는 환경 탓을 할 때가 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그러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고 해 보았던 말이 있을 것이다. “ 직장에서의 일 때문에 안 좋아진 기분을 집으로 가져가지 마라.”

나 또한 11년 차 생산직 직원으로서 수 만 번? 아니 수억만 번? 은 저 말을 생각하면서 퇴근을 하곤 한다.


나의 퇴근 시간은 저녁 8시 45분에 집에 도착하게 된다. 그러면 학원을 다녀온 아이들은 저녁을 스스로 챙겨 먹고, 씻고 내가 올 때까지 자기 할 일을 하면서 기다린다. 그런데 그날 나는 회사에서 생산량과 효율적이지 못한 관리자들의 계획 때문에 차질이 생겨서 관리자들과 약간의 다툼도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무척이나 더워서 몸이 더운데 가슴속에서 열불이 터져 올라올 것 같은 기분으로 퇴근을 했다.


퇴근하고 문을 열어보니 집이 완전 돼지우리가 따로 없었다. 가방은 거실에 던져져 있고, 밥은 식탁이 아닌 소파 테이블에서 먹고 치우지도 않은 상태. 그 와중에 이 녀석들은 아빠가 왔는데도 인사도 없이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 평소 같았으면 불러다가 하나씩 지적하면서 이렇게 정리하고, 이렇게 치우고, 하면서 같이 치우면서 약간의 잔소리로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그날은 나의 기분이 나의 감정 조절을 망치고 말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집이 이게 머냐고!? 어?” 하고 바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두 녀석은 싸우다 말고 나를 쳐다보면서 아차! 싶었던 것이다. 아빠가 올 시간이면 정리 정돈에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했어야 했는데 못해놔서 아빠가 화가 났구나 하는 표정이었다.

우리 셋은 아내가 하늘의 별이 되면서 서로 집안일을 조금 나누어서 하기로 했다. 하루 꼭 해야 하는 일. 고양이 화장실 치우기와 사료, 물 담당은 아들이 먹고 난 후 설거지와 식탁 정리는 딸, 그리고 각자 방 청소기 한 번씩은 돌리기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정리 정돈은 기본으로 안되어 있고, 약속한 것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말로 해서 습관이 안 고쳐지면 짐승 대하듯이 두들겨 맞아서 몸에 배어야 한다고 했지? 너희들 한번 발바닥 불나게 혼나야겠어!?” 하면서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가방을 땅바닥에 던지고 말았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번개 같은 속도로 아이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그걸 쳐다보면서 있으면 화가 더욱 많이 날 것 같은 기분에 잠시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하나 베어 물었다. 치울 시간을 주는 것도 있지만 잠시 화가 난 나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들이 버릇없는 행동을 하거나 지나치게 방을 어지르고 정리 정돈을 하지 않는 걸 보면 내가 소리를 지르기 전에 아내가 못하게 말렸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려고 하면 달려와서 나를 달래주었기 때문이다. “애들이 놀다가 보면 그럴 수도 있죠.” 혹은 “내가 잘 타이를 게요.” 또는 “아직 애들이니까 여보가 조금만 이해 하하고 내가 같이 정리할게요.” 하면서 말이다. 그런 아내가 이제는 옆에 없으니 더욱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 나의 감정과 기분을 꼭 아내가 조절해줘야 했던 것이었나?? 내가 그렇게 못난 아빠였나? 나의 회사에서 안 좋았던 기분을 집에 가지고와 아이들에게 나쁜 감정으로 대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내가 이렇게 천하의 못난 놈이었구나 ‘ 하는 생각.

나의 기분과 나의 감정 통제는 오로지 내가 해야 하는 건데 아내와의 결혼 생활 11년 동안 옆에 있는 아내가 당연하듯 해주었으니 잊고 있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잠시 멍해졌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나 자신의 기분과 감정 조절을 못하는 못난 아빠라니 말이다.



나의 기분과 감정은 내가 통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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