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삶이 힘들다면 감사하는 마음부터.

by 끄적쟁이

내가 아내와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건 연예 기간에 항상 내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위하는 일을 하면, 항상 고맙다는 표현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일이 끝나고 차로 데리러 가면, 차에 올라타면서도 생긋 웃으며 말했다.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와주고 고마워."

동거를 시작하면서 집에 애완동물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을 때, 깜짝 선물로 하얀색 몰티즈를 안고 집에 들어섰을 때는 얼굴이 새파래지며 기쁨에 쇳소리까지 내었다. 기뻐서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 어머 어머. 이 귀염둥이 봐~~~~~~ 너무 좋아. 고마워.. 흑흑.."

이렇게 아내는 항상 격한 리액션과 함께 고맙다는 표현을 해주었다. 내가 해주는 작은 배려에서부터 큰 선물에 까지도 높낮이 없이 항상 일정되게 고마움을 온몸과 언어로 표현해 주는 모습이 너무도 좋았다. 특히, 작은 기쁨에도, 당연한 것에도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모습.

"이번 달도 고맙고, 수고했어요."(나의 월급날 퇴근 했을 때)


이런 아내와 같이 살다 보니, 나도 영향을 받게 되어 버렸다. 조금만 익숙해져도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대해 소중함과 감사함을 점점 잃어버렸던 나였다. 그런 내가 이제는 작은 것에도 감사한 일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 일기까지 쓰고 있다.


- 오늘 저녁 우리 아이들과 편안한 밤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 가족 별일이 없이 하루를 보낸 것에 감사합니다.

- 아들 녀석이 드디어 계란 프라이를 할 수 있을 만큼 자란 것에 감사합니다.

- 둘째 고양이가 드디어 첫째 고양이와 서로 그루밍하면서 사이가 좋아진 것에 감사합니다.


등의 작은 성장과 발전. 혹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반복되는 일상이 가능한 것에 대한 감사함들에 대해서 말이다.


내가 작은 아버지에게 사기를 당해서 월급까지 차업을 당해서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적이 있다. 우리 가족은 갑지가 아주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 했고, 그때 6살이었던 큰딸은 다시 원래 집에 돌아가자고 며칠을 울었던 기억이 있다. 옆에서 누나가 우니까 따라서 우는 3살짜리 아들도 있었다. 지금 그 모습을 생각하면 슬프면서도 따라 우는 아들을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난다. 왜냐면 견디고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으니까 말이다. 그 견디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내의 저 작은 것에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저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 긍정적인 생각을 주는지 나는 배웠다.


" 괜찮아요. 이렇게 우리 4명이서 딱 붙어서 잘 수 있잖아요. 애들 크면 이러지도 못해요. 큰 집으로 가고, 아이들도 각자 방을 가지게 되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당연히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긍정적이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꿈을 꾸는 아내를 보면서 버틸 수 있었고, 그곳에서도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아내가 몸이 많이 약하고 아파서 항상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쉴 틈 없이 다녔다. 그때마다 아내는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내가 자신을 돌봐준다고....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면 내가 아내에게 돌봄을 받은 것 같다. 조금 더 성숙하고 강한 마음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나는 대중매체 같은 곳에서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면, 그것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항상 강조한다.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부터가 긍정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것이고, 무엇이든 헤쳐 나가며, 이루는 첫걸음의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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