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고 싶다.

by 끄적쟁이

모르는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헬스장에서 운동 중 내 핸드폰에서 알람소리가 우렁차게 울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나는 마무리 스트레칭을 멈추고 핸드폰으로 손을 뻗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움직인다. 건물을 빠져나와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다들 바쁘게 출근하기 위해 신호가 바뀌자마자 달리는 차들. 그 신호가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방향의 녹색불을 기다리는 사람들. 횡단보도를 앞으로, 옆으로 모두 아파트 단지가 잔뜩 있다. 그리고 내가 서있는 횡단보도 옆의 버스 정류장은 시내버스와 출퇴근 버스가 많이 다닌다. 그래서인지 나는 평일 아침이면 자주 마주하는 그들을 만난다. 횡단보도에 항상 같은 시간대에 서있는 사람들. 그중에 한 사람이 나이고, 내가 제목에서 말하듯 안부를 생각하게 하는 사람들이 반대편에 있다.


항상 화장을 마음에 들게 못했는지 연신 거울을 쳐다보는 여자분.

다리가 불편하신지 다리를 살짝 끌면서 건너시는 중절모의 어르신.

가끔씩 횡단보드를 뛰어서 빠르게 건너시는 여사님.

자전거에 올라탄 채 한쪽발로 버티면서 기다리시는 중년 어르신.


더 나열하면 많지만. 이렇게 마주하고 있다가 지나쳐 가는 고정 멤버?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마치는 사람들 중 갑자기 안 보이는 사람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그러면서 여러 상상을 하게 된다.

'오늘은 휴무인가?'

'어르신 편찮으시진 않으신 걸까?'

'어라? 화장 아가씨가 안 보이네?' (거울을 자주 보는 보는 여성분을 별명까지 지어버렸다.)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의 안부를 생각하면서 건널목을 건넌다. 실상 그분들과 간단히 눈인사도 하는 사이도 아니면서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웃기는 놈인 거 같다. 무슨 사이라고 그렇게 까지 생각을 하는지....


그러면서도 나는 모르는 그분들의 오늘이 평안한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그리고 내일은 횡단보도에서 마주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확실하지 않지만, 매일 아침 자주 마주치는 그들도 나의 안부를 생각해 줬으면 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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