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피곤해서 기타 레슨에 가기 싫었던 아들이 수업 얼마 전에 레슨 선생님께 문자로 다른 날 가도 되는지 물어보고는 날짜를 바꿨다. 뒤늦게 그걸 전해 듣고서 아들과 잠시 (실은 거의 일방적이었던) 대화를 했다.
약속 시간을 쉽게 바꾸는 것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마지막 순간에 별 이유도 없이 바꾸는 게 얼마나 상대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인지, 얼마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습관이며, 동시에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기도 한 것을.
선생님께서 특별한 일이 없어 스케줄을 바꿔주긴 하셨지만, 그 한 시간을 선생님은 아마 아무것도 제대로 못한 채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으로 써야 했을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그냥 조금 피곤해서 수업을 가고 싶지 않았던' 한 아이 때문에.
..... 그렇게 마구 "퍼붓다"..., 옆길로 빠졌다.
"난 말야 정말이지 약속 안 지키는 사람이 너무너무 싫어. 습관적으로 늦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너무 싫어.
그리고 늘 입에 남 욕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거든. 그런 사람들도 정말이지 너무 싫어. 그리고, 늘 돈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런 사람들은 속이 허한 사람들이라 안됐다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너무 싫더라. 음, 게다가 사소한 일에도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난 그런 사람들도 정말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 또, 엄청 가식적인 사람들 있지, 진심이 전혀 안 느껴지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단지 조금 더 걸어가야 한다고 불법 주차하는 사람들, 정말 참을 수 없어. 그리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멀쩡한 사람들은 도대체가 생각이 있는 건지......"
"우와, 엄마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싫어하시네요!!"
"???"
그날 아들에게서 그 말을 듣기까지 나는 정말로 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싫어하고 있는지 몰랐다.
나는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사람을 아끼고, 사람을 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나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싫어하고 있었다.
아들이 그 간단한 사실을 상기시켜 주지 않았다면 평생 나는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나의 잣대로 싫어하고 있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