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마란뜻이겠지, 평생

by 코리아코알라

새벽 2:34

침대 옆에 둔 핸드폰이 '웅~ 웅' 연이어 두 번을 울렸다.


아, 호주에서 이 늦은 밤에 애들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하고 벌떡 일어나 핸펀을 켰다.


큰 아들이 톡을 2개를 보냈다.

동영상 하나와 "보고 싶어요, 엄마"하는 텍스트 하나.


영상의 아이는 만 2살이 아직 안 되었고, 나는 둘째를 임신 중이어서 뒤뚱뒤뚱 걸었다.

현관문을 나오면 계단을 내려와야 앞마당이었는데 아이와 나는 현관문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중이었다.

나는 손을 내밀며, "같이 가" 했고,

아이는 난간을 잡고 내려오며 "혼자"했다.

나는 다시 "같이"

아이는 여전히 "혼자... 혼자..."

나는 또 "같이"

아이는 열심히 난간을 붙잡고 내려오며 "혼자.. 혼자"

결국 나는 "혼자?"

아이는 "응"


그렇게 혼자 계단을 다 내려와 막 뛰려는데 앞에 어른 무릎까지 오는 높은 꽃밭이 가로막고 있었다.

아이는 그 앞에서 높이를 가늠해보고는 빠른 판단을 내렸다.

내게 손을 내밀며, "같이"라고 했다.

나는 드디어 기쁘게 "같이?" 하면서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가 가는 길을 도와줬다.


그 짧은 18초짜리 영상을 나는 이 새벽에 일어나 열 번도 더 봤다.

많은 생각이 밀려와 다시 잠들지 못하고 이렇게 새벽에 몇 자를 끄적인다.


그래, 그게 내가 명심해야 할 일이지.

아무리 계단에서 넘어질까 걱정이 되어도

아이가 할 수 있으면, 아이가 혼자 해보고 싶으면, 혼자 할 수 있도록 두는 것.

하지만 옆에서 항상 같이 걸어주는 것.

아이가 도움을 청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내어줄 수 있도록 손 하나는 늘 비워둘 수 있는 것.

그러나 장애를 넘으면 다시 혼자 뛰어가도록, 혼자 넘어지더라도, 혼자 일어서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고, 함께 걸어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인 게지.


오래오래 옆에서 걸으며 아이가 손을 내밀었을 때 너무 뒤처져있지 않도록

내일 아침도 꼭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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