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가 행복해야 태아도 행복하다

태아도 슬픔을 느낄지 모른다

by Korean Dream

이번 이야기는 조금 마음 아픈 이야기가 되겠다.


각자가 경험하는 슬픔과 아픔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출산예정일을 앞두고 진통을 느껴 산부인과에 갔을 때 초음파를 해보니 이미 태아의 심박수가 분당 40회 정도로 당시에 바로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다고 해도 저산소성 뇌손상이 우려되어 소아청소년과 당직 의사 선생님까지 호출이 된 상황이었다.


응급 수술 준비가 바쁘게 진행되는 와중에 다시 초음파를 해보니 화면에는 빨간색도 파란색도 보이지 않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자궁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유도 분만처럼 이뤄지면서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지만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는 울음을 울 수조차 없었다.


내가 혼자일 때는 목표를 위해 어떤 스트레스가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해 왔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도 증상을 무시하면서 앞으로 나갈 정도의 체력이나 내공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임신 중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길을 가다가 쓰러지기도 했지만 당일 산전 검진에서 큰 이상은 없었기 때문에 별 걱정은 안 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 억지로 웬만한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바람에 진통이 심할 때에도 별로 아프다고 생각을 못해서 진통이 진통인 줄도 모르고 넘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나중에야 하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힘든 상황에 스스로 안 좋은 생각을 했던 것이 뱃속의 아이에게 전달된 것이 아닐까 슬퍼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해 주는 듯한 기사들을 보고 죄책감에 빠지기도 했다.


옛날의 시어머니들은 며느리를 참 괴롭게도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아이가 귀하고 여러 부분에서 인권 신장이 많이 되어 그런 정도의 일이 잘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후로 참 겁이 많아졌다. 태아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는 것도 기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어머니가 행복해야 태아도 행복하다. 나와 같은 슬픔을 겪는 어머니가 없기를 바라며...


이번 명절은 누군가가 힘들기보다는 좀 더 행복한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The sense of Freed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