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랑 직접 만나서 대화를 자꾸 해봐야 영어가 확실히 는다'라는 건 지난 글들을 통해서 그리고 나의 실제적인 경험들을 통해서 너무 잘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전에 꼭 확인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좋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해야 하는 나쁜 외국인들 거르기! 세상에 많은 사건 사고들은 이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한국에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는데, 전 세계를 놓고 보면 역시나 나쁜 사람들도 참 많다. 제국주의에 빠져 '모든 백인 외국인들은 다 좋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거나, 동남아 아시아인들을 무조건 무시하는 등의 한국인들의 만행들은 슬픈 사실이다. 단일민족으로 나와 다른 것에 선입견을 가지고, 잘못된 교육에서 배워왔던 것들만을 진실로 믿는 한국인들.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은 로망을 이루기 전에 조심해야 할 3가지를 말해주고자 한다.
먼저, '로맨스 스캠'이다. 일종의 '신종 피싱'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쉽게 연락하기가 가능해지면서 외국인 사기꾼들을 만나게 된다. 실제로 나도 외국인 계정을 가진 자들에게 이런 메일과 연락을 많이 받아보았고, 검색을 해보면 이런 사기꾼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글들도 많이 보인다. 이들의 수법은 이런 것이다. 일단 가짜 프로필 사진과 가짜 SNS 계정을 만들고 한국인들에게 접근한다. 잘생긴 다른 외국인의 사진을 도용해서 마치 자신의 프로필 사진인 것 마냥 쓰고, 그들은 또 좋은 직업들만 가지고 있다. 그리고 처음엔 '친구가 되고 싶어'라고 접근하고선, 나중엔 '사랑해'를 말하고. 그리고는 내가 돈가방을 부칠 테니까 나중에 한국에서 만나서 나에게 전달해달라고 한다. 대신 그 돈가방을 받는 수수료는 내가 내야 한다면서 수백만 원을 보내라고 한다. 딱 봐도 사기인데, 로맨스로 접근했던지라, 외국인과의 사랑을 꿈꾸었던 한국인들이 의심하지 않고 돈을 송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많이 있다. 유산으로 받은 몇 억을 줄 테니 좋은 일에 써달라고. 그리고 결국은 또 돈을 받기 위해서는 이 계좌로 수수료를 보내라는 식이다. 다양한 피싱 방법을 일단 조심하자!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사람이 그 많은 돈을 나한테 보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그럴듯해 보이는 가짜 프로필 계정에 속지 말자. 그들이 쓰는 영어를 잘 보면 문법이 하나도 안 맞는 엉터리 영어들이 많다. 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딱 봐도 사기꾼인 걸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처음의 대화들로 좋은 외국인과 나쁜 외국인을 거르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몇 마디 해보지 않아도 이 친구가 나랑 잘 맞는지, 사기꾼은 아닌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를 알게 된다. 외국인이라고 다 믿지 말고, 특히나 엉터리 영어로 나에게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꼭 '로맨스 스캠'이라는 걸 잊지 말자.
두 번째는, 나를 성적인 도구로 이용만 하려는 외국인들을 조심하자. 성적인 얘기는 참 민감한 주제이긴 하지만 꼭 다뤄야 하겠다. 모든 외국인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자신의 '외국인 특권'을 이용해서 한국인들을 쉽게 보고 접근하는 외국인들이 참 많다. 백인 외국인이라면 그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접근하는 한국인들을 우습게 여기며, 매번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를 바꾸며 섹스중독에 빠진 외국인들도 참 많이 보았다. 특히나 이태원이나 강남 등의 클럽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재밌게 놀 수도 있고, 혹은 내가 성적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앱을 통해서 나랑 잘 맞는 것 같아 같이 식사나 하는 자리로 만났는데, 나에게 엄청난 스킨십을 하며 접근하게 되면 그들의 목적을 바로 알 수 있게 된다. 외국인이라 문화가 다르다면서 접근하는 건 절대 옳지 않다. 정말 친한 사이에 포옹으로 인사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내 몸에 손을 대거나 과한 스킨십을 요구하는 건 절대 옳지 않다. 좋은 외국인 친구라면 나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해주고, 서로의 공간을 지켜주려고 할 것이다.'사랑해'라는 말도 진짜 내가 '사랑'을 느꼈을 때만 하는 게 외국인의 문화라는 걸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한국 생활을 하는 데 나를 이용만 하려는 외국인들과는 친해질 필요가 없다. 지금도 내가 종종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 중 하나인데, 쉽게 부탁을 하고 쉽게 거절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물론,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을 할 때 어려운 부분들. 은행 가기나 법원 가기, 계약할 집 알아보기, 주인아줌마에게 연락하기, 병원 가기 등등. 한국어를 아주 잘한다고 해도 어려운 경우들이 참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외국인들에게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의 모든 시간과 돈을 생각하지 않고 정말 전심을 다해 도와주었다. 고시원을 알아보고 싶다던 스페인 친구와 함께 홍대와 신촌 근처의 고시원 10곳을 돌아다니면서 집을 구해줬지만, 집을 구하는 그 순간 이후로 나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법원에 가서 서류를 떼야하는 게 있는데, 프리랜서인 나만 시간이 맞아 갈 수 있다는 친구는 다음에 꼭 자신이 저녁 대접을 하겠다고 하고선 그냥 사라졌다. 은행에 가서 한국 계좌를 만들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외국인 친구는 같이 가달라 부탁해서 아침 일찍 가서 같이 문제를 해결해줬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나를 친구 목록에서 차단하고 지금 아무런 연락도 안 된다. 그밖에도 모임에 나와 인사만 했던 외국인 친구가 자신의 직업 구하는 걸 찾아달라는 터무니없는 부탁을 한다거나, 병원에 가는데 같이 가달라고 뜬금없이 연락해서 나를 이용하려고만 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았다. 물론 외국인 친구를 도와주는 건 좋은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지만, 그 도움을 그들이 고맙게 여기지 않는 경우, 혹은 그에 맞는 대가를 받는 일이 아니라면 굳이 몸 바쳐서 해줄 필요가 없다는 걸 나는 처절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부탁을 해도 '미안한데, 할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나에게 좋은 외국인 친구는 내 시간을 써가면서 그들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그것에 맞는 표현을 나에게 꼭 해준다. 그런 진짜 외국인 친구가 아니라면, 그들이 부탁을 할 때, 나를 이용하려고만 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