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Parent's Day!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올해도 코로나19 때문에 어버이날 축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이 들어있는 카네이션 박스를 전달하고, 잠깐 얼굴을 뵙고 식사를 함께 하는 게 전부였다. 캐나다에 계신 부모님과는 거의 매주 영상통화를 하지만, 이번에는 Mother's Day에 맞춰 전화를 했다.
영어로는 Parent's day 라고 하는 한국의 법정 기념일인 어버이날은 사실 한국에만 있다. 일 년 중 꽃집이 가장 바쁜 날, 카네이션 관련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이 매년 쏟아지는 날,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며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날. 한국에서 축하하는 방식들과 다르게,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어버이를 한 번에 묶어서 축하하지 않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따로 나눠 축하를 한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은 Mother's day 로 모든 어머니들을 축하하는 날.
6월 셋째 주 일요일은 Father's day로 모든 아버지들을 축하하는 날.
특히나 Mother's Day 를 5월 둘째 주 일요일에 축하하는 나라는 무려 97개로, 중국과 일본도 포함되어 있다. 북미권에서는 한국에서처럼 돈을 주고받는 문화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꽃과 카드를 전달하며 축하하는 게 전부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나에게 정말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던 건 사실 이것이었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인 건 너무 당연하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를 따로 축하하는 날이라는 것이다. Mother's Day라면,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하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 된 사람들을 함께 축하하게 된다. 여기에는 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아내도 포함되어 있기에, 사실은 Mother's Day에 자신의 아내에게 꽃과 카드를 전달하며 축하하는 것도 엄청난 일이라는 것이다.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어버이날이지만, 사실은 부모 된 우리 모두를 축하해야 하는 날도 포함되어야 하는 게 진짜 어버이날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실제로 한국에 살고 있는 미국 남편들은 5월 8일 어버이날, 어버이 된 본인의 아내를 축하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꽃과 직접 그린 그림이 담긴 카드를 주기도 했다. 너무 로맨틱한 어버이날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어버이날 우리가 진짜 축하해야 하는 사람은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