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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Aug 16. 2023

휴대폰에게 빼앗긴 내 삶 찾기 프로젝트 <3>

사서 묵혀 두었던 어플의 재발견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지난주에 비해 휴대폰을 쥐고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오늘 오랜만에 출근하여 휴대폰을 만질 여유가 없었던 것도 한몫했지만, 의도적으로 휴대폰과 멀어지고자 하는 노력이 아직까지는 잘 먹혀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 3일 차에 불과하지만 SNS 사용 시간을 좀 줄여보고자 시작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평소에는 SNS 앱들에 밀려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어플들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첫날부터 사용하는 재미에 푹 빠진 앱이 Gudak(구닥)이다.


  Gudak은 예전에는 필름, 요즘은 의류 브랜드로 거듭난 Kodak(코닥)을 연상하게 하는 노랑 바탕에 빨간 글씨의 사진 어플인데 마치 필름 카메라로 찍는 듯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결과물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는 방식도 필름 카메라(일회용 카메라)와 비슷하여 한 필름에 24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새로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1시간의 충전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제대로 된 레트로 감성이다. Gudak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불편한 점이라면 불편한 점은 열심히 찍은 결과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3일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 시절 다 찍은 필름을 사진 현상 하는 사진관에 맡겼다가 찾으러 가는 것처럼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때아닌 레트로 감성에 푹 빠져 버렸다.


  오늘은 3일 전에 찍은 필름(?)의 결과물을 확인하다 뜻밖의 선물을 발견했다. 앱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지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했었는데, 내가 육아휴직을 했던 해 2021년 12월 18일의 아이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오늘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2021년과 2023년의 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오늘 한 번에 확인하니 아이가 부쩍 많이 자랐다는 생각과 함께 사진이 되었든 글이 되었든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보게 되었다.


2021년 12월의 딸내미. 아마 아빠가 만든 크림 파스타를 먹고 있는 모습 같다.


지난 일요일 찾은 시립도서관의 장난감도서관에서 낚시 실력을 뽐내는 딸.


  오랜만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어플 Gudak. 휴대폰(엄밀히 말하면 SNS)과 좀 거리를 두고 잃어버린 나의 삶과 일상을 돌아보겠다는 노력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처럼 오래도록 우리 가족의 일상을 기록하며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도록 요긴하게 잘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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