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저녁 식사

믿음이 머무는 동네

by 제이욥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서자 작은 집이 나타났다. 낡은 나무문, 흰 석회로 덧칠된 벽, 작은 창문. 돌담으로 둘러싸인 그 집은 단순하고 오래되어 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포근했다. 마리엘은 그 문을 힘주어 밀며 안으로 들어가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친구 데려왔어!”


이안은 문 앞에서 얼어붙었다. 그는 당연히 놀라서 소리가 날 줄 알았다. 도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평온한 목소리만 들려왔다.

“그래? 친구면 어서 들어오라고 해.”


마리엘은 다시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괜찮아. 우리 엄마 아빠는 착하거든.”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이안을 손짓으로 부르며 집 안으로 사라졌다. 이안은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그 낡은 나무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은 단순했다. 오래된 나무바닥, 흰 벽, 작은 창문. 어딘지 모르게 햇빛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방 한가운데에는 나무 식탁이 놓여 있었고, 식탁 위에는 막 차려진 듯한 식사가 소박하게 올려져 있었다. 낡은 그릇 안에는 따뜻한 수프, 투박한 빵 몇 조각, 그리고 물이 담긴 컵이 있었다. 음식은 소박했지만 식탁 주변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따뜻했다.


마리엘의 엄마가 식탁 옆에서 손을 닦으며 이안을 바라봤다. 그녀는 마리엘과 닮은 눈매를 하고 있었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와. 네가 마리엘 친구니?”

“…네.”

이안은 작게 대답했다. 그 순간 엄마는 식탁 옆의 의자를 가리키며 부드럽게 말했다.

“앉아. 우리 식사하던 중이었거든.”


그때 식탁에 앉아 빵을 자르고 있던 아버지가 고개를 들었다. 굵은 손을 가진 남자였지만, 그의 눈빛은 온화했다.


“이름이 뭐니?”

“…이안입니다.”


습관처럼 얼어붙은 듯한 말투. 하지만 아버지는 그 말에 미소만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편하게 있어라. 마리엘 친구라며? 그럼 우리 집에선 손님 아니다.”


그는 빵칼을 내려두며 덧붙였다.

“배고플 텐데 밥 먹고 쉬었다 가.”

이안은 대답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그를 특별히 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시하지도 않았다. 누군가를 따뜻하게 맞는 방법이 원래 이런 것이었을까. 이안은 알지 못했다.


“앉아.”

마리엘은 아무렇지 않게 의자 하나를 당겨주며 말했다.


이안은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그의 앞에는 접시가 놓였다. 엄마가 남은 수프를 조심스럽게 담아 그의 앞에 두었다.

“수프가 조금 남아서 다행이네.”


마리엘은 식탁 위 빵 한 조각을 들어 이안 앞에 내려놓았다.

“배고프지? 이거 먹어.”

“…응.”


이안은 그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빵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빵은 조용히 식탁 위로 내려놓았다. 그렇게 그 식탁에 앉아 있는 동안, 마리엘 가족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오늘 시장엔 갔어?”

엄마의 물음에 아버지가 대답했다.

“응. 사과 몇 개 샀어.”

“이번 사과는 좀 달았지?”

“응. 달긴 했는데 지난번보다 좀 비쌌어.”

아버지는 마리엘을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은 성당 근처에서 논 거야?”

“응. 거기서 이안 만났어.”

“그래? 성당 옆 공터는 햇살이 좋지.”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다들 거기서 놀겠구나.”


엄마는 딸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마리엘 친구가 생긴 게 얼마 만이니.”

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애가 혼자 노는 걸 좋아해서.”


그러자 엄마는 살짝 웃으며 조용히 덧붙였다.

“아니야. 친구를 만날 기회가 없었던 거야.”

마리엘은 수프를 먹다 말고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그냥… 내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그렇지.”

식탁 위로 작은 웃음이 흘렀다. 하지만 그 웃음은 요란하지 않았고, 서로를 향한 부드러운 공기처럼 조용히 퍼졌다. 가족들은 특별한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침묵조차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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