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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Aug 23. 2023

혼자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

열등감과 자기 방어. 그것이 매일 나를 흔든다.

1. 자의든 타의든 혼자 일을 하고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 혼자 무언가를 이렇게 오랫동안 해본 적이 있나?라고 묻는다면 전혀 없었다.  

적어도 그룹 스터디를 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오며 가며 인사하고 같이 배움 함께하던 친구들도 있었다.

동시에 소수의 인원일지라도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무하다. 혼자 사무실에 와서 일을 하고(사무실이라고 말하지만, 공동 창업 센터 같은 곳), 

가끔 협업을 할 때만 미팅하는 정도다. 하루의 온전한 시간을 내가 결정하고 쓴다. 그래서 남들이 가기 어려운 오후 4시쯤 헬스장에 가기도 하고, 일을 잊고 쉬고 싶은 집에서 종종 밤늦게까지 일을 하기도 한다. 

집에서는 와이프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기는 해도, 절대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이게 나도 처음 겪는 것이다 보니 좋은지 나쁜지를 판가름하기는 어렵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니까. 


9개월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혼자 무언가를 해나가는 입장에서 느끼는 것들이 많다. 그 느낀 것에 대해 조금은 진솔하게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 불안함. 과연 떨쳐낼 수 있을까?


대기업에 다니는 내 친구. 공무원인 대학 동기. 중소기업에 다니는 고등학교 친구. 각자의 삶과 세상이 존재한다. 하지만 30대 초반인 지금, 그들이 불안함을 논하지는 않는다. 40대 중반이 넘어가고 50대를 바라보는 시점이라면 불안함이란 단어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 것이다. 왜냐면 언제 퇴직을 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 그것이 가시화되었을 때 인간은 불안함을 느낀다.


즉 지금 내 또래 친구들 중에 불안함을 느끼는 이들은 극히 적다. 자기의 사업을 하는 친구들. 혹은 프리랜서인 친구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만큼 버는 구조이기에 항상 불안하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지 않는 이들은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이 방향이 맞는지 등에 대한 불안함이 늘 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이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불안함은 디폴트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앞으로도 계속 불안한 인생을 살 것이다. 불안함은 나를 계속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더 잘하고 싶게 만들고, 잘할 수 있도록 채찍질한다. 불안함에 잠식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라면 오히려 좋다. 실제로 나도 불안한 마음이 있고, 이걸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으면 좋을까부터 이를 동력으로 남들보다 한 발자국은 더 나아가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그리고 부를 이룬 사람들은 이런 불안함을 겪었던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리스크 없는 수익은 없다. 리스크가 없다면 누구나 다 그 일을 해서 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불안함은 나를 부정적으로 갉아먹어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으로 더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안했기에 머리를 굴리고, 생존방법을 고민하면서 성장한다. 원시시대만 봐도 그렇다. 내일 당장 굶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음식을 저장하기 시작했고, 이대로 있다가는 추워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불을 발견하기도 했다. (물론 인과관계가 비약이라는 것은 동의한다)


즉, 성공에는 리스크가 있고 그 리스크는 불안감을 동반한다. 나는 앞으로도 나의 생존을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고, 그것이 어떤 수준에 올라왔다 하더라도 계속 배수의 진을 치면서 더 성장하고 싶다. 그 끝에는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의 모습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3. 열등감과 방어기제. 스스로에 집중하게 된다.


"언제까지 혼자 일할 거야?"
"직원은 안 뽑아?"


주변에서 묻는다. 나를 위한 걱정의 의미라는 걸 안다. 하지만 내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다. 예민하게 군다. 이 원인은 간단하다. 그들의 말에 느끼는 열등감 때문이다. 내가 돈도 많이 벌고, 하는 것도 잘 된다고 가정하면 저런 질문은 아무렇지도 않다. 더 무례한 질문에도 웃어넘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가 잘하고 있음을 계속 암시하다 보니, 저런 질문이 공격처럼 느껴진다. 전혀 공격적인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답은 나에게 있다. 그들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물론 선을 넘는 메시지는 차치하고.) 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다 보니 내가 정답이고 나의 반대는 틀려야 한다. 거기서 방어기제가 발동된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부분이 있다.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화목하게 자라왔고 별 탈 없이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 말은 힘든 적도 없었지만, 반대로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의 부를 이뤄본 적도 없다. 그렇기에 잘되는 것에 대한 방어기제가 있는 듯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말이다. 이게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게 부끄러워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던 적도 있다. 근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그저 인간으로 태어나서 겪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하다. 

누구나 열등감과 방어기제는 존재한다. 내가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것. 혹은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한 것. 

질투심과 부러움. 거기서 비롯된 스스로의 합리화.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도, 적은 사람도 불문하고 모두 이런 모습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스스로를 인간으로 칭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이런 부정적인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하려는 연습을 한다. 그러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메시지를 필터링하는 것이다. 내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향으로만.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행복의 방향으로만. 가족, 부, 사랑, 관계 등 행복의 밀도가 높은 삶을 살기 위해선 그렇지 않은 것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옛말에 그런 말이 있다. 지금이랑 똑같은 데 어떻게 변화하길 바라냐고. 내가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그만큼 잃는 것도 있을 거라고. 틀린 말 하나 없다. 


두 번째는 스스로와 대화하는 것이다. 이 대화의 주체는 나이기에, 언제 어디서 해도 상관없다. 다만 외로움과 고독을 구분해야 한다. 나와 대화하는 것이 외롭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고독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봤는데, 고독과 외로움은 완전히 다른 의미다. 고독은 스스로에 집중하는 시간이고, 외로움은 타인의 부재로 인한 고통이다. 그렇기에 고독의 시간은 매일 갖되, 외로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조금 더 풀어 설명하자면 하루에 5분이라도 좋으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지금의 기분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나누는 것이다. 그럼 되게 재밌는 게 자연스레 메타인지가 생긴다. 제3의 시선에서 바라보게 된다. 바보 같은 대답에 욕을 하기도 하고, 진심 어린 말에 응원하기도 한다. 혼자 이런다는 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필요하다. 앞으로 계속 불안함을 추구하고, 리스크 있는 삶을 살 텐데. 내가 흔들리면 모든 게 흔들린다. 그렇기에 몸과 정신을 단련하는 일은 마치 '일'처럼 해야 한다. 하면 좋은 게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하는 것처럼. 그것이 쌓여서 더 단단한 사람을 만들고, 성숙해진다. 


 



너무 구구절절 말한 것 같다. 그럼에도 혼자 일하는 것에 대한 단상을 스스로 써 내려가다 보니 조금은 생각이 정리된 것 같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은 몇 없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해봤거나 앞으로 할 예정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이상한가?라는 생각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존재하니까.


혼자 일한다는 것에 너무 갇히지 말자. 오히려 혼자 일을 하든, 여럿이 하든, 팀빌딩을 하든 간에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느냐만 점검하자. 그게 우리의 정신 건강에 더 좋을 것이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라는 믿음으로

축구와 관련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리안 야야뚜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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