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사는 게 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by 코리안 야야뚜레

1.

내가 사용한 사진에 대한 저작권 경고를 먹었다.


말 그대로 경고였다. 정책을 위반할 시 계정이 삭제될 수도 있다는 그런 경고. 처음엔 조금 억울했다. 1만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내 계정에 하필 왜 이런 시련이. 최근에 팔로워 수가 정체기여서 그것도 괜히 답답했는데 설상가상이었다. 더 나아가 나보다 더 규모가 큰 계정들도 많은데 수익을 창출하지도 않고 있는 나 같은 잔잔바리를 왜 잡지. 괜히 원망스러웠다.


2.

하지만 내 잘못이 맞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구글링을 하고, 공식 계정등에서 사진을 내 마음대로 가져다 쓴 것은 분명 내 잘못이다. 여태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그 관성에 의해서 계속해왔던 것이었을 뿐 잘못된 행위냐 아니냐를 묻는다면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잘못된 행위다. 남의 사진으로 내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이 내 팔로워의 증가를 견인했다면 꼭 수익적인 게 아니더라도 내가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은 맞다. 그렇기에 할 말은 없다. 그렇게 객관적으로 내 상황을 지켜보니 그들은 그들의 일을 했을 뿐, 원망할 일도 탓할 일도 아니었다.


3.

300개의 콘텐츠 중 150개가 날아갔다.


어쩌면 예전부터 마음 한구석에 찝찝함이 있었나 보다. 언젠간 터질 일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것이 눈앞에 닥치니 솔직한 말로 멘붕이었다. 그렇게 저작권 경고를 먹은 다음 날, 기존에 하던 축구 클럽과 선수 등을 소개하는 모든 콘텐츠를 내렸다. 소위 말해 저작권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콘텐츠는 모두 삭제됐고, 앞으로도 이는 다루기가 어려울 것이다. 내가 직접 그리면 되지만 그러기엔 내 손재주가 그리 좋지 않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총 300개의 콘텐츠를 2년여간 제작해 왔는데,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듯 절반인 딱 150개가 날아갔다. 나머지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인터뷰이거나, 직접 내가 방문한 곳을 소개하거나, 누군가 직접 찍은 사진을 받아서 제작한 콘텐츠들이었다. 덩그러니 휑해진 내 피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4.

강제 진화를 해야 하는 막막함은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었다.


코리안 야야뚜레는 나의 모든 세계관을 대표하는 프런트맨이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시작된 온드 미디어였다. 이것이 지속적으로 그 규모와 영향력이 커져야 내가 앞으로 계획하는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될 거란 믿음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저작권 경고를 먹고 나니 그 믿음의 금이 가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발행하는 속도도, 그 개수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 너무 자명했기 때문일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머릿속이 맑아졌다. 항상 고민하던 것이 하나 없어졌기 때문인데, 그 고민은 기존에 내가 다루던 '축구 선수나 축구 클럽에 대한 소개'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이 내겐 코리안 야야뚜레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를 어떤 식으로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다.


조금 더 본질적으로 코리안 야야뚜레는 규모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딱 하나다. 자극적인 어그로를 통해 소식을 빠르게 전달하는 계정이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를 보여주더라도 나만의 색이 보였으면 하는 마음. 그게 기획이고, 그게 브랜딩이라는 내 믿음 때문이다. 어쩌면 코리안 야야뚜레의 ver.1에서 ver.2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자의가 아닌 타의로 강제 진화를 모색하게 됐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어떤 콘텐츠를 더 가열하게 다뤄야 할까?


5.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2년 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뒤적여본다.


왜냐면 처음 시작한 그 마음 안에 정답이 있으리라 생각하니까. 나는 진심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 축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는 사람이다. 뭐 좋아함에 우열도, 경중도 비교할 수 없지만 진심으로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이다. 콘텐츠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은 다양하다. 유명한 선수의 땀 흘리는 사진을 찍어서 소구 할 수도 있고, 수많은 계정이 그러하듯 소식과 뉴스를 퍼 나르며 실시간 이슈를 공유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법을 선택하고 싶을까? 거기에 대한 내 답변은 동문서답일 수 있으나, 계속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다이다.


6.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 이 맥락은 과연 무엇을 이끄는 것일까.


새로움 속에 사람들의 관심이 깨어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사람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세상을 배우기도 한다. 무관심했던 사람에겐 약간의 흥미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 판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그것들을 주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다. 그렇게 아이데이션을 하다 보니 다양하게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싶기도 하고, 축구판에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을 깊이 있게 대화해보고 싶다. 또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 등을 직접 개최하고 기획해 가는 모습들. 그것이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닐까.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지만, 저작권 경고가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아마 이제 나를 설득할 수 있는 기획이 완료가 되면, 그 과정도 이 브런치에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참 세상 쉬운 일이 하나 없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라는 믿음으로

축구와 관련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리안 야야뚜레입니다.


제가 궁금하신다면 인스타그램을 한번 놀러 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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