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리안 야야뚜레 Apr 27. 2023

저는 함께 일할 때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바로 '텔레파시'

디자이너를 

찾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도 종종 디자이너와 협업을 한 적이 있다. 내부 디자인 직군의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프리랜서 디자이너님과 협업을 했었다. 디자인을 요청하면, 기한 내에 만들어주시고, 페이를 지급하는 형태. 매우 간단하고 심플한 구조였다.


나는 직원이었기에 대표님이 디자이너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내가 종종 디자인 아웃풋이 필요할 때면 양식에 맞춰 해당 디자이너님에게 요청을 했고, 결과물을 봤을 때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만 하면 됐다. 기계적인 프로세스였고, 매우 간단했기에 큰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그렇게만 작업을 해와서였을까?


이제 내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입장에서 디자이너와의 미팅은 조금 달랐다. 페이도 신경을 써야 했고, 내가 어떤 방향성으로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목적성도 분명해야 했다. 디자이너의 생각은 어떤지 혹은 그들이 얼마에 이런 능력을 거래하는지 몰랐던 터라 주변의 아는 디자이너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근데 일단,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보통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이나 크몽/숨고 같은 사이트에서 처음 시작을 한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로 망설여졌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 먼저 크몽/숨고 같은 사이트는 워낙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었다. 대량으로 받아서 알바를 시켜서 만든다는 소문들도 있었고.  

- 그리고 지인 등 아는 사람들은 페이적인 부분에서 서로 곤란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약간 뭐 친구랑 동업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내겐 필요했는데, 아무래도 지금 완전 극초기의 단계이기 때문에 내 방향성과 꿈을 이해하면서 함께 할 팀원이었다.


건바이건으로 작업을 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치고 빠지는 사이가 아니라, 조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자인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물론, 내가 정직원으로 고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에 무리한 욕심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협업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돈을 지급하고 일만 함께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을 공유하고 같은 그림을 그리면서 가는 것을 나는 원했다. 그렇기에 나도 그 사람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떤 걸 줄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다.


그런 와중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스토리를 하나 올렸다.

"아직 뭣도 없고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함께 건바이건으로 협업할 디자이너를 찾습니다
근데 주변의 디자이너들도 꽤 알고 지내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아직 가진 것도 많이 없고, 줄 수 있는 게 넉넉하지는 않지만

연희동의 공사장 카페처럼 자기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는 것.

그렇게 하나씩 해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올렸고, 감사하게도 2분의 디자이너님이 연락을 주셨다.

실제로 올렸던 스토리 내용.





그렇게 한 분과

함께 하게 되었다.


연락 주신 디자이너님에게 "아 저는 이런 걸 해보고 싶습니다" 정도로 방향성과 레퍼런스를 전달드렸다.

만약 이런 작업이 가능하시다면 포트폴리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요청했고, 흔쾌히 포트폴리오를 보내주셨다.


디자인에 대해서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지식도 전무하고, 감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중요시 여겼던 포인트는 딱 두 가지였다.

1. 축구를 사랑하는 디자이너였으면 좋겠다.
2. 단순히 디자인적인 것을 넘어, 브랜딩이나 마케팅적인 관점에서도 인사이트가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


사실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웬 걸? 보내주신 포트폴리오를 보고서 '귀인이 나타났다'라고 생각했다.

작업물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보다 매력적이었던 것은 위 두 가지였다. 축구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애정, 그리고 브랜딩적인 관점에서의 자기 생각이 뚜렷하신 분이었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에 통화를 진행했고, 첫 만남을 기약했다.

첫 만남까지는 약 1주일이란 시간이 남았었고 그 시간 동안 나는 뭘 준비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준비한 건 딱 한 가지였다.

"나란 사람은 누구고, 앞으로 이런 걸 할 것입니다"

이에 단순히 디자인적인 이야기만 포함되어 있진 않았다. 내 꿈, 내가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 그리고 내가 이걸 시작하게 된 계기와 동기 등 조금은 포괄적이지만 정말 내 저 밑에 있는 이야기들까지 다 꺼내서 설명드렸다. 


조금은 상대방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꼭 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 이유는 나랑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내 생각과 비전, 꿈에 대해서 충분히 듣고 본인의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이 일치해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피피티 대신 노션으로 정리하면서, 설명드렸던 장표. 
제 계획과 로드맵들도 정리해서 말해주었다.




함께 일하는 것의

의미와 목적.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단순한 알바부터 정직원까지 못 구해서 안달이다.

그리고 구한다고 해도 3개월 만에 퇴사를 하고, 또 1년 만에 이직을 하는 현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끝없는 고민이 시작된다.


고민의 깊이는 깊어지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꽤나 단순하다.

"뜻과 의미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뽑고"
"이 사람들이 자기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자본을 마련한다"


딱 2가지만 충족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내 입장에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했고

팀원의 입장에선, 이 회사에서 자기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했다. (단순 업무만 하다 보면 금방 지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팀원도 없는 초라한 1인 창업가지만, 앞으로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 나와 같은 스몰브랜드, 혹은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함께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텔레파시'라고 생각한다.


"텔레파시? 이게 무슨 소리야?"

라고 할 수 있지만, 굉장히 명확하다.


서로 모든 팀원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호흡도 생기고, 시너지가 생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어떤 하나의 큰 배를 여러 명의 선원과 함께 노를 저어 출항했다고 가정해 보자.

선원들이 해야 할 일은 노를 열심히 저어주는 것이고,

선장이 해야 할 일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선원만큼 더 많이 노를 저어야 할 때도 있다)


이때, 한 선원은 노를 잘 저을 수 있게 따로 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고 싶어 한다.

또 한 선원은 노를 잘 저을 수 있게 맛있는 음식을 원할 수도 있다.


노를 잘 젓는다는 한 가지의 목표에 여러 조건들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은 선장의 몫이다.

어떻게 하면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줄 수 있을지, 지금보다 나은 음식을 구해올 수 있을지.

정해진 시간에 함께 노를 열심히 젓고, 그다음 다 같이 쉬면. 느릴지라도 이 배는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그것도 효율적으로.


하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

한 선원은 이 노를 젓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여 노를 젓지 않고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또 한 선원은 노를 젓는 것에 열정적이라 남들보다 2배씩 노를 저어댄다.


하나의 목적과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두 선원 모두 열심히 일을 하지만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노는 함께 저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아무리 2배로 한 명이 열심히 젓는다고 해도 한 명이 서포트하지 않으면 제자리를 뱅뱅 돌 뿐이다.


이것이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한 가지의 목적과 방향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오직 팀원들을 대하는 진심. 진정성. 그리고 이 팀원들이 진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팀원들이 대표의 생각을 이해하고 동기화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폭발적 성장을 일으키려면

진심으로 대하자.


조그만 브랜드일수록 돈도 없고, 인프라도 없다.

하지만 그 어느 규모의 기업들보다 열정만큼은 최고다.


그렇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또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선 대표 혼자선 절대 할 수 없다. 함께하는 팀원들이 있어야 하고, 이 팀원들의 성장과 역량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회사를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진심이

팀원들이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게끔 만드는 동기부여다.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라는 마음이 없으면, 

그 기업은 절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디자이너와의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흘러왔지만, 결론은 단순하다.

일은 인간이 하는 것이고, 팀원도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위할 때 생각이 동기화될 수 있고, 그것이 함께 일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음에는 또 디자이너님과 협업을 하면서

느낀 포인트들이나, 그 우여곡절들을 한번 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축구를 사랑하는 덕후이자,

언젠간 축구 사업을 하고 싶은 사업가입니다.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축구와 관련한 여러 콘텐츠를 접하고 싶다면

➡️ 코리안 야야뚜레 인스타 구경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찐팬? 그거 어떻게 만드는 건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