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와 사업하면 이제 돈 많이 벌겠네?"
퇴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한 내게 친구들은 종종 우스갯소리로 묻는다. 맞는 말이다. 빅 머니를 보고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고, 이를 이루고 싶어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돈을 벌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다.
아니, 현재는 돈을 벌 생각이 없다. "엥? 사업을 한다는 놈이 그게 무슨 소리야?" 사업이라는 것은 필수불가결하게 매출과 연관되어 있다. 왜냐면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현실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 이것에 대해서 나도 너무 잘 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장 발생할 수 있는 매출'에 집착한다. 매출에 집착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브랜딩이나 비즈니스 이런 걸 다 떠나서 결국 세일즈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한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과정 속에 그것의 레버를 당길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했다.
오늘은 내가 생각하는 매출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비즈니스에 정답은 없기에 내 생각도 정답은 아닐 것. (하지만 지금 내가 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누군가 생각하면 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자신의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대가다. 그렇다 보니 자기가 잘하는 일로 무언가를 대행했을 때 혹은 잘하는 일을 콘텐츠로 남들에게 셀링 했을 때 매출은 발생한다.
이런 측면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하고, 지금이라도 그렇게 해야 하나 고민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사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 봤다. 나는 앞서서 이야기한 것처럼 큰돈을 벌기 위함도 있었지만, 사실 그 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가 딱 하나 있었다.
'한 번 사는 인생, 내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겠다.'
그리고 그 '내 거'라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자, 또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어야 했다. 그렇기에 축구라는 카테고리를 선택한 것이었고, 그 축구에 내가 진심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정말로 축구는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즐겁게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내가 일군 이런 축구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런 가치를 구현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또 그게 궤도에 올른다고 하면 그때는 맘 편히 눈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마디로 죽어도 좋다. 어쨌든 창업가는 저마다의 이유로 사업에 임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진정성과 진심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매출 0원이라는 것. 당연히 기쁜 소식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왜냐면 내가 선택한 사업의 방향은 단기에 바짝 당기고 빠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내 가치와 철학을 알려야 워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내가 지금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의도된 적자라고 생각한다.
(쿠팡이나 마켓컬리나 이런 걸 할 줄 알았는데, 우연히 나도 하고 있다.)
왜 의도된 적자냐고?
내가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딱 이거였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충분한 자본이 있냐.
-진짜 축구에 진심인 능력을 갖춘 팀원이 있냐.
-아니면 내가 축구와 관련된 선수나 업계 관계자냐.
이 셋 다 아니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있었다면, 나도 이런 선택을 안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 없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
그것은 꽤 단순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으자'.
근데 이제 여기서 고민인 것은, 어떤 방식으로 모을 것이냐다. 미디어 채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콘텐츠와 기획으로 이들을 모을 것이냐가 문제였다. 왜냐면,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팔로우하거나 구독하는 콘텐츠는 굉장히 다양한다. 축구와 관련된 밈이 될 수도 있고, 축구 기술을 알려주는 팁일 수도 있고, 또 해외 축구 소식을 전달하는 뉴스일 수 있다. 이런 콘텐츠들 사이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 방향성을 정했다면 그저 그냥 해보면서 계속 발전할 뿐이다.
그렇게 나는 1년 동안 1,000명의 팔로워를 모으자고 마음먹었다. "엥? 1000명? 그걸로 뭐 어쩌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원래 0에서 1을 만드는 것이 가장 힘들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순간. 앞으로 계획하는 것들은 하나씩 술술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겐 어이없는 숫자일 수 있겠지만, 내겐 매우 큰 숫자다. 왜냐면 평생 내 혼자 힘으로 주변 나를 아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1000명이란 팔로워를 인스타, 유튜브, 블로그 등 모아본 적이 없다. 그리고 한 달에 100명씩 늘려야 하는데, 그러면 한 주에 25명이 나를 팔로우해줘야 한다.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겠는데.
그렇게 나는 내 첫 KPI를 잡았고, 열심히 6개월을 달렸다.
아니 근데 이게 웬 걸? 지금 5월이 된 시점에 1,800명을 넘겼다. 우연치 않은 기회들도 있었지만, 결국 내가 가려는 방향이 사람들에게 먹혔다는 확신이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저번에 글로 기록했었다)
https://brunch.co.kr/@koreanyayatoure/81
그렇게 나는 올해의 목표를 5,000명으로 잡고 그저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고, 계속 사업에 대해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여기서 누군가 내게 물었다. "축구 인플루언서가 되는 게 목표예요?"
축구라는 분야에서 유명해지면 좋겠다만, 나의 꿈이 축구 인플루언서는 아니다. 그렇기에 나를 따로 드러내지도 않고, 앞으로도 크게 그럴 생각이 없다. 그럼 왜 팔로워를 모으려는 건지에 대해 궁금해할 텐데, 그건 나의 온드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온드 미디어의 힘은 강력하다. 그 사람의 방향과 철학에 공감하는 초기의 팬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딱 이거라고 생각한다. 소수일지라도, 이 사람이 하는 건 믿을 만해라는 그 생각을 심어주는 것. 그리고 그 힘이 사업을 하는데 엄청난 추진력이 될 테고, 나 또한 그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계속 더 노력할 것이다.
https://www.ascentkorea.com/atl-btl-ownedmedia-paidmedia-earnedmeida-imc/
다시 한번 정리하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축구 인스타그램은 어쩌면 프런트 맨에 가깝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지속적으로 축구 문화 혹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나 또한 많이 배우고 있다. 그걸 또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팔로워수가 늘어나면 좋겠지만. 그 팔로워를 모으려고 나스럽지 않은 걸 할 생각은 없다.
왜냐면 몇 명이 모이냐 보다, 얼마큼의 사람이 나를 좋아하냐가 더 중요하다. 최근에 이런 말을 들었다. "근자열 원자래". 가까이 있는 사람들부터 물들여야, 멀리 있는 사람들 물 들일 수 있다.
이 말이 정말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업을 하던 그 사업의 진정성과 철학에 공감해 주고 또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진심은 통한다고 내가 진심이라면, 그들도 느낄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브랜드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 중에 이렇게 접근하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소위 말해 당장 판매해야 할 제품을 만들고 광고를 돌리면서 판매를 촉진시킨다. 그러다 보면 결국 남는 돈은 크지 않고, 이런 악순환 속에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고민한다. 또 바쁜 것은 또 엄청나게 바쁘다.
사업을 하는 방식마다 다 달라서, 이게 틀렸냐?라고 하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스타일은 아니다. 사업을 통해 또 이 계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계속 메시지를 던질 것이고, 그 메시지가 충분히 도달했다고 느낄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내가 의도된 적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당장의 매출 때문에 이렇게 초기부터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팔 생각은 없다. 오히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순간을 위해서 지금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뿐.
그때 가서 나의 확신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계정으로 계속 팔로우해 주는 사람들이라면 나를 믿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어떤 콘텐츠를 하는지에 대한 기획과 고민에 자꾸만 집착하는 것이다.
어쨌든 말이 길어졌는데, 올해 10월부터 브랜드를 하나 론칭을 준비할 것이고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론칭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기획하는 프로젝트가 있기에,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팔로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할 것이다.
이거에 내가 진심이기에, 팔로워들도 내 진심을 언젠가는 더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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