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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 야야뚜레 Jun 15. 2023

팔로워 이벤트도 나스럽게 해보고 싶은데.

팔로우 필수, 스토리 공유하면 당첨 확률 UP! 이런 거 안 하고 싶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 팔로워들도 알고 있을까?"
"내가 지속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지 않을까?"


그리고 그걸 내가 꾹꾹 눌러쓴 글로 알린다 하더라도, 인스타그램의 플랫폼 특성상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정독해 줄까. 그리고 사실 정성스레 꾹꾹 눌러쓰는 글, 여러 번 발행하면 사람들도 피곤해하지 않을까.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왜 나는 이 계정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 팔로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일까?"부터 정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것에 대한 이유는 딱 하나, 내가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알아줬으면 해서이다. 메시지를 알아주면 뭐가 좋냐?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이유는 명확하다. 앞으로 내가 전개할 브랜드나 서비스 등은 이런 메시지를 기반으로 움직일테니까. 그리고 이 메시지가 명확하고 이유가 곧게 서있어야 절대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다 보니 자꾸만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이 메시지에 집중하게 된다.


이게 과연 좋은 습관이고 방향이냐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면,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 초기 브랜드이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이 이 일관된 메시지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조금씩 조금씩 이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 주리라 생각한다. 


자, 좋다. 이제 확신이 들었으니 나만의 방식대로 이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져보자.

"그래서 어떻게 던질 건데?" 여기서부터 고민은 시작된다.




천편일률적인

팔로워 이벤트 말고. 


내가 선택한 첫 번째. 팔로워 2,000명이 되는 순간 이벤트를 하나 열어보자. (사실 1,000명 때 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팔로워가 빠르게 늘었다) 이벤트 하나를 열더라도, 코리안 야야뚜레스러워야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다 하는 것을 하되, 약간의 비틈이 필요했다. 그게 창의성이라고 믿었고, 그런 모습들이 쌓여서 팬이 생긴다고 생가했다. 그 이벤트 기획 과정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살짝 공개한다.


(사실 이 글을 쓸 때부터 이번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고, 어떻게 하자고 방향은 정해둔 상황이었다. 해당 글에도 보면 나온다.) 

https://brunch.co.kr/@koreanyayatoure/68


1. 팔로워가 이걸 보고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어?

그럼 먼저 가장 심플하게, 이 이벤트가 팔로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냐?부터 물었다. 당연히 팔로워들은 적은 노력 대비해서 얻을 수 있는 물질적 가치에 효용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브랜드나 서비스에서 이런 식으로 경품 추첨 이벤트를 많이 한다. 그 이유는 굉장히 명확한데, 약간의 금액(경품을 준비하는)으로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좋아요, 팔로워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라 호텔 숙박권 같은 것들을 1등 상품으로 내걸고, 친구를 태그 하라고 하고 스토리에 공유하라고 한다. 왜냐면 그들이 이 이벤트를 하는 KPI가 그것이니까. 충분히 공감한다. 마케팅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돈 쓴 것에 대비해서 결과가 있어야 하니까. 그게 숫자면 더 좋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단순히 경품 추첨 응모와 같이, 진입장벽이 아예 낮은 이벤트는 배제했다. 경품 추첨에만 참여하고 팔로우를 끊는 그런 체리피킹이 걱정되서라기 보단, '나스럽지' 않았다. 정확히 이게 어떤 뜻인지는 스스로도 고민 중인데, 남들이 다 하는 그걸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랑 비슷하다.


2. 내가 선택한 건 '진입장벽을 높이기'.

굉장히 간단했지만 아무나 참여 못하는 그런 것. 축구로 친해진 친구, 혹은 만나면 축구 이야기만 주구장창하는 그런 친구. 아마 축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태그 해서, 어떻게 친해졌는지 또 어떤 이야기들이 둘에게 있는지를 들려달라고 했다.


축구라는 게 서로의 친구 사이를 이어준 것인데, 그 축구에 대한 감사함을 되새겨보자라는 취지였고 앞으로도 우리 축구로 더 친해지자.라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요, 팔로우 필수, 스토리 공유' 등과 같은 부가적인 것은 요청하지 않았다. 진입장벽 때문에 적게 지원하더라도, 그 사람들에게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3. 그럼 뭘 줄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매우 컸다. 단순히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끌릴만한 '유니폼, 축구화' 등도 있었고,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기프티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나스럽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던지려는 의도와 메시지가 '축구로 친해진 친구와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니까 여기서 착안했다. 이 둘이 함께 입을 수 있는 티셔츠 세트와 풋볼 프렌즈라는 워딩이 담긴 스티커팩이었다. 


맞다. 티셔츠나 스티커는 매우 흔하게 이벤트 선물로 주곤 한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이유와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이 티셔츠는 직접 디자이너와 함께 제작하여, 현재 당첨된 3인에게 친구와 함께 입으라고 전달을 할 예정이다.




4. 결과는 어땠나. 

그렇게 이벤트를 올리고 나서 사실 많이 참여할 줄 몰랐지만, 너무 감사하게도 77개의 댓글이 달렸고 그중에 실제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28명 정도였다. 이 진입장벽을 뚫고 이렇게 참여해 주었다는 것은 내가 던진 의도가 어느 정도는 작용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댓글을 읽다 보니 진짜 축구로 친구가 된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의 사연이나 이야기를 들으니 괜스레 뭉클했고 또 감사했다. 왜냐면 내가 딱 의도한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이었으니까. 



5. 결론적으로.

이벤트를 하더라도 나스럽게 해야 한다는 고집은 통했다. 남들이 보기엔 아쉬울 수 있는 KPI이지만, 내 계정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축구는 서로를 연결하고, 친구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줘요' 그래서 이런 생각으로 이벤트를 하니까 팔로워들도 어느 정도는 이 계정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정도를 생각해 줬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건 아직 첫 번째일 뿐, 이제 지속적으로 동일한 메시지를 기반으로 던져야 한다. 그게 이제 두 번째로 준비하고 있는 오프라인 모임이고 그 모임에 대한 기획 과정도 나중에 한번 다뤄보겠다.




"축구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즐겁게"라는 믿음으로

축구와 관련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코리안 야야뚜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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