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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만 있고 이야기가 부족한 전통주 행사들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41


▲ 여의도 불꽃축제 3년 만에 개최된 여의도 불꽃 축제


가을은 많은 수식어가 붙은 계절이다. 독서의 계절, 수확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등등. 그중에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건 축제의 계절이라는 수식어일 것이다. 가을이 아니어도 전국에는 많은 축제가 개최된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각 지자체별로 개최하고자 하는 크고 작은 축제 개수가 997개가 된다. 계산적으로는 하루에 2.7개의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기간에는 이러한 축제들이 열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술과 축제           

▲ 사케노진 사케 축제로 유명한 니가타의 사케 축제                  ⓒ Wikimedia


이처럼 많은 축제 중 술이 없는 축제도 없지만, 술이 주인공인 축제도 많지 않다. 외국에는 술이 주인공인 축제가 있다.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개최되는 독일 옥토버페스트는 맥주 하나만으로 세계 3대 축제가 되었다. 중국의 청도 맥주 축제, 영국의 위스키 축제들 모두 술을 즐기는 축제로 알려져 있다. 가까운 일본도 많은 술 축제가 있는데 한국까지 알려진 축제가 있다.


바로 니가타의 사케 술 축제인 '사케노진(酒の陣)'이다. 니가타 지역의 다양한 술들을 한자리에서 마실 수 있는 행사로 14만 명(2019 기준)이 방문하는 작지 않은 축제이다. 이러한 축제 모두 많은 사람에게 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술 축제가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음이 제한되면서 술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인 즐거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개최된 주류박람회나 전통주에 대한 폭발적인 소비자 관심을 보면서 올 가을 개최되는 전통주 축제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축제나 박람회 등을 보면서 부스 기획, 차별성 그리고 시음 등의 운영 방법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 바앤스피릿쇼 부스 다양한 콘셉트의 부스가 있던 2022바앤스피릿쇼                  ⓒ 바앤스피릿쇼


한 예로 최근 개최된 2022 서울 바앤스피릿 쇼(Bar&spirit Show)에서는 위스키 업체들이 자신들만의 술에 맞는 콘셉트를 기획해서 젊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고성의 컨셉으로 부스를 꾸민 업체가 있는가 하면 고급스러운 정원의 느낌으로 자신들의 부스를 차별화했다. 물론 이러한 업체들은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기에 지금 전통주 업체들이 그들과 동일하게 기획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기획이 꼭 부스를 화려하게 만들고 사람을 많이 쓴다고 해서 되는 것만은 아니다. 양조장이 가진 술에 대한 철학 그리고 내 술을 판매하고자 하는 층을 노린 콘셉트가 중요할 것이다. 박람회나 축제에 참가하는 양조장이 많기에 양조장들이 똑같은 규격에 똑같이 제품 플래카드만으로 부스를 차별화 시킬 수 없다. 작은 부스라도 자신들의 부스를 돋보일 수 있는 색이나 소품을 사용한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한 예로 젊은 양조인들이 세운 양조장에서는 자신들만의 색깔과 술을 담는 박스를 이용해서 기존과 다른 외국 양조장의 느낌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관심을 끌었다. 다른 양조장에서는 하나의 부스에 여러 술들을 전시하는 게 싫어서 4개의 부스를 빌려서 부스 당 제품 하나씩을 배치하고 술에 대한 설명과 칵테일을 시음시킴으로 판매와 홍보에 있어 차별화를 시도했다.


축제의 완성도            

▲ 다양한 전통주 부스들 다양해지고 있는 전통주 홍보 부스들(사진은 위의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 이대형


다음은 전통주 시음에서의 정보 전달 부분이다. 부스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주 시음에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도 술을 마시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제품에 관한 관심이 없는 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양조장에서는 술을 설명하기보다는 시음을 통한 판매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물론 판매도 중요하다. 하지만 부스를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양조장의 스토리와 함께 시음이 된다면 양조장과 술에 대한 호감도는 증가할 것이다. 박람회에서 소비자들 5~10명을 모아서 한 번에 술에 대한 설명과 시음을 진행한 양조장을 본 적이 있다. 짧게라도 술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던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일본 사케의 경우 부스에서 다양한 술을 판매할 때 자신들의 술을 명함 형태로 만들어서 기억할 수 있게 나누어 주거나 가져갈 수 있게 했다. 때에 따라서는 브로슈어를 재미있게 만들어서 나누어 주는 양조장들도 있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축제마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동일한 전통주 시음과 홍보 방식으로는 차별성을 주지도 그리고 발전도 할 수 없다. 부스를 꾸미고 시음 때마다 설명하는 것은 힘들고 귀찮은 일이다. 또 바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양조장과의 꾸준한 차별화 노력은 소비자들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술을 즐기기 시작했기에 새로운 술의 맛뿐만 아니라 양조장과 술 정보에도 관심이 많다. 양조장들은 자신들의 술을 잘 알릴 수 있는 자신만의 전시 컨셉과 시음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져야만 양조장의 차별성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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