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신문 펼치기(옛 신문을 보며..)-8
술을 이야기할 때 다양한 정의나 설명이 있을 수 있다. 그중 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공감할 말 중에 하나는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다’ 일 것이다. 공업용으로 화학적인 합성을 통해 만드는 알코올을 뺀 모든 알코올=술은 미생물의 대사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특히 한국의 쌀 또는 곡류를 이용한 술들은 누룩이라는 발효제에 있는 곰팡이가 분비하는 전분 당화 효소에 의해 전분을 분해해서 당분으로 만들고 이 당분을 누룩에 포함되어 있는 효모가 사용해서 알코올을 만든다. 이처럼 한국술을 만드는 것에 누룩, 즉 미생물이 빠지고서는 술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이렇게 술을 만드는데 중요한 곰팡이와 효모가 국산제품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도 많지가 않다.
현재 한국을 대표할 만한 양조 곰팡이 균이나 알코올을 만드는 효모 균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막걸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효모는 국내에서 1곳에서만 생산되고 있고 곰팡이 균은 아스퍼질러스 루츄엔시스(Aspergillus luchuensis)라고 해서 과거 일본에서 도입된 백국균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누룩을 만드는 큰 공장은 3곳 정도만이 운영될 뿐이다. 이처럼 술을 만드는데 중요한 미생물이 왜 다양하지 못할까? 큰 이유는 술을 만드는 미생물이 돈이 되지 않아서 일 것이며 다른 이유는 일제강점기, 6.25, 양곡 관리법 등을 거치면서 술의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미생물의 중요성이 줄어들어서 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양조용 미생물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연구를 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우리나라 누룩에서 분리한 효모 10종과 씨누룩 17종을 연구하고 이것을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우리술의 가치가 살아나고 있고 미생물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있기에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양조 미생물을 가지고 한국술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 신문에서는 이러한 양조 미생물을 어떻게 다루었을까? 매일신보 1928년 7월 16일–18일 기사 중에 효모를 발명(?)한 발명담이 3편에 나누어 실려 있어서 먼저 1편을 소개를 해보려 한다.
참고 - 신문에 있는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한자로 표시되어 이해가 어려운 단어만 추가로 설명하였습니다. 잘못된 문장해석과 표현은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류식효모의 발명담 (1)
조선주에 전용
원료는 대만당밀
쌀값으로 삼할은 이익이다.
일즉이 대판고등공업학교에서 양조과를 졸업한 류린씨는 귀국한 후 시내 효제동 245의 6에서 고려양조협회를 창설하고 양조업에 관한 것을 연구하여 오는바 조선주에 전용하는 효모를 연구하다가 류식 효모를 발명하얏는데 류식효모는 대만에서 생산하는 당밀을 원료로하는 소주에만 전용되는 것으로 그동안 여러 가지로 실험해본 결과로 보아서 매우 유리하며 또한 필요한 발명임이 판명되엇슴으로 이번에 그 가치를 사계유지(斯界有志, 그방면의 뜻이 있고 관심이 있음)를 비롯하여 일반학계에까지 뭇고자하는 바이라한다. 이제 그 연구를 거듭하게된 동기와 류식의 효모 원리를 소개하건대 다음과 갓다한다.
조선주(소주, 약주, 탁주를 칭함) 제조에 요하는 원료는 최근에 지(至,이르러)하여 그 종류가 다양으로 되야 조선산은 물론 일본, 중국급남양 안남, 섬라(태국)등의 외지산 까지라도 구입하야 사용하게 되었다는데 차는 필경상업경쟁에 기극에 달함을 증명하는 큰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조선주의 일개년 생산액이 78천만원으로 차(此,이것)에 요하는 곡류가 또한 56천만원의 것이 소비되는 현상으로서 식량문제로나 조선경제상으로나 어느 것으로 보든자 조선주에 대한 것을 큰 문제로 삼지 안을 수 없다한다. 이원료로 공급되는 곡류가 전기(앞서 설명한)한바와 같이 조선이외의 산(産,생산)을 점차로 구입사용케 되얏슴은 교통의 편을 이용하야 외인대공장의 제품이 최염가로 조선의 산간벽디까지 점입(漸入)하는 추세를 간파하고 조선인공장에서도 차에 대한 대책을 강구한다는 것이 염가인 외국산미를 가저 오게한 초입이엿다.
그러나 이 소극적인 대책은 그들을 대항하는데 너무 미약함을 우리의 안전에 뵈이고 잇디 더욱히 나날이 oooo으로 구축을 당하고 잇는데야 엇지하랴 그리하야 도리혀 외인공장의 제품을 직구입하야 중간매매하는 기현상까지 정하고잇다. 이리하다 가는 조선인이 매년 소비하는 78천만원의 조선주도 조선인공장의 손을 떠나서 새로운 자 에게 몰슈경형케 될날도 불원(멀지않음)하다고 본다. 그러면 우리는 이에 대하야 조선의 경제문제를 생각하면서 건실한 계획하에서 그들의 제품을 대항하며 우리의 손을 떠나지안케 할 수업슬가 함이 우리가 긴절히 사고할바 문제이다.
이것이 나의 조선주전용 효모연구의 동기이다. (특히조선주에 잇서서 우이를 잡고 잇는 소주에 한하엿다) 조선인공장은 자금난에 함하엿스니 완전한 기계의 설비는 몽상으로 돌니고 원료에 대한 연구를 좀더 학리에 근거를 두고 조선인의 풍미방면과 기호방면을 떠나지안는 범위내에서 계속할 필요가 잇슴을 알엇다. 제일염가인 원료를 택하야 제조에 요할 원료로 정하니 조선산의 당미를 거하게되야섯다.
그러나 이것은 식량결핍을 호하라는 장래 조선에잇서서는 지금부터 점감을 행할 필요가 잇는것인 동시에 또한 외지산에 비하야 소고(小高,적고 높고)의 혐(嫌, 불만)이 잇는 것이다. 여게서 선택한 것이 현재 외인대공장에서 소용하는 대만산 당밀원료이다. 가격으로는 조선산, 중국산, 안남, 셤라산보다 약 3할이 이익이 잇스며 제조경로가 심히 안전하여 부패의 우가(우려)업슬뿐안이라 종시 일편하야 수속이 심히 간편 한 바가잇다.
그러나 이것을 사용함에 큰 난관이 잇스니 이는 대규모의 기계장치를 요함으로써이다. 이장치가 업다면 조선인이 기호하는 풍미는 차즈랴도차즐수업다한다. 또한 완전한 기계의 장치가 잇다더라도 조선인의 구(口,입)에 구회될 풍미는 대부분 말살되여 당일 그 자체에서 구비한 풍미를 구출할수 업다함이 화학적 분절으로 증명되는 것이다. 여게서 나는 종시일관(시종일관)할 결심으로 적년연구를 계속하야 류식효모로써 당밀을 가지고잇는 특수성분까지 제거멸화를 식혀 간단한 기계와 용이한 제법으로서 조선적인 풍미를 일치안는 최염가의 량품을 구할 수 잇슴을 발표한다. 그래서 식량문제에 저촉되지안케하며 경제상 리윤문제에 잇서서도 종래원료 미(米,쌀)가격에 비하야 약 반액으로될 수 잇슴을 확실히 증명한다. 통계적으로 차액을 비교명시하랴하나 지리함을 피하랴하야 후일을 약하고 차에는 생략하다.
사진은 류린氏
이 신문에서는 개인인 류린씨가 증류주용 효모를 발견하고 대만에서 생산하는 당밀을 원료로 하는 소주에 적용하면 그 맛이 매우 좋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효모를 사용하면 기계장치를 사용해서 소주를 만들어도 조선적인 풍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당밀을 원료로 하는 이유는 식량문제로 인해 쌀을 소비하는 게 부담스럽고 저가의 외국 원료들이 들어와 술들이 만들어지면서 조선주를 만드는 곳의 경영난이 심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 한다.
이처럼 1930년대에는 술에 있어 미생물의 연구내용이 신문 소재로 삼을 정도로 중요성이 있었으며 효모를 연구한 내용도 술을 맛있게 만들기 위함과 함께 조선의 식량문제와 조선주의 유지를 위한 큰 의미가 있었다. 아쉽게도 현재 류린씨가 개발한 소주 효모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이러한 효모가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맛있는 증류주를 마실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다음에는 류식효모의 발명담 (2)(3) 편을 다루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