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춘향' 스토리를 벗어나야 하는 전통주

한국술 주(酒)저리 주(酒)저리-15

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오래된 술 그리고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그동안 대부분이었다. 전통주가 이러한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이미지가 가장 크기도 하지만 많은 양조장이 강조하는 것이 자신들의 술이 만들어진 탄생 배경을 역사에서 찾거나 때로는 정설이 아닌 설화에서 찾으면서 이러한 이미지들이 더 부각된 게 아닐까 한다.


korean-food-2489206_1920.jpg 막걸리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 출처 -pixbay


전통주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술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가장 오래돼 양조장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아니면 시대 또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주에 대한 이야기도 전통주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 일 것이다.

사진100719_008.jpg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상관없음) / 출처 – 이대형 박사


전통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의 대부분은 영세하기에 마케팅을 하기 쉽지 않다. 그러기에 적은 예산으로 관심을 끌기 위한 하나의 수단 중 「술이나 양조장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택하고 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정확한 정의는 아니지만 ’스토리(story)+텔링(telling)’ 의 합성어로서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지역에 새롭게 시작하는 양조장들은 양조장의 스토리텔링과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 양조장의 역사를 근접 지역이라는 것 말고는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는 과거 지역 술의 이름을 차용하거나 고문헌에 나오는 제조방법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양조장의 술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덧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캡처-1.JPG 고문헌의 술 제조법을 지금 만들면 같은 술일까?

최근 한반도의 모양인 호랑이를 양조장 술에 스토리텔링화 한 술이 있다. 한반도의 모양인 호랑이의 배꼽 자리에 위치한 평택 한 양조장에서 만든 술이다. 막걸리의 이름도 ‘호랑이배꼽’이라고 지었고 스토리를 최대한 술에 사용해서 라벨도 호랑이의 모양을 넣어서 만들었고 최근에는 자신의 배꼽을 가리키는 귀여운 호랑이 캐릭터를 만들고 굿즈 상품과 함께 펀딩 유치를 했다. 사람들은 한반도의 중심이나 호랑이 배꼽의 위치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술의 이름과 그 스토리를 기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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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호랑이를 스토리텔링한 제품 / 출처 - 양조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처럼 꼭 스토리텔링은 과거의 역사나 전통을 가지고 할 필요가 없다. 지역에 좋은 문화 관광자원과 연계해서 자신들의 양조장에 지역 색을 입히거나 아니면 2-3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양조장들은 대를 이어 만드는 술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억지춘향’이라는 말이 있다. 일을 순리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우겨 겨우 이루어진 것을 이르는 말이다. 혹시라도 자신들의 양조장 스토리텔링이 억지 춘향이 아닐지 다시금 고민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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