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종량세 전환이 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4

부제 : 종량세, 마지막에 웃는 술은 어디일까?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14


  종량세 전환과 관련되어 가장 환영을 하는 곳은 맥주업계이다. 물론 모든 맥주 업체가 환영을 하기보다는 국내 수제 맥주 회사들이 환영을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종량세 전환이 되면 무엇이 좋아지기에 수제 맥주 회사들은 환영을 할까?


  우선 종량세와 종가세의 장단점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주세에 있어 종가세와 종량세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종량세 전환 시 고급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수입주류와의 과세 형평성이 줄어들기에 수제 맥주들은 종량세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많다.

종가세·종량세 체계의 장단점 비교 / 출처- 주세 과세체계의 합리적 개편에 관한 공청회 자료


  이처럼 종량세 전환 시 주종별 유불리를 보면 맥주 중 국산 맥주, 그중에서도 수제 맥주 등은 세금이 낮아지며  수입맥주 중에서도 비교적 원가가 높았던 프리미엄 맥주 가격은 지금보다 저렴해질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의 경우도 고가의 프리미엄 와인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반면, 저가 와인은 이보다 세금 혜택을 덜 받을 것이다. 고도주를 살펴보면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17도 소주의 경우 종량세를 적용할 경우 지금보다 세금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위스키는 종량세 전환 시 알코올 도수 40도 기준으로 세금이 최대 72.44% 줄어든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자료). 


주종별 종량세의 희비가 다르기에 이번 종량세 전환에서 증류주는 제외되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수제 맥주 회사의 경우 좋은 원료를 사용 시에 맥주 원가가 높아지기에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현행 종가세 체계에서는 세금을 많이 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매점에 판매하기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이 국산 수제 맥주를 일반 소매점에서 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종량세 하에서는 알코올에 따라 주세를 내기에 좋은 원료를 사용해도 ‘1만 원에 4캔’이 가능해진다. 또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맥주들도 주세의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다양한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다. 결국 시장에서의 수입제품들과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맥주에는 L당 830.3원의 종량세가 일괄 적용된다. 이 경우 전반적으로 국산 맥주는 세부담이 내려가 가격이 떨어질 수 있고, 수입 맥주는 세부담이 늘어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그렇기에 기존 대형 맥주 업체들은 수제 맥주 회사들과 시장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며 출고가가 낮은 생맥주는 가격이 오르므로 써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현재 L당 950원인 수입 생맥주 세율은 종량세 전환 후 830.3원으로 내려가고 한시적 인하 세율이 적용되면(생맥주 가격은 2년간 20% 경감해서 적용된다) 664.2원으로 다시 인하된다. 소비자가 실제로 이용하는 500mL 기준으로는 7,000~8,000원에서 5,000~6,000원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주류 종량세


 이처럼 맥주 가격에 있어서는 업체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면 특히 수제 맥주회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의해서 점유율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면 그에 따른 대형 맥주회사들의 마케팅이나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따라 맥주의 시장 상황은 변화가 많을 것이다.


  이번 종량세 전환의 다른 하나인 막걸리도 맥주와 비슷하게 좋은 원료를 사용한 고급 제품에 대한 혜택이 늘어 날것으로 예상되기에 고급 재료를 활용한 막걸리도 많이 출시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고급 막걸리를 마시는 소비층과 일반 막걸리를 마시는 소비층이 분리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시장 규모의 확대로 이루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오히려 주종 간에 있어서 수제 맥주의 약진 및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젊은 층의 관심이 막걸리에서 맥주로 넘어갈 위험성이 많아 장기적으로 맥주의 종량세 전환이 막걸리에게 안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수제 맥주들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한 전통주의 소비 위축이 예상

  증류주는 이번 종량세 개편에서는 제외되었다. 특히 희석식 소주 업계에서의 종량세 전환으로의 반대가 심하기에 쉽게 전환될지도 의문이 든다. 하지만 종량세로 전환된 맥주의 소비가 증가된다면 결과적으로 대중적인 주류인 소주의 시장을 잠식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맥주의 종량세 전환은 맥주 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주종에서의 소비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소주시장은 막걸리 시장보다 더 큰 시장 잠식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밖에 과실주,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은 종량세 전환에서 제외되었기에 현재 시장의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각 주종별 유불리에 따른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달라서 쉽게 종량세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다만 맥주의 종량세 전환에 따른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다른 주종들의 종량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종량세 전환된 시장의 예상은 미래의 일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최소 일 년 정도는 종량세 전환에 따른 시장 흐름을 봐야 할 것이다. 각 주종별로 내년 일 년은 새로운 주세에 따른 혼란이 있는 시기가 될 것이기에 각 주종별로 시장 상황에 민감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이 주류들의 내년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Sool 2019년 56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입국  막걸리는 언제부터 만들어 먹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