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28
소비자들은 같은 돈을 낸다면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입하고 싶어 한다. 그러한 이유로 최근 제품을 구입하는 기준 중에 하나로 가심비(가격이나 성능보다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중요시한다. 술에서도 가심비 소비 패턴에 맞게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내가 만족하는 술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전통주 중에 나에게 맞는 술을 찾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일을 쉽게 길잡이를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이다. 매년 전국에 있는 우리 술들을 출품받아 서류 및 관능 평가를 해서 상을 주는 행사다. 주종별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선발하기에 매년 15개 정도의 맛있는 술이 선발이 된다. 2017년부터는 주종별 대상들 중에 다시 최고의 품질과 맛을 가진 제품을 선발해서 대통령상까지 주고 있다. 결국 맛있는 술에 대통령상을 주는 것이다.
맛있는 술을 선발하는 대회가 현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문 기록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주류 품평회는 청주(사케) 품평회로 1915년 6월 6일 마산에서 개최된 대회이다(4월 21일 자 부산일보의 마진일간). 출품작이 청주 73 품목으로 총 3번의 심사를 우등 2점, 일등 3점, 이등 6점, 삼등 10점을 뽑았다. 이후에도 1917년 전조선 주류품평회가 경성에서 개최되었고 이후에도 많은 품평회가 각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맛있는 술을 찾는 일들을 해온 것이다.
우리술품평회에서 입상을 하고 나면 혜택이 있다. 먼저 약간의 상금이 있지만 상금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정부 행사 및 국내외 다양한 박람회, 시음회에 사용될 수 있게 추천이 된다. 대형 마트에서의 판매에서도 이점이 있다. 물론 이러한 눈에 보이는 혜택도 있지만 가장 큰 혜택은 자신의 술을 전국으로 알리는 홍보이다. 품평회 입상은 홍보비를 주지 않고도 홍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소비자도 품평회를 통해 나에게 맞는 술을 찾는 수 있다. 매년 막걸리, 약주, 과실주, 증류주 등에서 우수한 제품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맛으로 선발을 한 것이기에 소비자의 선택을 쉽게 해 준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 술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과거부터 상을 받은 술들을 정리해 보면 우리가 마시는 술에 대한 사람들의 기호적인 흐름을 알 수 있다. 막걸리를 예를 들면 초창기에는 쌀을 이용한 깔끔한 형태로 우리가 익숙한 대중적인 술들이 입상되었고 업체 간 품질 차이도 컸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프리미엄 술들이 입상이 많아졌고 제품들 간의 품질 차이도 줄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품평회 입상 제품에 대한 관능 결과나 품질에 대한 자료제공이 부족한 것이다. 입상한 제품들의 경우 관능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제품이지만 그 제품의 관능 내용을 소비자들은 알 수 없다. 이러한 관능평가 내용을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이 입상한 술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입상이라는 것은 양조장에게 있어서 매우 큰 영광이다. 우리 술 전체로 봐도 우리 술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홍보하는 기회이다. 많은 양조장들이 우리 술 품평회에 참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참가업체가 적다. 지금보다 더 많은 제품들이 출품을 하고 지금보다 더 큰 권위를 만들어야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가 전통주나 우리 술을 넘어 우리나라 모든 주류를 품평하는 대회로 커졌으면 한다.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우리술대축제 #전통주 #막걸리 #전통주연구자 #푸드궁금러 #프로참석러 #이대형 #경기도농업기술원 #최선을다해
11월 21일 '조선일보 뉴스레터-술보다더맛있는술이야기'에 있는 글을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