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Frómista
도착지역 Carrión de los Condes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18.8 km (18.9 km) / 5.5시간
주요지점 Frómista ~ Poblacion de Campos ~ Revenga de Campos ~ Villarmentero de Campos ~ Villalcazar de Sirga ~ Carrión de los Condes
자치주 Castilla y Leon /Palencia
공립 알베르게에서 미국인 부부를 만나적이 있었다. 순례길을 걸을때 새벽에 나왔다가 하늘에 은하수 펼쳐진 장면을 보았다는 얘기를 자랑삼아 해주고 있었다. 번뜩 나도 평탄한 메세타평원에서 은하수가 보고싶은 생각이 들어 바로 새벽에 나서보기로 했다. 항상 새벽에 먼저 일어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다른 일행들이였는데 프로미스타를 출발하기 전날, 나는 선언을 해버렸다.
" 내일 새벽 일찍 나갈거에요. 5시 정도에.. 새벽 별보려고 나갈건데 시간 되는 분은 같이가셔도 되고요. 아니면 중간에 만나요."
내가 던진 한 마디에 테스님이 따라 나선다고했다. 어차피 새벽에 잠을 못자니 일찌감치 나서서 별보러 가겠다는 것이다. 들뜬 마음으로 새벽같이 일어나 대충 씻고 밖을 나섰다. 6월 말이지만 새벽공기는 차가웠다. 엷은 방풍자켓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낭에서 아웃도어자켓을 꺼내어 입으니 몸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메세타 평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도가 높기 때문에 새벽의 날씨는 싸늘하다. 여름이라고 해도 여벌의 옷가지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새벽에 나서서 P-980도로를 따라 걸었다. 도로 옆 길에는 가리비가 그려진 비석이 줄줄이 서있다. 이곳에서는 길을 잃거나 헤맬 이유가 없다. 아무리 어두워도 길따라 직진하면 되니까 말이다. 프로미스타 시내의 불빛을 거둬내기 위해 꽤나 걸었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보았지만 낮게 드리운 구름때문에 은하수를 볼 수 없었다. 좀더 걷다보면 보이겠지 생각했지만 구름때문에, 그리고 주변에 얕은 불빛때문에 은하수가 가리워져 보이지 않았다.
" 낭패인데... 어떻게 할까? 다음으로 미뤄야 할까?"
고민하는 사이에 점점 동트기 시작해 밝아지고 있었다. 이때쯤이면 더이상 은하수 보는것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 다른 날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주변 불빛이 없는 산지가 나타나는 곳에서...
새벽에 일어나 걷다보니 금새 배가 고파졌다. 하지만 너무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Bar 또는 레스토랑이 없다. 첫번째 마을에서는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면서 물만 마셨다. 조금 더 걷다보면 마을이 나타나 문을 연 식당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Villarmentero de Campos 에서도 문을 연 Bar가 없었다. 알베르게에서 사람이 나오는 모습에 혹시나 싶었지만, Cafe는 문이 닫혀 있어 그냥 쉬다 나와야만했다. 결국 Villalcazar de Sirga에 다다랐을때 문을 연 Bar가 있어 간신히 식사할 수 있었다. 거의 12km 넘게 걸었고 오전 10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다. 여기서 목적지까지는 한 시간 정도면 다다를 거리인데...
문을 연 식당에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음식들을 주문했다. 순대비슷한것과 오징어 튀김... 이른 아침이지만 기름지고 따스한 음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단숨에 둘이서 큰 접시 2개를 비웠다. 그리고 쌀쌀한 바람이 부는 거리밖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지금까지 지나온 작은 마을들은 오로지 순례자만을 위한 마을이라고 한다. 순례길(Camino)이 있기에 존재하는 마을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업적인 시설은 별로 없고 작은 Bar와 알베르게 정도만 간혹 보일 뿐이다. 그리고 성당은 빼놓을 수 없는 상징이다. Sirga는 중세시대 템플기사단의 본거지였으며, Sirga 마을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성당은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결부된 블랑까성당을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먹고 쉬는 사이 이곳을 지나올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까리온에 도착해서야 생각이 떠올랐다.
P-980도로를 따라 언덕인듯 언덕아닌, 언덕같은 길을 올라서면 저 멀리 Carrion이 보인다. 아직까지 뒤따라오는 일행을 만나지 못하고 나와 테스님만 나란히 걸었다. 멀리서 바라본 Carrion은 꽤나 이국적이다. 낮은 건물에 높게 보이는 것은 성당의 종탑인데 곳곳에 보이는 것이 심상치 않다. 팔렌시아지방에서는 나름 중요한 도시로써 'Camino의 심장'이라 불리울 만큼 성당과 순례자를위한 병원이 있을 정도로 큰 도시였으며, 중세의 산 소일로 왕립 수도원에서는 까리온을 찾아오는 순례자에게 11월부터 4월까지는 한 개의 커다란 빵을 주었고 5월에서 10월까지는 반 개의 빵을 주었으며 성직자에게는 빵과 2개의 계란, 포도주 1/4병과 20레알의 돈을 줄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Carrion 시내에 들어서면 빨리 걸으면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벽면에 작게 그려진 그림이 있다. 작은 인형같은 사람들이 벽면을 따라 노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다. 찬찬히 들여다 보면 벽면을 따라 제법 길게 그려진 그림이며,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세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이다. 이러한 장면은 빨리 걸으면 볼 수 없다. 순례길은 길이 전부가 아니다. 주변에 둘러보며 느끼는 것이 중요한 팁이다.
우리는 이러한 곳에서 머물기로했다. 고민없이 여타의 알베르게 대신 공립알베르게를 찾아갔다. 문이 열리고 수녀님들이 반갑게 맞이해주며, 일일히 침대자리 까지 안내해 주셨다. 기다리는 순례자를 위해서 작은 잔에 담긴 오렌지쥬스도 기꺼이 나누어 주셨다. 이곳은 저녁 6시부터 순례자와 수녀님이 함께하는 시간이 있다. 순례자를 위해 축가의 노래를 불러주기도하고, 이곳에 온 이유를 물어보고 참석한 순례자들이 모두 대화하는 시간도 있다. 그리고 자기네 나라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 하필이면 처음으로 지목된 사람이 나였다. 더뜸거리고 있을때 수녀님이 아리랑을 선창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이곳에서 아리랑을 부를 줄이야..."
이곳 수녀님은 이노래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그리고 의미가 무언지 알고 있을까? 이곳에서 부르는 아리랑은 나와 일행의 모습을 대변하는듯 했다. 같이 걷고 싶은 마음인데 먼저 간 일행이 야속했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행은 미사를 보기 위해 성당으로 갔고, 나는 어두워지기 전에 Carrion 시내를 돌아보고 싶어 홀로 도심을 헤매였다.
늦은 저녁에 보는 Carrion은 젊은 청년과 소녀가 가득했다. 멋지고 이쁘게 차려입고 거리로 몰려나온 소년과 소녀가 가득했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모였을까? 우리처럼 단체 미팅을 하기 위해서 일까? 자연스레 만나는 모습이 부럽기도하고,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다. 내가 나이들어가는 징조일까?
다시 발걸음을 되돌려 알베르게 있는 곳으로 걸었다. 문이 활짝 열린 성당에서는 미사가 거의 끝나고 순례자들에게 축복을 해주고 있다. 나도 저자리에 있었어야 하는것이 아닐까? 왠지 멋쩍어 자리에 끼어들지 못한 내가 바보처럼 느껴진것도 이곳이다.
덧붙임...
까맣게 어두운 밤에 길을 나서는 사람은 나와 테스님만이 아니였다. 헤드랜턴을 껴고 길을 걷는 나는 길을 찾는것이 수월하다.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내가 앞서 걷고 있는데 뒤에서 동양인 부부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냥 순례자이려니 생각하고 길을 모르니 따라오는것이라 생각했다. 잠깐 쉬어갈때 일본인 부부가 우리한테 와서 고맙다는 말을 계속한다. 내가 특별히 도와준것도 없는데 의아해 했는데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내가 헤드랜턴을 껴고 걸었기에 길을 헤매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래서 감사하다는 것이였다. 잠시 같이 걸어 주었을뿐인데, 이렇게 극진한 감사인사를 받는것이 맞는지 의아에 했다. 별것 아닌 호의가 어느 순례자들에게는 크나큰 기쁨이자 도움으로 생각하는듯 싶다. 일본인 부부는 이번이 2번째 순례길이라고 한다. 남편이 다리가 아파 한꺼번에 걷지 못하고 조금씩 나누어 걷는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이번 마지막은 산티아고까지 란다.
안보일때까지 고맙다고 인사해주셨던 두 분의 심성과 모습이 지금껏 기억에 남는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parroquial Santa María
숙박비 (유로) 6유로
침대형태 58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시트 없음
부엌/조리시설 Yes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
세탁기/건조기 Yes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있음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주변에 성당이 있음
1) 성당에 있는 알베르게로 수녀님이 오스피탈레로로 관리
2) 18시에 수녀님과 순례자간에 노래 및 대화시간, 그리고 20시에 공동 식사 시간이 있음
(참여여부는 선택)
3) 주방 뒤편에 쉴곳이 있음
4) 공립 알베르게가 별도로 존재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