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Bercianos del Real Camino
도착지역 Mansilla de las Mulas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6.3 km (26.6 km) / 7시간
주요지점 Bercianos del Real Camino ~ Mansilla de las Mulas
자치주 Castilla y Leon
레온에 가까워 질수록 메세타평원 구간도 끝나가고 있다. 한낮을 제외하고는 구름끼고 밤에 살짝 내리는 비때문에 싸늘한 날씨가 많았다. 산티아고의 6월은 무척 더워서 고생할거라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초반 며칠 더위때문에 열대야로 잠을 못자고 방황했지만 이후에는 더위 때문에 고생한적이 없었다. 오히려 알베르게에 있는 담요를 끌어다가 덮어야할 처지가 몇 번 있었다. 베드벅이 무섭다 하지만 추위에 떠는것보다는 이렇게 하는것이 나았다. Bercianos del real camino 알베르게를 나서려고 보니 밖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굵은 빗줄기는 아니지만 우비 없이 걷기에는 불편할듯 싶어 바로 판초우의를 디짚어 쓰고 길을 나섰다.
여지껏 운이 좋아 비를 만난적이 없었다. 비가 내려도 오전에 잠깐이거나 알베르게에 도착하고 쉬고 있을 저녁에 비가 내려 걷는데 수월했다. 북쪽길 걸을때에 비하면 천국에서 걷는 기분이랄까.... 어둑한 새벽에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어 음침하고 기온이 내려가 여름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인건 가로수 없는 순례길에 햇빛이 없어 걷기 좋다는 것...
Mulas까지 가는 이 구간에는 마을이 별로 없다. 게다가 거리도 제법 길다. 마을이 많으면 쉬어갈 Bar나 교회가 많은데 그렇지 않으면 쉬어갈 곳이 별로 없다. 간간히 들판에 세워진 쉼터가 있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오래 앉아서 쉬기 어렵다. 앉아 있으면 금새 추위가 몸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길에서 보이는 푸드트럭도 없으니 Bar가 있을 만한 마을을 빨리 만나길 고대할 뿐이다. 마치 넓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처럼...
초반에만 해도 20km가 넘으면 무척이나 힘들어 하던 일행들도 26km 정도 거리는 무감각하게 받아들인다. 익숙해져 거리감각이 무뎌진듯했다. 오히려 도착한 후에도 생생하여 더 걷자고 할때도 더러 있다. 중반을 넘으면서 휴식을 취하고나니 사람들 체력이 업그레이드 되었나 보다. 바다바람님은 아직도 골골하다. 택시를 타고 가라도 해도 그냥 걷겠다고 하다. 좀 오래 쉬었다고 괜찮다고 한다. 이분도 나름 걷는 체력이 올라선듯 싶다.
El Burgo Ranero에 다다르니 Bar에 한글이 보였다.
"한국어 메뉴 있어요. 신라면 먹구가잉!"
한국인 순례자가 써준듯하다. 한국말에 관심을 보이던 일행들이 여기에서 쉬었다 가자고 한다. 나또한 반가움 마음에 더도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Bar에 들어섰다. 그리고 배고프지는 않지만 신라면하나를 주문했다. 한국의 맛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오늘 처럼 써늘한 날에는 따스한 국물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맛보는 신라면은 한국에서 먹던것과 다르다. 덜 맵고, 덜짜고, 입안에 무언가 남는 느낌도 없다. 이름만 같을 뿐 라면내용물은 한국제품과 다른것 같다.
오래 쉬었다. 밖이 춥다보니 나서기가 싫어진다. 따스함이 그리울 뿐이다. 7월이 코 앞인데 따스함이 그립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더 오래 있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오늘 가야할 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아쉬움을 남겨두고 Bar를 나섰다. 도심을 가로질러 나가는 데 첨탑위에 황새 둥지가 많이 보였다. 이곳은 황새가 많은지 교회 첨탑처럼 높은 곳에는 어김없이 둥지가 보였다. 인위적으로 만든 첨탑에 둥지가 만들어진 것도 보았다.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유달리 많아 보인다. 한국에는 보이지 않는 새가 이곳에는 이렇게 많다니 놀랍기도 하다. 그리고 누런 밀밭대신 노란꽃잎이 달린 해바라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푸른 숲처럼 높은 해바라기 농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무슨 농장이던 상상하는것 이상으로 넓고 넓었다. 로그로뇨를 지날때 보았던 포도농장이 무척이나 넓었는데 대략 길이가 40km가 넘는다고 한다. 노란색 해바라기를 볼 수 있는 프랑스길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여기가 아닐까 싶다. 7월이 되면 Mulas에 중세식 축제가 벌어진다고 하는데 축제와 함께 해바라기 활짝핀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곳도 너른 목장지대가 펼쳐져 있다. 푸른 숲이 있어 칙칙한 분위기를 조금 밝게 만들어 준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Mulas에 다다랐다. 그사이 점심도 먹지 못했는데 방을 배정 받고 바로 근처 식당으로 가서 따스한 기운을 품은 음식을 주문했다. 그래야 항상먹던거긴 하지만 오늘따라 더 맛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알베르게로 들어와 짐을 풀고 쉬고 있었다.
오후나절에 뉴질랜드에서 온 일행한테서 연락이 왔다. 샹그릴라를 사왔으니 부엌으로 내려오라고... 그곳에서 난 사진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덧붙임...
부엌에서 순례길에서 몇 번 마주쳤었던 포토그래퍼를 다시 만났다. 열심히 자기 카메라를 들여다 보며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내 사진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거리낌없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고민하면서 노트북을 들고 다시 내려와 그사람에게 순례길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쉬운 영어로 나한테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었다. 부족한것은 손짓으로 이렇게 찍어야한다, 선을 지켜라, 일관성있는 시선의 선을 만들어야 하다, 프레임 안에서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 준다. 그리고 자기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내 사진과 비교해주며 차이점을 얘기해 주었다. 내가 잘 찍었다고 생각하는 사진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Good!"이라고 칭찬도 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한테 이렇게 말해주었다.
" See, Think, and Shot!"
내가 지금까지 사진찍을때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길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충분히 생각할 여유도 없었고, 빨리 찍고 이동해야 했다. 보는것도 충분히 관찰한다기보다 느낌있다 생각하는것은 부랴부랴 찍기 바빴을 뿐이다. 이후 나는 순레길에서 사진찍는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좀더 생각하고 선을 찾기위해 고민고민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말은 내 머리에 각인되었고 사진을 대하는 내마음을 다잡는 계기였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peregrinos de Mansilla de las Mulas
숙박비 (유로) 6 유로
침대형태 74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시트 제공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
세탁기/건조기 Yes / No (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있음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없음
1) 가운데 마당이 있으며, 'ㅁ'자형 구조로 되어 있음
2) 젊은층과 노년층을 구분하여 방 배정함.
3) 코스 중간에 Bar 없이 긴 구간이 있음
4) 메세타평원의 끝자락에 다다름.
5) 여기 공립알베르게는 연력에 따라 방배정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때문인듯
하니 이해해주어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