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블루에 빠지다. 그리고 시작...

내 삶에 기억되는 길

2011년 11월...


처음으로 나섰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치고 파리에서 1주일을 보냈다. 그리고 한국으로 되돌아와 일상으로 들어가려는데 무언가 어색했다.


" 내가 있어야 할곳이 여기가 아닌데... 더 걷고 있어야 하는데.. 내가 여기 왜 있을까? "


손에 일이 잡히지 않고, 마음은 둥둥떠있고, 무언가 해야하는게 기력이 없다. 그저 멍때리는게 전부였던 한 달여 시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었다. 왜 이러냐고...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그거 정상이야! 다녀온 사람들은 다 그래..."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카미노블루'라고 하더라.


그저 멍하니 한 달을 보내야 했다. 그사이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도 하고, 벌어진 일도 마무리해야 했다. 같이 가자고 했던 친구는 돌아오자 마자 나한테 메일을 보내 사단법인 사무국장에서 해임했다는 통보를 해왔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옷가지를 반납하라고 한다.


어의가 없었다. 여지껏 열정으로 일을 도와준 사람한테 이따위 얘기를 하다니...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무얼까? 결국 나는 길을 통해서 의미를 찾고 여행을 하기로 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나라의 길을 찾아 다녀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에 우리쪽에 제안들어왔던 것을 기억하고 둘레길 프로젝트팀 담당 국장님께 연락했다. 내가 합류할 수 있겠느냐고...


며칠 후 만나서 진지함 얘기와 함께 팀에 합류하는것으로 결정되었다. 전국에 둘레길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내 경험과 우선 가야할 곳을 순차적으로 정하여 2012년 답사 계획을 짰다.


이렇게 순례길을 통해 난 길에 대한 열정을 이어갈 수 있었고, 배신의 감정을 떨구고 인내를 키우는 시간이 순례길을 걸었던 나에게 남은 가치 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길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위해... 그리고 카미노블루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길위에서 있다면 순례길이던 한국의 둘레길이던 중요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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