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책을 같이 쓰다, 김포 철책선따라가는 길

내 삶에 기억되는 길

길을 찾고 답사다니기 시작한 것도 2년 여 되어갔다.


내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그동안 답사갔던 곳을 글로 쓰고 기록을 남겼었다. 나름 여행블로거라는 사람들 보다 세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정보와 사진을 모아서 작성하였었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대학교 석사과정을 밟을때 졸업논문을 쓴 적이 있었는데, 단순히 졸업을 위해 작업한 논문책이 아니라 나름 고유의 번호가 메겨지고 주요 도서관에 보관이 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이름이 들어간 책이 세상에 남는 것이였다. 그래서 둘레길 여행을 다니면서도 블로그나 내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는것도 중요했지만, 내이름이 들어간 책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갈구하면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였던가 !!


보은군 둘레길제안 작업을 하면서 알게된 사람이 책을 써야 하는데 같이 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원고비는 따로 줄 수 없다고 한다. 나한테 얘기하기 전 출판사와 계약이 된것인데 원고 내용이 부족하여 혼자 쓸 수없어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글을쓰고 정리하는 것을 보고 이를 책에 넣으면 어떻겠냐는 것이였다.


잠깐에 고민끝에 나는 수락하였고 글을 써주기로 하였다. 원고비는 받을 수 없었지만, 내이름이 들어간 책을 처음으로 세상에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나 이외에 4명의 길여행전문가들이 합세하여 처음으로 둘레길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게 되었다.


각각 10개 내외의 둘레길을 선정하여 글을 쓰게 되었는데 나또한 숲길과 풍경이 멋드러진 곳을 선정하여야만했다. 그동안 답사 다녀왔던 곳중에 꼭 포함시키고 싶었던 곳이 강화도 맞은편 김포의 철책선을 따라가는 길이였다.


지금은 김포 평화누리길 1코스로 명명되어 있지만 책을 쓰려던 시기에는 둘레길이 존재하지 않을 때였다. 그저 지역이름과 특징, 그리고 출발점과 도착점을 명시하여 코스이름을 정하곤 하였다.

2-1.옛강화교앞.JPG
2-7.평화누리길 철책선길 구간.JPG


김포 철책선길은 강화대교 건너기 전 문수산성 입구에서 시작하여 대명항까지 이어지는 철책선을 따라가는 코스이며 분단의 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내가 여기 철책선길을 선택했던 이유는 덕포진에서 바라보는 일몰 풍경 과 '황금빛 벌판'이라는 단어의 모습을 처음으로 체험한 곳으로 그 여운이 몇 년이 흘렀어도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둘레길 시작부터 끝날때 까지 철책선이 끊임없이 세워진 것도 특이한 모습이기는 하다. 이자체 보다는 철조망 건너 바다와 주변 어민들이 낚시하는 모습이 더욱 신기하고 특별하게 보였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군사시설물과 훈련을 위한 막사 건물도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자연의 색감이 훨씬 아름답고 선명하게 보이는 코스이다.


철책선길은 가을에 찾아가야 제맛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겨울에 찾아가봐도 좋은 곳이였다. 누런 벌판 대신 하얀눈이 쌓인 벌판이 우리를 맞이하고, 뜨거운 햇볕을 피해 사색하듯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5-4.철책선아래 그려진 벽화 조형물.JPG


평화나들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전까지는 그저 군인들이 순찰하기위한 길이 전부였었다. 그래서 주변에 부대를 만나게 되면 우회하여 돌아가던가 위병소에 부탁하여 쪽문으로 가로질러 가야만 했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여기를 다시 찾아갔을때는 코스 중간에 둘레길 표시가 세워지고, 쉼터와 화장실이 들어섰다. 그리고 무너지고 불편했던 흙길은 정비가 되어 데크길로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다.


길으 걷는 운치는 사라졌지만 편리함을 통해 철책선길을 산책하듯 쉽사리 걸어 다닐 수 있게 변한것이다.


항상 여기에 올때는 대명항을 도착지점으로 정하고 걷는다. 덕포진에 다다르면 철책선이 보이지 않은 전망대가 있어 해협 건너 강화도 덕진진과 초지진을 바라볼 수 있으며, 해가 지는 시간과 맞물려 일몰의 장관을 기대할 수 있어서 이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세번째 책을 쓸때 여기 철책선길은 '김포평화누리길' 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소개를 하였다. 그만큼 나에게 추억과 여운이 길었던 둘레길이였다.

6-4.덕포진포대산책길.JPG


에필로그.


2010년 가을에 이책은 출간 되었다. 처음이라는 것은 항상 떨림을 동반하면서 신기함과 기쁨을 주곤 한다.


어렵게 만들어 출간하였지만, 지금은 재고가 거의 없어 나또한 1권 정도만 소지하고 있다. 그 책에는 같이 책을 썼던 사람들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책내용_혼합.jpg 내 이름은 책 뒷면에 쓰여져 있어 처음 본 사람들은 의아해 했었다.


전체 50여 개의 목차 중에 내가 작업한 글은 약 12개 정도이며, 내가 쓴 글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진은 내가 제공해준 사진을 사용하였었다. 사계절을 담은 둘레길의 사진을 소유한 것이 나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숲길위주로 내용을 채우다 보니 글쓰는게 더욱 어려웠었다. 비슷한 숲길을 달리 표현해야 했으니 말이다. 나름 첫 경험을 찐하게 한 셈이였다.

K-0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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