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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꽃무릇이 활짝 피었구나.

사진이 있는 길여행 에세이


 지난 9월, 꽃무릇이 열린다는 소식에 올해도 붉은 꽃이 가득한 곳으로 떠났다. 욕심이 생겼던지, 불갑사와 선운산 도립공원에 있는 꽃무릇 단지 2군데를 하루에 다녀왔다. 그나마 평일이라 교통이 막히지 않아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욕심을 부린 내가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찬히 보아도 한눈에 담기에 너무나 너른 곳을 하루에 다 담으려는 것이 욕심이였다. 그래도 다녀왔으니 내년에는 여유롭게 돌아봐야 겠다는 생각과 다른 곳으로 찾아가보픈 또다른 욕심이 솟아난다.



  꽃과 잎사귀가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슬픈 이름의 꽃인 상사화의 한 종류인 꽃무릇은 빽빽하게 피어 있을때가 아름답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에 하나 둘씩 꽃대를 꺽어버린다. 듬성듬성 구멍이 생기면 꽃무릇의 아름다운 풍경은 반감된다. 그래서 불갑사는 울타리를 치고 사람의 출입을 제한했다. 그래도 넘어가는 사람이 있으니 어쩌랴.. 수준 차이인것을...  반대로 선운사는 울타리가 없다. 지난해에는 해놓았었는데 올해는 울타리가 없다보니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선다. 그래서 꺽어지고 밟힌 꽃무릇단지가 애처롭다.


  대신에 도솔촌을 따라 나무사이와 바위틈에 얼굴을 내민 꽃무릇은 살아있어 홀로 붉은 아름다움을 내뿝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선운사의 꽃무릇은 너른 지역 사람많은 곳에서 보는 꽃무릇 단지보다는 하나 두개 옹기종기 피어있는 꽃무릇이 훨씬 귀하고 이뻐보인다.


  붉은 색을 원없이 보아왔던 하루를 이제서야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어 추억의 한 장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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