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에피소드 15
순례길은 성당을 만나러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은 동네라도 보통 3개 정도의 성당이 밀집되 있어 지나가던 순례자들의 쉼터이자 신앙심을 표현하는 장소이다. 게다가 교구교회이던, 성당이던 여러가지 이름으로 존재를 하기때문에 궁금하기도하고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느 루트를 가도 성당을 만나지만 프랑스길 루트에는 영화나 사진에서 잘 알려진 유적이나 길표시, 성당과 다리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하지만 순례길에만 집중하다 보면 놓칠 수 있는 것이 도시와 지나쳐버릴 유적지이다. 생장피에드포트에서 시작하여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 도착할때까지 놓치지 말고 보고 가야할 볼거리를 얘기하고자 한다.
우선 St Jean Pied de Port에서는 55번지 공립알베르게 위쪽에 작은 성문이 하나 있다. 야고보의 문 (Porte de Saint-Jacque)이라고 불리우는데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면 프랑스에서 시작하는 파리(París), 베즈레이(Vézelay), 르퓌(Le Puy)에서 출발한 3개의 루트가 이 문을 지나오게 된다.
이외에도 생장성을 지나 나폴레옹루트로 가는 곳에 현대식 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스페인 문 (Porte d’Espagne)이라고 불리우며 순례길을 나설때 처음으로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Pamplona에 다다르면 높은 성벽을 우회하여 성문을 진입하는데 여깃 마주친 문이 수말라까레기 문 (Portal de Zumalacárregui) 이며, 돈 까를로스를 지지하던 군인 또마스 수말라까레기 (Tomás Zumalacárregui)가 까를리스따 전쟁 발발 이후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어두운 밤 홀로 이 다리를 건너 Pamplona를 떠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팜플로나성 자체는 16세기에 만들어진 성으로 역사상 한 차례를 제외하고 함락된 적이 없는 수비형성이라고 한다.
Pamplona를 지나 Puente La Reina로 가는 길에 용서의 언덕(Alto del Perdon)을 넘어야 한다. 이곳에는 영화나 블로그에서 많이 보이는 순례자 조형물이 있다. 나바라지역의 까미노친구연합에서 제작한 조형물로 순례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조형물이다. 그리고 산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있어 멋드러진 풍경을 연출하는 장소이다. 이후부터는 자갈이 많은 내리막길을 따라 Puente La Reina로 향한다. Puente La Reina에 다다르면 마을 반대편에 강을 가로질러 7개의 아치로 된 여왕의다리가 놓여 있다. 여러가지 전설이 서려있고, 프랑스루트에서 만나는 다리중에 가장 아름다운 다리이다.
Estella를 지나 Ayegui마을에 다다르면 Irache수도원에서 제공하는 와인을 맛볼 수 있다. 'Bodegas Irache'라 불리우며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한쪽은 붉은와인이 나오며, 한쪽은 시원한 생수가 나오는 수도꼭지가 나란히 붙어 있다. 가능하면 맛을 보는것은 좋지만 병에 담아가는것을 자제하였으면 한다. 이후부터는 광활한 땅에 펼쳐진 포도농장을 볼 수 있다.
Santo Domingo de La Calzada에 들어서기 전에는 뒤돌아 봐야 한다. 너른 평지를 따라 걷다가 내리막길에 접어 드는데 계단처럼 천천히 내려오는 길과 어우러진 풍경이 멋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립알베르게에 가면 순례길에서 만나는 유적지나 성당을 표시해 놓은 그림이 있다. 이를 찍어서 가지고 다니면 무엇을 보고 가야할지 도움이 될 수 있다.
Burgos에 다다르면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ia)에 들러야 한다. 스페인의 영웅이라 불리우는 엘시드의 묘가 있는 곳으로 스페인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이다. 성당을 둘러보는것만해도 1시간이 넘으며, 순례자 여권을 소지하면 50% 할인받아 입장 할 수 있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도시에는 수많은 성당이 있다. 그 명칭도 다양하게 표시되어 있는데 Catedral은 대성당, 사제가 추기경이며 Parroquial은 사제관, 교구성당, 주교정도가 신부로 있으며, Iglesia는 교회, 교파, 일반성당으로 사제가 평신부이다. 규모의 차이도 있지만 순례길에서 미사를 하는곳은 대부분 Iglesia로 보면 될 듯 싶다.
부르고스를 지나 Castrojeliz에 다다르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지만 한국인에대한 편견이 있어 호불호가 심한 곳이다. 하지만 오름처럼 솟아 있는 산에 폐허가된 카스트로헤리츠성과 그 옆에 폐허가된 수도원 아치(Arco de San Anton)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수도원의 문 역할을 했으며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방을 놓아두어 먹을 수 있게 했었다고 한다.
부르고스 부터는 해발 600~900미터 사이의 메세타평원지역인데 평원에 물을 데기위해 수로가 발달하였다. 중세시대 건설한 수로를 연결하는 운하가 건설되었는데 Fromista 초입에 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운하위 다리를 가로질러 바로 도심으로 들어가는데 운하를 좀더 자세히 보려면 강아래 다리있는 곳까지 내려가 위로 올려다보면 훨씬 멋진 Castilla운하를 접하게 된다.
Sahagun에 들어서는 길은 몇가지 갈림길로 되어 있다. 도로를 건너편 우회길 표시석이 있는데 노란색으로 표시된 길이 원래의 코스이며, 이길을 따라가야 경계석을 볼 수 있다. 경계석에는 템플기사단의 모습이 새겨져 있으며 바닥에는 까미노 순례길을 표시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레온에는 레온대성당이 순례길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고, 가우디의 초기 설계 작품인 까사 데 보띠네스 (Casa de Botines)를 만난다. 현재 스페인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수도원으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까스티야이레온주 빌딩이 있는 곳 주변에는 왕궁이였던 레알 바실리카 데 산 이시도로 (Real Basilica de San Isidoro) 자리하고 있는데 왕가의 유해와 세례자 요한의 턱뼈 등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궁앞에는 프랑스루트와 Oviedo로 이어진 살바도르루트가 갈라지는 지점이며 바닥에 두 갈래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다.
Astorga로 가는 길은 2개의 갈림길이 있는데 San Martin 코스를 통해 가다보면 Hospital de Orbigo라는 마을에 한 명의 기사가 100명을 상대로 결투를 했다는 전설이 있는 다리(Puente de Orbigo 또는 Puente del Passo Honroso)를 만난다. 두 개의 Orbigo 마을을 잇는 다리이며 갈림길이 만나서 지나가는 도시이다. 멋진 다리는 옆에서나 정면에서 보아도 시선이 멈추어 선다.
San Justo de la Vega마을에 진입하려면 성토리비오의 십자가(Crucero de santo Toribio)를 지나야 한다. 언덕위에 있는 십자가에서 내려다 보면 Astorga와 San Justo de la Vega도시가 한눈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5세기 Astorga 주교였던 성 또리비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Astorga에서 추방당했다고 한다. 그는 높은 언덕에 앉아 신발의 먼지를 털면서 “Astorga 소유라면 먼지도 가져가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후 주교가 누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된 마을주민들이 이곳 언덕에 그를 추모하는 십자가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다.
드디어 Astorga에 다다르면 가우디의 첫번째 건축물인 주교궁(Palacio Episcopal 또는 Palacio de Gaudi) 이 있다. 주교가 거쳐하던 곳인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에스타 시간을 제외하고 입장이 가능하다. 순례자 여권을 소지하면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Foncebadon을 지나면 순례길에서 유명한 철십자가(Ferro de Cruz)를 만난다. 언덕 꼭대기에 있으며 순례자들은 자기가 가져온 돌에다가 글을 쓰거나 내려놓고 싶은 근심을 담아서 내려놓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다 보니 철십자가 주변에는 나름에 소망이나 기원하는 글이 쓰인 돌이나 각종 기념품이 쌓여 있다.
순례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템플기사단에 관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길에서 만나는 마을에 템플기사단과 관련있는 곳이 제법있다. Sahagun,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는 템플기사단의 성지이기도 했고 이름에서 보듯이 기사단의 흔적만 남은 도시이다. Ponferrad는 템플기사단의 성(Castillo de los Templarios)이 그대로 남아 있고 매년 7월 중순에 템플기사단 축제가 벌어진다고 한다.
Villafranca del Bierzo 마을 초입에 산띠아고 성당 (Iglesia de Santiago) 이 있다. 이곳은 순례자들 중에 아픈사람이나 병약한 사람이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까지 가지 못할경우 순례자 인증서를 발급해 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왼편에 허름하게 남은 성당처럼 보일 뿐이다.
순례길에서 인증서를 받으려면 최소한 100km구간은 걸어야만 한다. 그래서 프랑스길루트에서는 Sarria가 이에 해당되는데 Sarria를 지나오면 100km 표시석을 볼 수 있다. 100km라는 글짜가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쓰여진 것도 있지만 정작 정식 표시는 표시석에 100.00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표시석이다.
Portomrin은 댐이 건설됨에 따라 수몰지역에 있는 마을 주민이 이주하여 자리를 잡은 곳이 현재의 Portomarin이라고 한다. 그래서 높은 다리를 건너야 하고 언덕위에 마을이 세워져 있어 프랑스루트에서 볼 수 없는 휴양도시의 느낌을 물씬 머금은 도시이다. 높은 다리를 건너 오래된 계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데 이 석조건물이 멋드러 진다.
영화나 순례길을 소개 영상물을 보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 내려다보며 환희에 찬 표정을 짓는 동상이 소개되곤 한다. Monte do Gozo 기념물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순례자기념비가 있다. 2명의 순례자가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를 내려다보는 조형물이다. 순례길 코스상에서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찾아가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다음에 간다면 필히 조형기념비 건너편에 있는 순례자기념비를 찾아가 보길 권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성당과 돌다리, 스페인에서만 볼 수 있는 오레오나 빠요사같은 건물이 곳곳에 있다. 알고 가면 보이는 것이지만 모르면 보이지 않은 것들이다. 순례길은 길을 걸으며 수행하는 모습으로 가도 되지만 여행을 겸하여 간다면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고 숙소에서 벗어나 마을 구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Buen Cam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