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는다는 것이 꼭 자연풍경이 좋은 곳, 삼림욕하기 우수한 산과 계곡을 따라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 유적지 또는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곳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도록 둘레길처럼 조성한 곳도 많다. 이렇게 만들어진 길을 도심골목길, 도심걷기여행, 컬쳐워크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다. 일반적인 관광프로그램이 주요 관광지를 자가용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둘러보고 이동하는 것과 달리 도심걷기여행(또는 골목길여행)은 걸어서 유적지와 관광지 등을 오가며 동네의 속살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일반 관광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도심걷기여행이 좋은 이유는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주변동네 또는 마을, 주변상권까지 활성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나 서울의 이화동벽화마을이 좋은 본보기이다. 이렇다보니 지방에 다양한 도심여행코스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건 당연한 이유일 것이다.
대구역이 있는 구도심에도 근대유적지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근대문화골목투어‘라는 코스가 생겼다. 총 5개의 코스가 방사형으로 뻗어있고 각각의 코스가 연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월당역 주변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많아 원하는 코스를 선택하면 좋을 듯 싶다. 근대사에 존재했던 건물과 ‘동무생각‘이라는 동요에 나왔던 청라언덕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앎으로써 친근함을 가질 수 있었지만 역시나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인천이나 군산시의 근대문화유적과 유사하게 단순히 옛건물과 문화지를 골목을 따라 잇듯이 연결하여 대구만에 독특함을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시작점의 표시가 불분명하여 이곳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무척이나 헤맬 듯 싶다. 대구시내에는 서문시장, 칠성시장, 방천시장, 약령시장과 같은 큰 재래시장이 곳곳에 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대부분 도시전철 3호선 및 걸어서 연결이 되니 이를 테마로 골목길투어 코스가 생겼으면 차별화된 여행지가 생기기 않을까싶다. 더군다나 대구전철 3호선은 모노레일형태라 여타 도시의 전철과 달라 색다를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두 번째, 부족한 안내표시판이다. 나름 코스 중간에는 방향이정표가 있지만 이또한 골목길을 헤매다 발견하게 된다. 골목길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찾아온다. 출발지가 대중교통이 용이한 지하철역 또는 대구역에서 시작한다면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쉽게 대구시내를 보여주고 편안함을 줄 것이다.
세 번째, 김광석길도 근대문화골목투어 4코스에 편입되어 있다. 하지만, 4코스의 중요볼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제목은 ‘삼덕봉산문화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대구시에 삼덕봉산이 중요하다지만 2코스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김광석길‘이 있다는 이유로 찾아온다. 명칭과 길의 주제가 어긋난 경우인데 이부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에서 강조하는 사항이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대구시 입장이다. 찾아오는 여행자들의 입맛을 맞추지는 못하고 자발적인 입소문이 퍼지기에도 부족하다. 역사책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를 단순히 열거한 근대문화골목여행은 금새 식상해질 것이다. 길을 걷는내내 소소한 재미를 붙여야만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거리가 만들어진다.
여행자들이 좋아할만한 참신성을 좀더 개발한다면, 북적북적한 골목여행지가 탄생할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