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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부르는 그 곳, 서울천주교 순례길

길에서 길을 말하다 - 번외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방송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몇 번이 나왔었고 유명 정치인이 까리온에서 머무는 영상도 나오기도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카톨릭의 3대 성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른 성지에 비해 가장 최근에 선정되었다고는 하지만 나름 매우 중요하고 위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한국에도 순례길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둘레길이 제법 많다. 성지 순례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곳도 있지만 구도의 의미를 담고 있는 길도 있다. 길게는 몇 십 km이고 짧게는 몇 km에 이르는 거리이다. 그리고 산티아고순례길과 같은 의미와 비교해봐도 견줄 수 없는 그저 무늬만 순례길일 뿐이다. 나름 한국형 순례길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한 분위기 속에 2018년 말에 커다란 뉴스가 하나 날아 들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서울시가 협의하여 천주교 순례길을 만들었는데 이길을 교황청에서 정식 승인한 순례길이라는 것이다. 



서울시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관광재단의 4년여에 걸친 노력으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아시아 최초의 교황청 공식 국제 순례지로 14일 선포된다.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교황청의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선포식에서 국제순례지 승인이 공식화된다.

서울시는 아시아 최초의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 도보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관광자원화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총 44.1km를 잇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에 포함된 순례지 일부와 인근 관광명소를 연계해 ‘해설이 있는 서울 순례길’ 3개 도보관광코스를 새롭게 개발 완료했으며, 15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북촌 순례길 코스(☞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서소문 순례길 코스(☞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한강 순례길 코스(☞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서울시 홈페이지 발췌 :  교황청 승인 '천주교 서울 순례길' 3개 코스 걸어볼까



  교황청에서 승인하였다는 의미는 단순히 둘레길의 주제가 아니라 천주교 순교자를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그리고 순례지이기 때문에 가야만 하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동등한 으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동양에서 최초로 벌어진 일이다. 산티아고순례길을 여러차례 다녀온 나로써는 이번 소식이 너무나 반가웠고 감격스러웠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순례길에서 마음을 닦으며 보냈던 시간이 내 길과 함께 한 삶에서 커다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에 순례길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기사와 함께 순례길 코스를 살펴보니 자주 다녔던 곳을 순례의 목적과 주제를 가지고 이어놓은 길이였다. 이순간만큼은 길의 품질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곳에 가는 목적이 중요한 것이기에 어떤 길을 갔고, 어디로 돌아가는게 나을지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도를 살펴보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산티아고에 대한 향수가 올라왔고, 가슴 떨리는 경험을 다시 마주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서울 순례길을 걷고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 자주 다녔던 곳이지만 어떤 의미와 생각을 담고 걷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감회는 다르다. 그저 동네해설을 위해 보아왔던 길과 명동성당은 건축에 의미를 두었다면, 천주교순례길에서의 명동성당은 휴식과 순교자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였다.


  나름에 아쉬움도 있었다. 여기도 순례길인데 노란색 화살표가 있으면 좋았을 걸... 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 천주교가 들어온 순간과 장소를 시작점으로 하여 스페인의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질 수 있는 순례길이 만들어 지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도 가득하다. 내가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까지...


  지금은 서울시와 천주교 자체적으로 해설이 포함한 여행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순례길의 장소가 단순히 종교적 처형장이자 순교자라는 이야기에서 머물게 아니라 산티아고 순례길과 동급이라는 가치를 설명해 주길 바란다. 이 길은 단순한 의미만 가지고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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