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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을 아시나요?

열수, 아리수, 경강 그리고 한강 -1

열수, 아리수, 경강 그리고 한강

 한강은 그저 편하고, 탁트인 풍경속을 걷는 곳, 쉬는 곳, 달리는 곳,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보았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한강은 재미있게 걸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그늘도 없고 사람만 많은 그런 곳...


  하지만 다시 한 번 세세히 들여다 보면 한강은 이야기 넘치고 볼거리 풍부한 곳이다. 단순히 강옆부분만 가는 곳이 아니라 살짝 강변을 벗어나 도심속으로 들어간다면 공원과 문화, 낮은 야산이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조선시대 청나라 사신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고 싶거나 해주었던 행사가 한강 주변에서 배를 타고 양화진 일대 풍경을 유람시켜 주는 것이였다고 한다. 지금 그곳은 역사의 상처가 남아 밋밋한 모습처럼 보이지만 불과 50년 전만 해도 한강은 이런 모습이 아니였다. 


  한강을 걸으면서 어떻게 걸어볼지 찾아보고 배우면서 진면목의 한강을 보았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하였다. 한강에서 다리가 먼저 생겼던 한강철교나 한강대교 앞에서 시작을 했어야 할까? 아니면 강동이나 강서쪽 끝에서 시작을 했어야 할까? 좀더 자료를 찾아보니 한강보다 더 중요했던 곳이 있었다. 생활속 하천이자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임수에 해당하는 곳 청계천을 빼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과 연결되는 중요하천이자 한강을 이루는 하나의 물줄기 이기도 하다. 두모포에 내린 일본 사신이 청계천을 따라 흥인지문을 지나 숙소에 머물기도 했던 물길이기도 하다. 그러한 한강과 청계천을 잇고 한강을 걸어 다시 되돌아 오는 순환형 코스를 기획하였고 12개로 나누어 각각의 코스에 제목을 붙였다. 코스를 답사하고 거리를 재보니 108km가 나왔다. 

 

  한 걸음 걸을때마다 108번뇌를 내려놓으라는 의미를 부여해 보았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한강의 진면목을 알려주는 것이였다.  과연 한강이란 이름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우리가 아는 아리수는 어디일까? 과연 과거에는 어떻게 불리웠을까? 그리고 그 지역에 있던 마을은 지금 어떻게 변해있을까? 그 자리는 현재 어떻게 우리한테 보일까?  


  삼국시대까지만 해도 열수라 불리웠고, 백제시대에는 욱리하 또는 열하라고 불리웠다. 고려시대에는 아리수라고 불리웠고 조선시대에는 경강이라고 불리웠다. 한강이라는 말은 한양도성부 관리 부분을 지나는 강줄기를 경강이라고 불렀다. 경강의 포구 중 한강진 앞을 지나는 경강을 '한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한강은 이렇게 나온 말이다. 남한강 지역인 여주에서는 여강이라 불렀고 그 위쪽 원주지역에서는 남강이라고 불리웠다. 경강도 서강, 양화진 구역은 서강이라 불리웠고, 동호대교가 있는 두모포는 동호라고 불리웠다. 한강은 어느 곳을 지나가느 냐에 따라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름에 이유가 있는 포구와 나루가 형성되었고 마을 생겨 나라도 만들어졌다. 한강은 그저 흐르지만 사람에게 있어서는 생명이 움트는 자리였다.


  이처럼 한강은 단순히 보고 걷기에는 아쉬운 곳이다.  한강 걷기는 소소하게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주제를 만들고 이를 해설이라는 이름으로 얘기를 해주며 걷는다. 그냥 운동하듯 걷는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한강의 길을 걷는 것이다.


   이제부터 한 코스씩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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