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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명리학-열한번째, 신축년(辛丑年)의 짧은 생각

길에서 길을 말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정이후부터 새해가 시작되기 때문에 신축년도 이때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역학에서는 24절기 중 첫번째인 입춘일 때부터 신년이 시작된다고 본다. 그래서 사주 만세력도 이날을 기준으로 신축년으로 바뀌어 표시된다. 신축년은 소띠해이자 천간의 신금이 들어와 있어서 오방색 중 흰색으로 상징하기 때문에 "흰소의 해"라고 볼 수 있다. 신기한 것은 소라는 동물은 흰색이 없다. 그나마 흰색을 띄고 있는 것은 젖소 뿐일 것이다. 하지만 역학의 오행을 포함하여 표현하기 때문에 흰소가 그려질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정말로 흰소를 만날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면 흰소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다. 실질적인 살아있는 흰소라기 보다 그림으로 표현된 흰소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불교의 사찰에 가면 대웅전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림이 있다. 한 동자가 소를 찾아 나서는 그림인데 대웅전의 네 벽면에 그려져 있는것을 볼 수 있다. "심우도(尋牛圖)"라고 부르는 그림인데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하여 그린 불교의 그림 중 하나이다. 처음에 동자가 소를 찾아 산으로 가면 검은색을 띄운 소를 발견한다. 그리고 길들여서 다시 내려 올때는 흰소로 바뀐다. 심우의 과정은 10단계로 표현 하는데 소가 나타나는 과정은 '득우-목우-기우귀가'의 과정이다.


4.득우(得牛) ; 이 경지를 선종에서는 견성(見性)이라고 하며, 땅 속에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금강석을 찾아낸 것에 비유한다. 이때의 소는 검은색을 띤 사나운 모습으로 그려지며, 아직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삼독(三毒)에 물들어 있는 거친 상태임을 상징한다.

5. 목우(牧牛) ; 삼독의 때를 지우는 단계로, 선종에서는 이 과정을 가장 중요시한다. 이때의 소는 길들이는 정도에 따라 검은색이 차츰 흰색으로 바뀌어간다.


6. 기우귀가(騎牛歸家) ; 동자가 소를 타고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면서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이때의 소는 전체가 완전한 흰색을 띠고 있다. 소와 동자가 일체가 되어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뜻하며,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깊은 마음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본성의 소리를 의미한다.      


 검은 소는 깨닫기 전 사나운 형상으로 표현되며, 반대로 흰 소는 깨달음을 얻어 평온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역학에서의 흰색은 보석과 같은 귀함이자,의리를 상징한다. 깨달음 그자체는 고귀하고 아름답고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한 흰소가 2021년에 찾아왔다는 것은 코로나19로 깊어가는 시점에서 희망을 던져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려움 속에서 나름에 대책을 세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사람들의 본성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사람마다 힘들어할 수도 있지만 기회의 시기가 될 수 있다. 심우도안에 있는 동자도 소를 찾기까지 산을 헤매고 다니면서 무척이나 고생했을 것이다. 그리고 소를 찾았을때 기쁨도 느꼈을 것이고, 고집부리는 소를 다루면서 짜증도 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길들여 내려올때는 무척이나 행복해 하며 다시 찾았음에 행복해 했을 것이다. 


 신축년은 잃어버린 시기를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신축이라는 흰소의 모습으로...


근데, 왜?


2021년 소의 해인데 젖소가 나타나는 이유가 뭘까? 진정 흰소를 생각해서일까?





심우도 그림 (출처 : 심우도 -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2000. 5. 01.)

1. 소를 찾아나서다(尋牛).

2. 소의 발자취를 발견하다(見跡).

3. 소를 찾다(見牛).

4. 소를 얻다(得牛).

5. 소를 길들이다(牧牛).

6. 소를 타고 집에 돌아오다(騎牛歸家).

7. 소에 대한 모든 것을 잊은 채 앉아 있다(忘牛存人).

8. 소와 사람 모두 공(空)이라는 깨달음을 원상으로 나타내다(人牛俱忘).

9.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산수풍경으로 나타내다(返本還源).

10. 중생 제도를 위하여 석장을 짚고 저잣거리로 나서다(入廛垂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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