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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명리학 - 합(合)과 충(冲)에 대한 고찰

 역학 또는 명리학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의 공통된 질문 중 하나가 제 사주에 충이 많아서 않좋은거죠? 또는 합이 많아서 좋다라고 해석해주는 술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좀더 깊이있게 사주역학을 공부하다보면 충과 합에 대한 생각이 바뀔때가 많다. 좋다 나쁘다의 개념이 아닌 도움이 된다, 아니다 내지 발전(계발)시킬것이냐 봉합하여 유지할 것이냐와 같은 개념으로 보고 해석해야 더 합당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충(冲)과 합()에 대해 과학에서의 유사한 현상이나 법칙과 연계하여 접근해 보려 한다. 



합()과 충(冲)이란?


 먼저 역학에서 말하는 합충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보통 합()이라고 하면 좋은 것, 잘된 것으로 본다. 충(冲)은 힘들고 어렵고 뭔가 잘못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합은 좋을 수도 있지만 발이 묶이는 형국이고, 충은 불안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일을 벌이는 기회가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난새에 영웅이 태어나고 사회가 힘들고 불안할때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합은 천간의 합인 간합과 지지의 합인 육합 또는 지지합이라고 한다. 간합은 천간의 특성을 타고난 것이라 의식, 기운의 합이기 때문에 빠르게 나타나며 지지의 합은 행동과 실천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급하지 않고 천천히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천간의 합은 음과 양의 합이기 때문에 자연의 기운에 순화되는 합이다. 그래서 남녀의 합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순리의 합이기도 하다. 천간합은 갑기합, 을경합, 병신합, 정임합, 무계합 이렇게 5가지로 구분한다. 지지의 합은 자축합, 인해합, 묘술합, 진유합, 사신합, 오미합 이렇게 6가지가 있으며 이또한 음과 양의 합이다. (사화와 해수는 체용분리로 사용하기전에 순서상으로 음에 해당하다. 오미는 마찬가지로 양에 해당.) 그러기 때문에 합을 하면 잘 풀리지 않고 결속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 화학 반응을 볼때도 가장 강력한 화학의 결합 방법은 극성간 결합보다 음이온과 양이온간에 결합력이 가장 강하다. 물론 솔벤트(용매제)를 무얼 쓰느냐에 따라 해리되거나 용해되어 다시 음과 양이온으로 분리되어 존재하기도 한다. 용해되었다고 불안정한게 아니라 오히려 이온결합한 상태보다 더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 극성간에 결합된 화합물은 극성의 솔벤트를 넣었다 하더라고 분리되기 보다 극성분자 그대로 존재한다. 극성의 상태에 따라 배치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이처럼 결합된 상황이 어떠한 솔벤트를 만나느냐에 따라 용해되어 존재하는 모습이 달라진다. 합이라고 무조건 결합된 상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주의 합을 볼때도 주변의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간합 과 지지합의 정도와 강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합이되었다고는 하지만 합으로의 협력적인 작용이 안되기도 하며, 때로는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기 때문에 단순히 합과 충이 있다고해서 좋다 나쁘다가 아닌 어떻게 전개되어 사용될지를 따져봐야 한다.


  충도 마찬가지 이다.  화학 반응이 일어나려면 분자와 분자 또는 원자와 원자가 만나서 부딛혀야만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 반응을 이끌어 내기위해 서로 상극의 상황의 물질을 넣어서 반응 시키기도 하고, 반응이 되도록 촉매제(Catalyst)를 첨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너무나 강한 화학적 반응이 나올수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반응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조건을 만들어 냄으로써 원하는 화합물을 합성하여 최대의 수율이 나오도록 조정한다. 충의 작용이라는 것은 이처럼 상호간에 경쟁을 통해 한쪽이 깨어지거나 양쪽이 깨어지거나 아니면 껍질을 깨어 무언가 발현되도록 하는 충발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지지의 충은 인신충, 사해충, 자오충, 묘유충, 진술충, 축미충 이렇게 6가지로 구분이 되는 데 모두 양과 양 또는 음과 음끼리의 충이다. 자석을 같은 극끼리 마주보게 되면 밀쳐내어 서로 붙지않고 경쟁하듯 상황을 만드는것과 같은 것이다. 일반적인 수사들은 충이 있으면 나쁘다고 하고 다 망가진다라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충하는 글자 주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충발이라는 기가막힌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어찌보면 로봇애니메이션을 보면 작은 로봇간에 충돌하듯 가까이 다가와서 커다란 로봇을 만드는 것과 같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충과 합의 작용의 예는 우리 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합과 충


 우선 합의 상황을 찾아볼까 한다. 대학교 다닐때 또는 중고등학교 수업을 받다보면 조별로 나누어서 어떤 과제를 받아서 진행할 때가 많다. 어떠한 조는 서로 잘 합심하여 결과물을 잘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조는 서로 깨어지거나 아예 조원과 협의없이 단독으로 조원 각자가 진행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뿐만 아니라 어떠한 가치를 위해, 사업적 이익을 위해 제휴 또는 협력, 협업, M&A라는 것을 통해 가치실현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모습이 모두 합의 작용이라 볼 수 있겠다. 대표적인 경우가 남녀간에 연애일 것이다. 남녀가 서로 관심을 가지고 연애를 시작하면 연인관계라는 공통성향을 가진 합의 관계가 이루어진다. 이속에서도 서로 예의를 다해 아름다운 연애를 거쳐 결혼이라는 결과(합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안에서 서로 묶여 서로를 원망하며 보내는 연인들도 있다. 서로 동등하게 잘 연애할 수도 있지만 여자 또는 남자 한쪽에 강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반대쪽은 이끌려 다니기만 한다. 이러한 것도 합이지만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 결과나 연애의 모습도 다르게 나타난다. 앞에 얘기한대로 조원 중에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을 잘하는 리더가 있다면 문제없이 잘 이끌어 제대로 된 리포트 과제를 완료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의견을 취합해줄 리더가 없다면 의견이 분분하게 논의만 할뿐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과제물도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좋은 상황, 좋은 상대를 만나면 기막히게 멋진 결과가 나오지만 않좋은 상황이나 사람을 만나면 그렇지 않다. 합이라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협력의 열쇠가 될 수도 있지만 발목을 잡는 족쇄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또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합이 많으면 좋다라고 판별할게 아니라 더 안좋은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A라는 남자는 학교 동문회의 회장을 맡아서 열심히 모임 준비를 하고 일을 만든다. 그러면서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의 역할도 해야하고 회사에서는 중간 관리로써 윗사람 눈치도 보고 아랫사람 관리도 하면서 틈틈히 자신의 건강을 위해 테니스모임에도 나가면서 회장역할을 한다. 어떻게 보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A라는 사람은 여기저기에 묶여 있어 무언가 새로운것을 도전해 보거나 해볼 엄두를 낼 수 없다. 여기저기 상황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주에서도 합이 많다는 것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은 되지만 무언가 새로움을 발현시키고 행동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빠삐용 영화를 보면 갖힌 섬에서 편하게 살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떻게던 그 상황을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하는 사람이 있다. 합이라는 작용은 양면의모습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 나쁘다로 판결할 것은 아니다.



  반대로 충이라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권투시합을 하는 두 선수가 있다. 두 선수 중에 주먹을 쥐고 격투하면서 한쪽이 깨어지고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어야 승리를 한다. 이러한 모습이 충의 기본적인 모습이라 생각할 수 있다. 회사에서 부서원들이 회의를 하다보면 상급자가 제안한 의견에 열렬하게  제안을 하거나 토론을 하며 의견의 합의점을 찾고 화이팅하며 멋진 회의였어라고 말하며 결론을 내릴때도 있다. 하지만 회의 중 부하의 의견을 무조건 묵살하고 화를 내며 뭘 아냐고 하면서 이끌어가는 상급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의견을 내거나 개선의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공멸하거나 실적이 저조하게 되어 직원들이 이탈하거나 상사가 잘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의견을 내놓아 열렬하게 토론하는 것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하나의 의견을 도출함으로써 팀원 또는 부서간 인원들간에 화합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데 이러한 것도 충의 역할 중 충발(沖發)이기도 하다. 충의 다른 역할중에 진술축미(辰戌丑未)에 해당하는 지지는 충이 오면 개고(開庫)현상을 보인다. 진술축미의 토기운은 지장간에 오행의 기운을 머금고 가두고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꺼내어 쓸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급전이 필요해서 적금을 깨어 쓴다던가, 보관하고 있었던 집문서 또는 저작권 등을 판매하거나 강탈당하는 것들이 이러한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진술축미는 형이나 충이 없으면 지장간을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결국 형무소나 고시원에 갖힌 애인을 자주 만날 수 없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지지에 비해 진술축미의 충은 일쌍 다반사의 모습이라 항상 분주하고 일이 많고 바쁘다. 그렇게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나름에 가치, 재물, 능력, 전문성 등을 발굴하여 획득한다. 고생끝에 낙이오는 모습이다.



사주를 해석하는 첫 단계 - 형충회합팔문변화


  충과 합의 문제는 단순하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주변의 상황도 고려해야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름에 해석을 위해 순서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사주팔문변화(四柱八門變化)' 또는 '형충회합팔문변화'라고 한다. 이러한 일렬의 과정을 통해 사주의 변화를 관찰하고 확인한 후에야 정확한 사주를 간명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충은 나쁘고 합은 좋다라고 말하기에는 사람의 인생을 너무나 가볍게 다루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던 이유없는 사주가 없다. 그러니 보다 정확하게 보려면 많은 경우의 사주를 보고 임상을 거쳐야 한다.  이제부터 라도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절대적으로 나쁜것도 없다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상황에 따라 변화할 뿐이고 균형을 맞추려는 방향으로 사주를 보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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