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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 붉은 연꽃의 계절을 탐하다.

[강세훈의 사진이 있는 길여행 에세이]

[어디를 갈까?]

   태양이 작렬하는 여름...

이맘때면 생각나는 꽃이 있다. 깨끗하지 않은 물에서 커다란 꽃을 피워내는 연꽃... 이러한 모습때문에 불교에서는 신성시하는 꽃이기도 하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 연잎밥과 연근을 우리는 좋아한다.

  연꽃을 볼 수있는 곳은 많다. 하지만 눈이 닿는곳까지 넓게 펼쳐진 곳은 흔하지 않다. 부여의 궁남지는 시야 가득 연꽃을 바라볼 수 있고, 서울에서 가깝다는 잇점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매년 찾아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는 좀더 이른 7월 초에 이곳을 찾아 갔다. 가득 피어난 연꽃을 보기 위해...

 

[어디부터 걸어볼까?]

  부여 궁남지를 찾아가는 방법은 가장 편한 방법은 자가용을 타고 네비게이션 검색을 통해 궁남지 주차장으로 가는 것이다. 나같은 길꾼은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30분 단위로 부여로 출발하는 버스를 탑승할 수 있다.


  부여터미널에 하차하여 중앙도로에서 오른쪽 부여군청방향으로 1km 정도 걸어가면 궁남지에 다다른다. 도로변 곳곳에 '부여사비길' 이정표를 만날 수 있는데 이를따라 가도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다.


궁남지에 다다르면 들어가는 입구가 여럿있다. 정해진 코스는 없다. 그저 발길닿는대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연꽃을 바라보면 된다.

연꽃이 가장 아름다울때가 비가 내리는 날인듯 싶다. 따가운 햇볕에서 바라보는 연꽃은 햇빛에 기운이 없어 누그러진듯 보이지만, 구름이 많은 흐린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연꽃이 살아있는 듯 싱싱해 보인다.


 비가 내리는날 연잎에 빗방울이 하나둘씩 모여 커다란 물방울을 만든다. 연잎 자체가 도톰한데다 코팅된 기름종이 처럼 되어 있어 빗방울이 닿으면 퍼지는 것이 아니라 방울방울 모여 가운데로 모여든다. 

후두둑 비가 바닥에 닿는 소리도 듣기 좋지만, 빗방울이 모여 큰방울로 모여지는모습을 보는것도 비오는 날에만 가능한 볼거리 이다.


연꽃이 많은 습지를 둘러보다 보면 정작 궁남지를 놓칠 수 있다. 백제시대에 만들어진 인공호수인 궁남지는 배를 띄울 수 있을 만큼 깊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궁남지를 중심으로 주변에 연꽃습지를 조성하여 빙 둘러쳐저 있어 궁남지를 보호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만 둘러보고 밖으로 나갈 수도 있으니 꼭 중앙으로 질러 들어가 궁남지를 보아야 한다.


궁남지를 찿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목교를 건너 정자에 앉아 비도 피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여기서 연회를 베풀었을 곳이지만, 지금은 길꾼이 쉬어가는 장소 정도 이다.


궁남지는 백제의 무왕이였던 서동과 연관이 있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축제이름도 '백제 서동 연꽃축제'이고 곳곳에 서동과 선화공주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군데군데 있다.


연꽃 사이로 조성한 길에는 명칭이 모두 붙어 있다. 나름 스토리텔링을 만들기 위해 작업한 것이라 하겠다.


여기서 가장 빼놓지 말고 둘러봐야할 곳은 궁남지 2주차장 앞에 있는 작은 연꽃지이다. 희귀하고 작은 연꽃만 모여 있는 곳이다. 보라색과 노란색 등 우리가 보아오던 연꽃이 아닌 수련 종류가 많은 장소이다.


여기에도 서동의 모습이 있다. 그런데 친근하기 보다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지켜 보는듯 하다. 연꽃을 훼손하면 금방이라도 큰소리로 '내 이놈!!!'하고 소리지를것 처럼 보인다.


궁남지만 둘러보면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남는 시간에 둘어보는 곳은 정림사지터와 박물관이다. 인적도 드문데다 폐사지에 커다란 탑이 서있는 이곳은 조용하게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에 항상 동호회 사람들과 같이오면 정림사지5층탑 앞에 서면 말이 없어진다. 그리고 예상보다 큰 탑을 보면서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리고 멍하니 바라보기를 반복한다.


정림사지탑은 우리갈 알던 석탑의 규모를 넘어선다. 물론 익산의 미륵사지탑을 보면 더욱 놀라겠지만, 불국사의 3층석탑 정도로만 알고 여기 왔다면 그저 당황할 것이다. 백제 미학의 일부를 보여주는 석탑지붕돌의 선은 무척이나 보드랍게 느껴진다.

  

여기까지 둘러보고나면 부소산성까지 가야만 한다. 그냥 마무리하기에는 아쉽기 때문이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정림사지탑까지만 봐도 좋을 듯 싶다. 화려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탑을 가리는  주변의 조형물이 없어 훨씬 웅장하게 보여지는 풍경만으로 마음이 가득차는것을 경험할 것이다.


[TIP]

1.부여의 연꽃축제는 지난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였으나 7월 말까지는 연꽃이 피어 있다. 가장 만개하였을때는 7월 초이지만 늦게까지도 연꽃이 70% 이상 피어 있으니 지금이라도 찾아보면 좋을듯 싶다.


2. 부여의 도심을 따라 사비길이 조성되어 있다. 궁남지 뿐만 아니라 정림사지탑과 박물관, 부소산성, 부여박물관을 잇는 순환형 도심 둘레길이다. 이길을 따라 다니면 부여의 도심을 둘러볼 수 있고, 역사 유적지까지 관광할 수 있는 하루 여행 코스가 된다.


4. 부여행 시외버스는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는데, 남부터미널에서 30분 단위로 버스가 출발한다.


5. 부여의 먹거리는 쌈밥과 연잎밥 식당이 많다. 

    백제의 집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252 / 041-834-1212)

     부소산성 매표소 입구 맞은편에 있으며, 연잎밥전문점이다(연잎밥 10,000원 / 백제연밥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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