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19코스는 조천 만세동산에서 시작하여 바닷길을 따라 함덕해변과 김녕의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김녕서포구까지 이어지는 19.2km의 긴 코스 이다. 올레홈페이지에는 19.2km로 표시되었지만, 실제 이정표에는 18.8km로 표시되어 있어 살짝 오차가 있기는 하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올레길 자체가 해안을 따라 놀다가 쉬다가 걷다가 풍경을 보다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걷는 그러한 길이다
여기서 숲길이 더좋다는 말과 이런게 무슨 둘레길이냐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태생이 다르면 보여지는 것도 다른 법이다. 제주올레길은 여타의 숲으로 연결될 둘레길과 단순히 비교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느끼고 쉬면서 사색을 즐기며 걷는 순례길에 가까운 모습을 한 둘레길이다.
19코스 자체도 마을을 지나가기는 하지만 온전히 해안을 따라 가는 코스가 대부분이고 벌러진동산을 지나면서 숲길이 잠시 이어진다.
19코스의 특징은 바닷색이 가는 곳곳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다.모래 해변이 있는 곳은 옥색에 가깝고, 포구나 현무암 가득한 해안에는 짙푸른 청색빛이 감돈다.
그리고 풍력발전기가 곳곳에 세워져 있어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도 여기 코스이다.
그리고 또하나의 볼거리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방사탑이다. 해안으로 밀려오는 사악한 기운을 막기위해 포구와 해안에 만들어진 방사탑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는 신기한 제주도 풍습이 담긴 문화재이다. 어찌보면 현대적인 전시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난 또하나의 진귀한 풍경은 해녀분들이 모여서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해안에 해녀식당도 있고, 소수의 해녀분들이 바닷가에서 물질하는 모습은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움직이는 모습은 처음이다.
물에 들어가는 모습도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이외에도 무인으로 운영되는 카페가 있고, 북촌포구에는 빨래터가 마을 한가운데 있는데 벽으로 둘러쌓여 있다보니 그냥 지나쳐 버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바닷가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불턱으로 보이는 건물이 우물처럼 보인다.
숲이 많은 코스를 걷고 싶다면 올레길보다 곶자왈이나 한라산둘레길이 더 적당할 것이다.
바다로 향가는 올레길은 각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다. 헤맬 염려가 거의 없을것 같다. 여기서는 길이 편하다고 빨리 걷기보다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찬찬히 걸어야 한다. 그래야 제주의 속살을 제대로 음미하며 걷는 올레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