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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 스며든 역학이야기 (2)

21세기 명리학

  역학은 한국의 역사와 함께했다고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역학은 약 3,8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공자와 공자의 제자도 주역에 능했다고 했다.  그렇게 흘러오면서 많은 책이 저술되었다가 사라지고 개선되고 개편되고 새로운 이론이 덪붙여졌다. 역학을 조금이라고 배운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적천수라는 책부터 '자평진전','연해자평'까지 다양한 책이 역학의 고전으로 알려져있고 이를 통해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역학은 우리나라에서도 뿌리깊게 자리잡았던 학문이었을텐데 언제부터인가 미신의 잡학정도로 내몰림 당했다. 서서히 양지로 나오고는 있으나 한의학이나 풍수학에 비하면 아직은 음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곳에서 역학의 이론과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역학의 철학을 활용하면서...


  서울을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면 상설시장이 아닌 오일장이 열린다. 어느곳은 5일과 10일에 열리고 어느 곳은 3일과 8일에 열린다. 단순히 장날을 돌아다니는 상인들을 위해 임의로 날짜를 정한것이 아닐까하며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역학과 풍수의 관계가 들어가 있다. 어느 지방에 있는 중심의 산의 기운을 오행으로 구분하여 이에 맞는 날을 장날로 정했다고 한다. 유명한 정선의 장날은 2일과 7일이며 해남읍은 1일과 6일, 청주시 미원장은 4일과 9일, 진천은 0일과 5일, 양평과 부산은 3일과 8일에 장이 선다고 한다. 1과 6일에 서는 곳은 뾰족한 산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수기운이 머무는 곳이며, 2일과 7일은 화기운이 있고, 3일과 8일은 목기운이, 4일과 9일은 금기운이, 5일과 10알(또는 0일)은 토의 기운이 강하거나 그 기운을 가지고 있는 주산의 기운을 이어받아 정한 것이다. 단순 장날을 정할때도 뜸금없이 정한것은 아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집현전학자를 대동하고 만든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글의 모음은 천지인을 기본으로 하여, 점(천), 가로선(지), 세로선(인)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창제의 철학적인 사상을 태극의 모습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또한 한글의 기본 자음인 ㄱ, ㄴ, ㅁ, ㅅ, ㅇ은 발음의 입구조에 따라 목, 화, 토, 금, 수의 오행의 기운과 연관되어있는데 개명할때 한문의 음운 및 한글의 자음으로 기운을 판별하여 정한다. 


  이러한 사상은 사주역학에서도 하늘과 땅 이를 이어주는 인간의 존재가 필요하고 연결되어 있는데 병(丙)는 하늘을 뜻하고, 갑목()은 땅을, 계수()는 사람을 뜻하는것과 상통한다. 조금 더 상상하여 단군의 역사와 연계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웅녀와 혼인하여 단군왕검을 낳는데 환웅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한다면, 웅녀는 땅을 대표하는 여자이다. 왜냐하면 곰 웅(熊)으로 표현하는 글자인 '곰'이라는 말은 '고마', '검다' 라는 옛말에서 시작한 것으로 '너른 땅', '벌판'을 의미하는 고대어 이다. 이 글자가 변하여 '곰' 또는 '공' 및 '꿈'으로 변하여 우리가 아는 공주, 몽촌의 기원이 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그 사이에 태어난 단군왕검은 사람이자 고조선을 세운 분이다. 그리고 고조선의 근본이념은 '홍익인간'이며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결국 우리는 역의 사상을 기본으로하여 세상에 태어난 하늘의 후손인 셈이다. 믿고 안믿고는 여러분들의 선택이다. 이렇게 역학은 우리나라 역사에 깊이 들어와 있다고 말하고 싶다.



경복궁에도 역학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서울에 살며서 경복궁을 한 번씩은 가봤을 것이다. 경복궁 궁궐과 사대문을 보면 오행의 기운을 상징하는 동물이 성문 천장에 그려져 있다. 광화문은 3개의 문이 있고 각각 기린, 봉황, 거북이인 사령(四靈)이 그려져 있으며, 영추문, 건춘문은 각각 봄을 맞이하고 가을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각각 오행의 목과 금의 기운이 상징하는 봄과 가을의 계절을 표기한 것이다. 그리고 북쪽 신무문에도 북쪽 방위에 해당하는 현무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근정전에 올라서면 석축위에 12개 방위로 12지신이 세워져 있다. 유교의 나라에서 이런게 가능했던 것은 주역이나 역학이 양방 고위층에 많이 퍼져서 였던것은 아닐까? 


 그리고, 경복궁을 감싸고 있는 한양도성은 4개의 대문과 4개의 소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오행의 방위에 해당하는 낙산, 인왕산, 백악산, 남산(목멱산)을 걸쳐 만들어졌다. 각 4대문의 문루에는 경복궁의 4문과 같이 4방위에 해당하는 방위신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며, 오행을 의미하는 글자가 현판에 그려져 있다. 그래서 남쪽은 예()를 의미하기 때문에 숭례문이라 칭하고, 서쪽은 의(義)를 의미하여 돈의문, 동쪽은 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흥인문이라 지었다가 부족한 기운을 돋우기위해 지(之)를 추가하여 흥인지문이라 했다. 북쪽은 인적이 드물게 다니다 보니 별도의 의미 표기 없이 숙정문이라 지었고, 탕춘대성이라 불리우는 북성에 있는 성문에 북쪽의 수기운을 의미하는 지()를 넣어서 홍지문이라 썼다고 한다. 마지막 남은 중앙인 토기운을 의미하는 신()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종로 가운데 있는 보신각이 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조선이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고 도성을 쌓고 궁을 건축할때 오행과 풍수의 사상을 녹여내어 건축한 것이다.


  알게모르게 우리는 태어난날을 말할때 년도를 말하기도 하지만 '무슨무슨 띠'라고 말한다. 그리고 무슨 띠와 무슨 띠는 사이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는데 이또한 삼합 및 방합 등 역학의 기본적인 관계성과 연관되어 있다. 12개의 띠는 오행을 세분화간 간지 중 지지에 해당하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동물로 표현하여 해석을 하는데 이를 간소화한 당사주에서 시작한 것이 띠로 운세를 보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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