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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암산 용늪습지 트레일워킹 - 인제가면 언제 다시 갈까


어디를 갈까? >


  어느날 인터넷 신문기사를 통해 대암산 용늪지 주변까지 탐방할 수 있도록 탐방로를 개설하고 예약인원도 늘린다는 기사를 보았다. 귀에 익은 산이름이다 보니 어디서 봤을까? 갔던 곳 같기도 한데라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를 뒤적거려 본다. 그러다 지난해 양구 팸투어를 갔을때 들렸던 광치휴양림 계곡길 (양국장생길 1코스)을 따라 가다 길이 끊어진 곳에서 능선을 타고 가면 대암산까지 이어지는 길이였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이렇게 근처에 갔었던 곳이라는 생각에 친근함과 동시에 여기를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꿈틀거렸고, 결국 다녀오고야 말았다.

  사전예약제라고 하니 어디서 예약을 해야할지 찾아보는것도 일이다. 양구군과 인제군에서 각각 50명씩 한정하여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8월 부터는 탐방로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매일 250명 내외로 예약을 받는다고 하니 나중에 가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어디서부터 둘러 볼까? >


  이번에 다녀온 코스는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뒷골에서 시작하는 코스이다. 예약을 마치면 안내문자가 날라온다. 출발예정시간과 장소에 대한 안내 문자이다. 이를 네비게이션 검색을 통해 찾아가면 된다.



  탐방로 입구에는 해설사가 우리에게 패찰을 하나씩 나누워주고 목에 걸게 한다. 이것이 있어야 탐방로 따라 용늪까지 갈 수 있단다.



 탐방로를 들어서서 데트다리를 건너 숲길을 따라간다. 천천히 올라가는 오르막길이라 힘들지는 않다. 단지,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며 걷고 싶은데 안내 해설사분이 좀 빠르게 걷는다는게 문제다..



  한 1km 정도 올라가니 계곡과 마주한다. 차가운물이 내려와 발을 담그고 싶은데 생태보전지역이다 보니 족욕이상을 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하니 그냥 손에 물만 적혀보기만 할 뿐이다.



 다시 우거진 숲길을 따라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왼편은 대암산방향이고 오른쪽길은 '어주구리'를 지나 용늪지로 올라서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올라서야 좀더 부드럽게 올라가는 길이어서 여유롭게 숲길을 걸어가며 주변을 볼 수 있다.



 갑작스레 하늘을 가리던 나무숲이 사라지고 나대지가 나온다. 여기가 '어쭈구리'라는 어원이 시작된 '어주구리'이다. 여기 주변에 물가가 없는데 잉어가 9리 떨어진 용늪에서 내려왔다고 하여 '어주구리'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황당한 일이였을 것이다. 내가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으니 .... 그저 약초 비슷한 풀만 가득한 뿐이다.  나대지를 지나 다시 숲속으로 진입하려니 출입제한 안내판이 우리를 가로 막는다. 여기서부터 패찰이 없으면 아예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안내판 옆에 문이 막고 있지만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니 길이 나온다. 그저 문은 형식적으로 보여주는 조형물같다.



 다양한 수종이 얽히고 서로 경쟁하듯 자라나고 투박해 보이는 숲이 이어지고 산 능선에 올라설때까지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푸른 숲만이 우리의 시야에 들어온다.



  가끔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어서 이를 타고 넘던가 아니면 고개를 숙여 땅을 짚고 넘어가야 했다. 모든게 자연 그대로이고 인위적으로 치우거나 조성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커다란 너럭바위 앞에서 첫번째 휴식을 가졌다. 밥상바위라고 불렀던 여기위에 모두 올라가 가져온 간식을 풀어 나누어 먹으면서 기념사진도 찍고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할까 생각도 해보지만 가다보면 용늪이 나타나겠지 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시 너럭바위를 내려와 숲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드디어 하늘이 조금씩 보이지 시작한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솜뭉치를 뜯어 붙여놓은 듯 구름이 간간이 보인다. 산 능선에 다다른 것이다.



  생각보다 너른 분지같은 능선에 박석이 깔린 길이 나타난다. 양구군에서 조성한 길로 양구쪽에서 용늪지를 갈때 이길을 따라 올라온다고 한다.




 이정표를 보고 약 0.2km 정도 돌이 깔린 길을 따라 왼쪽방향으로 걸어간다. 여기서부터는 그늘이 없기때문에 모자를 써야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덥지도 않고 내리쬐는 햇볕이 부담스럽거나 하지는 않다.



 가는길 중간에 약수터가 하나 오른편에 나타난다. 산꼭대기에 어디서부터 나오는 약수물인지 모르겠지만 졸졸 흘러 나오는 물이 신기하기만 하다. 게다가 시원하고 깨끗한 물맛이 내리쬐는 땡볕 사이로 걸어온 우리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했다.




 드디어 신문기사의 사진에서 보았던 용늪지앞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내려다 보아야만 잔디밭처럼 펼쳐진 람사르협약에 따른 보호습지 1호인 큰용늪이다.



 가까이 갈 수 없어 안타깝지만 멀리서라도 이렇게 평화로운 산위의 지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뿐이다.

 환경부에서 나온 공무원 한 분이 용늪지에 대하여 설명을 해준다. 단순한 습지가 아닌 보호하고 가꿔야할 우리의 자연자산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한참을 내려보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대암산방향으로 걷는다.



 갈림길있는초소에서 왼쪽방향으로 접어 들어야 대암산 정상을 거쳐 우리가 올라왔던 서흥리 안내소로 되돌아 갈 수 있다.



 200여 미터 가다보니 왼쪽에 용늪지로 갈 수 있는 길이 나온다. 하지만 굳게 닿힌 대문때문에 그저 문위로 까치발을 들어 살포니 건너다 볼 뿐이다.





 가는길 중간에 양옆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다. 격전지였던 곳이다 보니 아직까지 지뢰나 매설된 폭탄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붉은 글씨로 써진 경고문구가 은근히 신경쓰이게 만든다.



 대암산 정상을 지나 서흥리 가는 내리막길은 좀 가파른다. 길이 좁기도 하지만 흙길이다 보니 곳곳에 미끄럽기까지 한다.




 쓰러진 나무도 간간히 보인다.

 바위가 가득한 거너편이 대암산 정상이란다.. 저기를 올라가도 좋지만 멀찍이 떨어져 산자체를 둘러보고 왼편의 펀치볼까지 내려다 보는것도 운치가 있다.




 약 2km가까이 내려오니 경사가 완만해 지면서 주변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야생화가 아직도 남아 있고 바위위에 피어난 꽃나무가 말라 쓰러져 가는 풍경을 볼때는 안쓰럽기까지 한다.





 쉼없이 내려가니 올라갈때 만났던 갈림길에 다다른다. 그리고 힘든 마지막 발걸음을 이어 서흥리 안내소에 다다른다.




< 되돌아오는 길에… >


 용늪가는 길은 용늪자체를 보기위해 가는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용늪을 보기위해 가고자한다면 양구군쪽에서 올라오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단지 사전예약해야하고 군부대까지 신분증을 확인시키고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 불편할 수 있을 수도 있다.


  인제군에서 시작하는 용늪가는 길은 그 자체가 더 훌륭하다. 꼭 용늪을 보지 않아도 원시림을 볼 수 있는 숲길이 있고, 야생화 가득하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어 피서를 위해 와도 좋을 곳이다.  좀더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것마저도 동행 해설사 때문에 쉽지가 않다.  이러저런 이유가 있어도 여기는 봄이나 가을에 야생화가 많은 계절에와야 제맛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찾아 볼 일정을 생각해 본다.



< TIP >


 * 대암산 용늪숲길 트레킹 사전 예약 사이트 -> 바로가기 

 * 인제군과 양구군에서 각각 매일 50명씩 제한하여 예약을 받는다. 주말보다는 평일이 예약이 수월하고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다.   단지, 인원이 적으면 취소되는 경우가 있는데 가이드비(해설사인건비) 10만원 만 해결해 주면 다녀올 수 있다.

 *인제군 서흥리에서 올라가는 용늪가는길은 등산로처럼 지속적으로 오르막길이다. 양구군에서 올라가는 길은 임도를 따라 편하게 갈 수는 있지만 땡볕이 드는 임도길 이라는 것이 함정!!!


 *트레킹 중간에 간단하게 식사할 수도 있으니 도시락 또는 늦은 아침을 먹고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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