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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맛집] 철판스테이크와 칼칼한 부대찌개, 안로네


  다니다 보면 맛집이라고 소개하는 곳은 무척이나 많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쏟아지는 정보만으로 보면 맛집과 아닌집으로 나뉠판이다. 맛집이라고해서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광고성 글에 낚여 먹다보면 맛집이라는 기준이 그저 애매할 뿐이다. 그냥 광고한 것으로 치부하면 딱이다. 그래서 맛집에 대한 글도 자주 쓰는 편도 아니다. 거기서 거기 정도로 그닥 특별함이나 가성비 좋은 곳이 아니면 소개하기도 애매하다. 그러나 이곳은 소개하지 않고는 안될것 같아 펜을 들었다. 맛과 반찬구성이 여타 비슷한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과 비교하여 다르기 때문이다.



중림동 가는길에 만난 안로네 식당


  중림동쪽은 예전부터 약현성당을 경유하는 길여행 코스를 만들면서 자주 가던 곳이다. 충정로역 주변 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식당에서 간혹 식사를 했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집은 없었다. 예전에 뚝배기 닭볶음탕을 맛있게 먹었던 집은 기억이 나지 않아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찾아가게된 곳이 안로네 식당이다. 충정로역에서 중림동방향으로 내려가는 도로변에 있는 작은 식당으로 노란색 간판이 눈에 뜨인다. 식당이름부터가 특이하다. 발음이 어려운데 누구 이름같기도하다. '누구누구네'라고 부르는 것처럼... 그래서 소개해준 분한테 물어보니 식당 사장님 본명이 안**로네라고 한다. 이름을 모두 쓰기가 길어서 줄여서 '안로네'라고 정했다고 한다.


  식당은 크지 않지만 깔끔하다. 메뉴판을 보면 주 메뉴가 부대찌개인듯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스테이크 메뉴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궁금함에 두 가지 모두를 맛보기로 했다.



 숙대앞 철판스테이크가 생각나는 메뉴


  숙대입구역에서 용산공원방향으로가면 스테이크집이 몇 군데 있다. 서양식 스테이크가 아닌 철판에 스테이크 고기와 소시지 등을 올려 볶아먹는 방식의 식당이 있는데 비슷한 방식으로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철판에 고기와 야채가 일차 조리되어 나온다. 소시지는 국내것이 아니라 미국식 소시지라 좀더 짭짤하다. 오히려 간이 되지 않은 고기와 야채가 머무려지니 간이 맞는다.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 쇠고기가 익는동안 소시지와 야채를 먼저 맛보면 되며, 여기만에 특재소스에 머무려진 부추에 양배치샐러드를 함께 머무려서 고기위에 얹어 먹는게 주인장의 추천방식이다. 부추무침은 맵지는 않으니 색다른 맛이다. 익숙하지 않는데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스테이크이니 서양식 소스가 어울릴거란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쇠고기정육식당에서 소금장이나 양파샐러드하고만 먹다가 이렇게 맛보니 새롭고 맛있다. 


   게다가 이집만에 밑반찬중에 눈이 뜨이는 것은 비트 깍두기이다. 찐 붉은색이 어찌보면 소의 생간처럼 보이는데 깍뚜기 맛으로 상큼하다. 느끼함도 잡아주는데 첫 인상과는 달리 맛있기만 하다. 선입견을 가질만도 하지만 새롭게 도전하는 것도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 중에 한 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쇠고기는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좋은 부위를 사용하는듯하다.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다. 그냥먹어도 좋지만 역시나 부추샐러드에 얹어서 먹는게 딱 좋다. 느끼하다 싶을때 달끈새콤한 샐러드가 잡아준다. 소주도 좋지만 산미가 있는 레드와인이 당기는 맛이다.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부대찌개


  고기를 먹다보면 기름지고 느끼할때가 있다. 이쯤되면 칼칼하고 매콤한 무언가가 땡긴다. 땡초들어간 칼국수도 좋지만 얼큰한 국물의 김치찌개도 생각이 난다. 안로네에선 부대찌개가 딱 어울린다. 부대찌개와 부대탕이 있다. 부대탕이 양이 더 많다고 하는데 국물이 자작자작한 존슨탕 느낌이 든다. 맛보기이자 개운하게 입안을 바꾸기 위해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부대찌개전문점에서 보았던 넓은 전골용 남비가 아닌 찌개용 남비에 나온다. 거기에 라면사리도 주문하면 넣어서 나온다. 부대찌개 국물은 얼큰하고 깔끔하다. 고기육수 베이스이지만 묵직하기보다 깔끔하고 칼칼하다. 기름진 입안을 헹구기에는 딱이다. 부대찌개맛이 단조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스테이크 먹고나서 부대찌개를 먹는다면 이정도가 적당하다. 의정부 오뎅집이 떠오를만큼 담백칼칼하다. 거기에 햄류와 야채가 어울어져 건져먹을 것도 많고 개운한 입맛이 소주를 다시 부른다. 이것만으로도 소주 한 두병을 마실 수 있을것 같다.  때로는 어울리지 않을것같은 조합이 막상 맛을 보면 어울리는 조합이 있다. 부대찌개와 철판스테이크라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순서대로 맛보면 좋은 조합이다. 



 이른 시간에 찾아가서인지 손님이 없지만 사장님의 친절함과 밑반찬에 대한 소개와 아낌없이 주려는 마음만으로도 풍요로운 저녁시간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아쉬움이라면 철판에 깔려 나오는 호일이 걸린다. 철판에 살짝 눌러진 고기와 소시지의 맛을 느낄 수 없다. 이것만 바뀌어도 좋을듯한데라는 생각이 든다.


맛지수    ★★★★☆ 역시나 쿠킹호일이 마음에 걸린다.
접근지수 ★★★★★ 충정로역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로 접근성 좋음.
친절지수 ★★★★★ 사장님이 푸근하게 맞이해 주신다.
가격지수 ★★★★☆ 저녁식사, 데이트, 와인 한 잔 하기 적당한, 부대찌개로 식사한 한다면 ★★★ 

청결지수 ★★★★☆  화장실이 외부에 있고 남녀 공용이라는것이 아쉽다.


팁.
 - 부대찌개로 식사만해도 좋지만, 철판스테이크를 먹고 마무리로 부대찌개 먹는것을 추천.

 - 와인콜키지 프리 또는 저렴하게 받아도 좋을 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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